사람은 다르기 마련이고 상황과 경험에 따라 별의별 차이와 성향을 가지게 되는 이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생각만큼 살아가는 데에 중요한 진리는 없죠. 웬만하면 이해하고, 웬만하면 그쪽의 입장을 생각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도,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서 좋습니다. 아무리 잘못했다고 해도 일방적인 매도나 질타로 괴롭히거나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해요. 몇 마디의 발언에 불과한 의견 표명도 쉽사리 왜곡되고, 수많은 이들의 공격 목표가 되기 쉬운 연예계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더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죠.
게다가 연예인들이 저지른, 혹은 당하고 있는 문제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창이기에 단순히 한 개인에게만 책임을 질타하고 끝내는 것보다는 그 배경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이 동시에 필요한 것들입니다. 의무와 책임을 등한시하는 일부 특권 계층들의 삐뚤어진 의무 회피 분위기에 경각심을 제고하게 하는 MC몽의 병역회피 문제나 도박 중독의 위험함을 보여주는 신정환의 떠돌이 해외 생활. 집단지성과 집단괴롭힘의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인터넷 문화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타블로 사태. 연예인을 간판으로 내세운 사업 홍보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증명한, 하지만 도의적 책임 뒤에 숨어 개미 투자자들의 눈물을 외면하고 있는 비에게 붙어버린 먹튀 논란처럼 말이죠.
과거의 인연을 무기로 자신이 낙태 당했다는 허위사실로 무작정 특정인을 공격, 매도, 협박하고, 지속적으로 여론전을 조성해서 주위 사람은 물론 자신의 가족까지 욕보였습니다. 자신의 개인 홈피 등을 통해 수시로 화제 거리를 만들어내며 관심의 중심이 되는 것을 즐기고, 태진아 선생님께 죄송하다며 철저하게 반성했다고 말하지만 잘못에 대한 질타와 비난을 수용하기는커녕 되레 그들을 맞고소하며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입니다. 그 와중에 팬클럽을 조직해 모금한 돈으로 변호사 수임을 준비하려다 들통이 나고, 연예계 데뷔를 꿈꾼다고 이야기하며 방송 출연을 시도하기도 했죠. 이런 오락가락의 행보를 보고 있으면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물론 그녀의 사건이 남긴 교훈은 있습니다. 한 이상한 개인의 일방적이고 노골적인 행보에 따라서 여론이 좌지우지되고, 사람이 몹쓸 놈으로 매도되고, 상황이 여러 차례 뒤바뀔 정도로 이 나라의 사건 사고에 대한 검증과 검토에 대한 토대가 미약하기 짝이 없다는 것. 중요한 것은 진실도, 정의도 아닌 화제와 관심 끌기라는 얄팍한 사회의 분위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것이죠. 그만큼 살얼음 같은, 누구로부터 누구에게 다음 화살이 날아올지 모른다는 무서운 의심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처절하게 깨닫게 해 주었다고나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