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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가족 예능은 이렇게 만드는 것! '아모르파티' VS 공복의 의미는 어디에? '공복자들'[이주의 BEST&WORST] tvN <아모르파티>, MBC <공복자들>
이가온 / TV평론가 | 승인 2018.12.15 10:18
편집자 주 _ 과거 텐아시아, 하이컷 등을 거친 이가온 TV평론가가 연재하는 TV평론 코너 <이주의 BEST & WORST>! 일주일 간 우리를 스쳐 간 수많은 TV 콘텐츠 중에서 숨길 수 없는 엄마미소를 짓게 했던 BEST 장면과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WORST 장면을 소개한다.  

이 주의 Best: 연예인 가족 예능은 이렇게 만드는 것! <아모르파티> (12월 9일 방송)

tvN 예능프로그램 <아모르파티>

굳이 기존 프로그램과 비교하자면 tvN <아모르파티>는 SBS <미운 우리 새끼>보다는 tvN <꽃보다 할매>나 <꽃보다 누나> 시리즈와 비슷하다. 젊은 인솔자들과 함께 중년의 남성, 여성들이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라는 점에서 말이다. 

방송 전 <아모르파티>는 연예인 자식이 부모를 관찰한다는 점에서 또 연예인 가족 예능이냐는 우려를 많이 받았다. 그동안 연예인 부모들이 관찰 예능에 등장한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보통은 누군가의 부모님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출연했다. 연예인이 부모님의 집밥을 먹는다든지, 이미 결혼한 자식이 다시 부모님 집에 가서 며칠 동안 강제 동거를 한다든지. 그러나 <아모르파티>는 이청아, 허지웅, 배윤정, 하휘동, 나르샤 등 연예인 자녀가 스튜디오 관찰자로 출연하긴 하지만, 누군가의 부모님이 아니라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내거나 각자의 사정으로 이별한 싱글 황혼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한 끗 차이지만 굉장히 새롭다.

두 아버지와 세 어머니, 다섯 부모들은 일본으로 크루즈 여행을 떠났다. 배 안에서 크루즈 선원의 손을 잡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며 스튜디오의 자식들은 연신 놀라는 모습이었다. “어쩌면 저희가 부모님을 더 모르는 것일 수도 있어요”라는 말이 정확했다. 부모가 자식을 다 알 수 없듯이, 자식도 부모를 다 알 수 없다. 다섯 명의 싱글 황혼이 다시 청춘으로 돌아가서 부모라는 꼬리표를 떼고 한 여자, 한 남자로서 즐겁게 여행을 만끽했다. 부산에서 배를 타기도 전에 들뜬 목소리로 ‘아모르파티’ 노래를 흥얼거리는 다섯 부모님들의 모습에서 ‘부모’라는 딱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자식을 다 키우고 내 인생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만 보일 뿐이었다.

tvN 예능프로그램 <아모르파티>

화상 사고로 일을 그만둔 뒤 공부 못했던 게 한이 돼서 58세에 중학교에 입학해 지금은 대학교 1학년이 된 나르샤 어머니를 비롯해, 다섯 부모들은 저마다 사연은 달랐지만 모두가 자신을 지우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인생을 살아왔다. 그래서 <아모르파티>의 ‘친구의 인생샷 찍어주기’ 미션이 더욱 남다르게 다가왔다. 가족들을 위해 살아온 싱글 황혼들이 이제는 그들의 인생샷을 찾았으면 하는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가 묻어난 미션이었다.

일반인 출연자를 위해 친화력 좋은 박지윤이 인솔자로 나선 것도 적절한 섭외였다. 어머니, 아버지의 눈높이에 맞춰 재밌게 설명하고 아버지들 옷도 다림질해드리거나 쑥스러워하는 아버님의 춤 파트너가 되어주면서 자신감도 북돋워주는 등 살뜰하게 챙겨주는 딸 같은 가이드 역할이었다. 배 안에서는 박지윤이 인솔자였다면, 스튜디오에서 패널들을 이끌어간 건 메인 MC 강호동이었다. 원래의 강호동 진행 스타일이라면 출연자들을 공격적으로 리드하고 오버 리액션하면서 호들갑 떠는 방식이었는데, 이번에는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묵묵히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최소한의 정리 역할만 한 덕분에 시청자들이 부모님 이야기에 몰입할 공간을 많이 내주었다. 그래서 부모님들의 여행이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이 주의 Worst: 굳이 24시간 공복하는 의미가 없었던 <공복자들> (12월 14일 방송)

MBC 예능프로그램 <공복자들>

한 시간을 꼼꼼하게 시청해도 도통 모르겠다. MBC <공복자들>의 기획 의도를 말이다. 24시간 음식을 참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라는 것인지, 24시간을 견딘 후 한 끼를 먹는 과정에 웃음 포인트를 맞추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공복자들이 참아야 하는 음식의 맛을 소개하는 것인지. 왜 굳이 ‘24시간’ 동안 ‘공복’을 유지해야 하는 것일까.

특히 24시간 동안 음식을 참는 공복자들의 역할로 유민상과 김준현은 너무 뻔한 캐스팅이었다. 늘 ‘먹방’을 보여주던 뚱보 개그맨들에게서 반전의 매력을 찾고자 한 의도인지 모르겠으나, 음식을 먹든 참든 시청자 입장에서는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한 그림들이었다. 게다가 유민상이 통닭 냄새를 맡다가 웃었다는 이유로 꿀밤을 맞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청국장 냄새를 맡고 표정이 변했다고 꿀밤을 맞았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은, 공복을 견디며 꿀밤을 맞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웃었어야 했던 것일까.

MBC 예능프로그램 <공복자들>

공복 종료 2시간을 남겨놓고 유민상과 김준현은 또 한 번의 대결을 진행했다. 유민상은 짜장면을, 김준현은 짬뽕을 선택한 뒤 동료 개그맨 김수영과 송영길을 설득하는 것이었다. 김수영과 송영길이 선택하지 않은 메뉴를 선택한 사람이 공복 후에도 한 끼를 못 먹는 것이었다. 결국 김수영과 송영길 모두 짬뽕을 선택했고, 유민상은 공복 종료 후에도 음식을 먹지 못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24시간을 버틴 뒤 맛있게 짬뽕을 먹는 김준현에게서도, 세 사람이 짬뽕을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고통스러워하는 유민상에게서도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저 게임과 벌칙의 연속이었을 뿐, 그 안에서 공복의 의미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다 보니 24시간을 버티고 짬뽕을 먹는 그 순간의 쾌감을 느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가온 / TV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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