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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혐오의 발원지, '거대양당'이란 기득권민주당-한국당, 국민 방패삼아 정치개혁 막아서…국회 불신 키워온 장본인은 거대양당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12.20 08:48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선거제도 개혁 논의 과정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의원정수 확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서는 의원정수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거대양당은 이 논제와 관련해 '국민'을 방패삼았다. 국민이 반대하니 의원정수 확대가 어렵다는 논리다. 그러나 국민들이 국회를 불신하게 된 가장 큰 책임은 거대양당에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혐오의 발원지나 다름없는 거대양당이 국민을 거론할 명분이 없단 얘기다.

지난 3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론조사에서 정수 확대에 거의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이 많은데 국민 의사를 무시하고 어떻게 하겠나"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의원정수 유지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자유한국당도 의원정수 확대에 부정적이긴 마찬가지다. 지난 14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정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나"라고 회의적 반응을 내놨다.

한국당에서는 의원수를 줄이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학용 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정개특위에서 "의원정수를 늘리는 것을 국민이 용인하겠느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의원정수를 줄이고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그러나 민주당과 한국당, 거대양당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국민을 방패삼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금까지 국민들의 국회 불신을 키워온 장본인이 바로 민주당과 한국당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본격적으로 민주주의가 정착한 김영삼 정부 시절을 전후로 총선 결과를 살펴보면 한국 국회는 민주당 계열과 한국당 계열 정당들의 '나눠먹기'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늘 국회 내에서 거대 교섭단체를 구성해 국회의 운영을 주도해왔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14대 총선에서는 총 299석 중 민주자유당이 149석, 민주당이 97석의 의석을 얻었고, 15대 총선에서 299석 중 신한국당 139석, 국민회의 79석, 16대 총선에서 299석 중 한나라당 144석, 새천년민주당 134석이었다. 17대 총선에서는 299석 중 열린우리당 152석, 한나라당 121석이었고, 18대 총선에서는 299석 중 한나라당 153석, 통합민주당 81석이었다.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이었다.

14대 국회에서 통일국민당(31석), 15대 국회에서 자유민주연합(50석),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38석)이 잠시 교섭단체를 구성하기도 했지만, 거대양당이 주도하는 국회 질서의 관성을 피하지 못해 당이 없어지거나, 분당되는 등의 파국을 맞았다.

국회 운영의 핵심은 교섭단체다. 국회법 33조 1항은 "국회에 20명 이상의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섭단체는 각종 법안 심의, 예산 심의, 쟁점 논의 과정에서 특권을 누린다.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은 낄 수조차 없다. 거대양당이 지금까지 누려온 기득권이다.

거대양당은 정치관계법, 국회법 등을 자신들 중심으로 만들었다. 국회의 핵심 상임위원장 자리는 거대양당의 몫이다. 정당 국고보조금은 50%를 먼저 교섭단체끼리 나눠 갖고, 나머지 50%를 다시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가 함께 나눈다. 대화와 타협을 명분으로 만들어진 국회선진화법은 거대양당의 합의가 되지 않으면 의사진행조차 진행하지 못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매번 선거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거대양당의 지위를 강화시켰다.

거대양당은 이러한 특권을 바탕으로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했다. 그리고 그 기반에는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가 있다. 소선거구제는 1등만 당선되기 때문에 유권자가 지지 여부를 떠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차악의 후보를 택하도록 강요한다. 결국 대부분 선거구를 후보의 수와 상관없이 거대양당 후보의 1대1 구도로 만들고, 이는 거대양당 중심의 국회를 구성하게 한다.

이처럼 소선거구제의 수혜로 국회를 장악한 거대양당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회 운영방식과 제도를 만들고, 국민은 제대로 일하지 않는 국회를 지켜보며 분노한다. 이 악순환의 고리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이는 국민들의 국회 혐오로 이어진다. 결국 현재 국민들에게 만연한 국회 혐오의 가장 큰 책임은 거대양당에 있는 셈이다.

이러한 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국회에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게 핵심이다.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이 2대1은 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지역구를 축소하는 방법도 있지만 거대양당 현역의원들의 강한 저항을 불러와 선거제도 개혁을 좌초시킬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국회의원 숫자가 다른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것도 사실이다.

결국 의원정수 확대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밑거름으로 거대양당 중심의 국회에 다당제를 정착시키고, 국회에 만연한 기득권 정치를 종식시키는 과정이다. 그러나 거대양당은 의원정수 확대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하기는커녕, 국민을 방패삼아 개혁을 막아서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기득권과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말고, 수십 년 만에 찾아온 정치개혁의 기회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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