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사비정규지부 KBS분회가 언론노조 KBS본부 방송차량지부로 조직 편제를 변경했다. 자회사를 비롯한 관계회사 노동자가 본부 노조와 한 식구가 된 것이다.

지난달 29일 언론노조 KBS본부 중앙집행위원회(중집)는 KBS 차량 노동자들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언론노조 중집은 13일 조직 편제 변경을 승인, 언론노조 방송사비정규지부 KBS분회가 언론노조 KBS본부 방송차량지부로 출범하게 됐다.

주식회사 '방송차량서비스'는 KBS의 자회사인 KBS 비지니스가 100% 출자한 관계회사다. KBS의 손자뻘 회사인 셈이다. 이번 변경으로 방송차량 노동자들은 언론노조 KBS본부에 직가입한 조합원이 되어 본부장 투표권을 갖게 되며, KBS본부는 방송차량 노동자들의 근로조건과 처우개선에 직접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다.

앞서 지난 5월과 6월 YTN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5월에는 언론노조 YTN지부 산하 YTN 플러스 분회가 설치되었고, 6월에는 YTN DMB와 YTN 라디오 직원들이 지부에 직접 가입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언론노조 KBS본부 방상차량지부 출범식. (왼쪽부터)조성래 KBS본부 수석 부본부장, 오달록 KBS본부 방송차량지부장,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14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지부 출범식에서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13일 언론노조 중집에서 승인으로 조직 변경이 이뤄졌다"며 "이것은 언론노동운동의 역사에 기록할 일이다. 우리가 잡은 손은 점점 커질 것이며, 우리 힘은 강력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17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같은 노동자끼리 연대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추진하게 됐다"며 "KBS의 자회사나 손자회사, 그중 가장 열악한 환경에 계신 분들이었다. 더불어 이분들의 대부분의 업무가 KBS의 기자, PD, 카메라기자들과 같이 호흡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분들의 처우개선이 곧 제작환경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으로 하게 됐다"고 추진배경을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분들의 처우개선이 정규직이 가지고 있는 어떤 것들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처우개선으로 발생한 혜택은 같이 일하고 있는 우리에게 오는 것"이라면서 "큰 틀에서 KBS 사장의 영향권 아래 있기 때문에 이분들의 복지, 임금 등의 문제에 대해 연대해서 도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록 방송차량지부장은 "분회 때와는 달리 이제는 KBS본부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구조조정, 정리해고, 신입사원 채용, 급여안정 같은 문제에 대해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며 "상당한 자신감을 갖게 됐고, 이제는 우리를 구조조정 같은 것으로 쉽게 건드리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KBS본부에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오 지부장은 "언론노조 방송사비정규지부에는 KBS분회뿐 아니라 MBC, SBS 분회도 있다"며 도급회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타 방송사 분회에도 언론노조가 힘을 써달라고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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