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초능력 특집은 참 낭만적인 도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속에 담긴 아날로그적인 낭만이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면서 언젠가부터 우린 편의의 달콤한 속삭임에 익숙해져 당연한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10년 전쯤에는 삐삐만 가지고도 너무 편리했었는데 말이죠.

무한도전에서 아무런 연락 수단도 없이 게다가 각자의 믿음으로 만나야 하는 미션을 보면서, 예전에 한번쯤은 아무런 연락 없이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추억의 장소에서 서성이었던 기억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이라면 핸드폰이라는 족쇄 덕분에 우린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너무나 쉽게 확인할 수가 있고 게다가 이동하면서도 편리하게 통화를 할 수 있으니 말이죠. 이제는 화상통화까지 가능해지면서 나만의 생활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물론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편리들이지만 그래서 우린 더 고맙게 잘 사용하고는 있지만 가끔은 편리라는 감시꾼을 피해 조용히 쉴 수 있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디지털의 편리 뒤에 숨어있는 무책임함이 불편함으로 다가와서인지 몰라도 디지털은 맘에는 안 들어도 함께 해야 할 수밖에 없는 친구인 것 같습니다.

기억나시나요? 예전에는 약속을 하고 만나기로 하면 늦더라도 약속장소로 반드시 갑니다. 무슨 일이 있거나 고의로 바람을 맞히지 않으면 사실 30분 아니 1시간도 기다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약속시간 10분 전에 전화해서 약속을 변경하고 심지어는 문자 한 통으로 약속이라는 중요한 관계 속 믿음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약속은 정말 중요한 건데 말이죠…….

디지털의 편리함이 어느 순간부터 사람에게 믿음, 신의를 저버리게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편리의 달콤한 유혹 때문에 말이죠.

물론 아날로그적인 낭만도 디지털의 편리함도 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각각의 장단점은 있는 것이니까요. 저라도 당장 핸드폰 없이 살라고 한다면 한숨부터 쉬어지니까요.

그 동안 무한도전에서 선보인 도전 중 아날로그적 낭만에 서로에 대한 믿음을 심어줄 수 있는 그런 도전이 재미있었던 건 우리가 살아왔던 옛 방식을 오랜만에 TV를 통해 볼 수 있어서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 동안 핸드폰으로 GPS로 최첨단 기구의 등장으로 즐거움과 긴장감을 주었다면 이번 초능력 특집은 믿음과 텔레파시(?)만으로 재미와 옛 기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결말이 기대되는 아날로그적 만남이……
그리고 단지 믿음과 추억으로 만나는 여정이 더 큰 낭만으로 다가올 것이 기대됩니다.

대중문화 이야기꾼 홍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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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을 하고 있고요, 대중문화 평론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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