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이 미국신문에 비해 본문에 언급되지 않은 내용을 제목으로 달거나, 기사를 한쪽의 시각에서만 다루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기사에 해당 언론사나 기자의 주관성이 많이 작용함을 의미한다.

한국언론재단(이사장 정남기)이 급변하는 매체 환경 속에서 경쟁력 있는 신문 고유의 기사 및 콘텐츠 제작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 신문의 지면을 분석·비교해 '한·미 신문의 기사 형식과 내용'을 발간했다.

분석 대상 신문은 경향신문,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뉴욕타임스(NewYork Times),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 등 8개며 기사 형식과 내용 분석을 위해 2007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발행된 신문들 중 주(週) 구성표집방법(Constructed Week Sampling)을 통해 12일치 신문을 추출했다.

본문과 불일치하는 제목 비율, 동아일보 가장 높아

그 결과 한국신문의 평균 22.8%가 기사 본문과 일치하지 않는 제목을 인용구로 사용해 해당 언론사의 주관이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목 인용구에서 본문과의 불일치비율이 가장 높은 신문은 동아일보(34.8%)였으며 서울신문(29.6%), 경향신문(28.6%)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미국신문의 경우 제목 인용구에서 본문과의 불일치비율이 뉴욕타임스는 1.4%, 워싱턴포스트는 7.4%로 한국신문에 비해 매우 낮았다.

확인된 정보 사용 비율, 미국에 비해 낮아

또 핵심 주제 단락의 술어를 중심으로 정보의 신뢰성을 알아본 결과 한국신문은 전체 1면 기사의 82.4%가 확인된 정보를 바탕으로 했으며 17.6%가 미확인 정보를 바탕으로 했다.

재단쪽은 '확인됐다' '밝혔다' '드러났다' '나타났다'와 같은 술어를 확인된 정보로 정의하고, 주제 단락에 이같은 술어가 없거나 '추정된다' '의혹이 일고 있다' '알려졌다'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술어는 미확인 정보로 정의했다.

그에 비해 뉴욕타임스는 72개 중 69개, 워싱턴 포스트는 68개 중 66개가 확인된 정보를 토대로 만들어져 기사에서 확인된 정보를 사용하는 비율이 우리보다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쪽 입장만 전달하는 '단일관점' 기사 비율 52.3%, 뉴욕타임스는 10% 이하

각 신문이 1면 기사에서 얼마나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단일관점' '대체로 단일관점' '복합관점'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단일관점'은 기사의 주제와 관련해 한 가지 견해만 제시되고 다른 견해는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경우이고, '대체로 단일관점'은 하나의 관점이 3분의 2이상 제시되면서 다른 견해가 일시적으로 언급된 경우며, '복합관점'은 하나의 견해가 3분의 2이상을 구성하지 않고 기사와 다른 부분에 다른 견해가 제시돼있는 경우다.

한국신문의 경우 '단일관점' 52.3%, '대체로 단일관점' 27.6%, '복합관점' 20%로 나타나 기사에서 한 쪽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비율이 높았다.

복합관점의 기사를 가장 많이 게재한 신문은 한겨레가 41개 중 11개(26.8%)로 1위였고 그 뒤를 경향신문(46개 중 11개, 23.9%), 조선일보(54개 중 12개, 22.2%)가 이었다.

반면 미국신문은 140개 기사 중 100개(71.4%)가 복합관점의 기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25개(17.9%)는 대체로 단일관점, 15개(10.7%)는 단일관점 기사였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단일관점의 기사가 10% 이하이고 복합관점의 기사가 77.8%나 됐다.

1면에서 다루고 있는 기사를 취재영역별로 나눠 알아본 결과, 한국신문은 정치기사가 33.3%로 가장 많았고 사회 22.6%, 경제 21.2%, 국제 15.8% 순이었다. 그에 비해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는 사회 영역 기사가 32.9%로 가장 많았고 정치 29.3%, 국제 18.6%, 경제 10.7% 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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