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자 축구 대제전이라 할 수 있는 2010 피스퀸컵 여자축구대회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뉴질랜드의 경기를 시작으로 1주일간 열전에 돌입합니다. 모두 6개 나라가 2개 조로 나뉘어 각 조 1위팀끼리 오는 23일 오후, 대망의 결승전을 통해 우승을 가리게 되는데요. 지금까지 2번 대회를 치러 미국이 모두 우승을 차지했던 가운데, 과연 이번 대회에서 어느 팀이 여자 축구 최강국의 면모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U-20(20세 이하) 여자월드컵 3위, U-17(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우승으로 여자축구에 대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역시 이번 대회 우승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던졌습니다. U-20 여자월드컵 3위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최인철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이번 대회에서 첫 선을 보이는데요. 과연 한국 여자 축구가 상승세 분위기를 이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피스퀸컵에서 주목해서 봐야 할 관전포인트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U-20 여자월드컵 3위 주역 문소리, 김혜리, 최인철 감독, 지소연, 김나래(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첫 우승 가능할까

뭐니뭐니해도 단연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한국 여자 축구의 첫 우승 여부입니다. 한국은 지난 2006년 첫 대회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한 뒤 2년 뒤 2008년에는 2승 1패를 거두며 나름대로 진일보한 성적을 냈습니다. 하지만 조1위가 곧바로 결승에 올라 경기를 치르는 방식 때문에 캐나다에 밀려 결승에 오르는 데는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최근 여자 축구 분위기가 좋고, 선수들의 기량 또한 그사이에 많이 좋아진 만큼 이번 대회만큼은 첫 우승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새로 부임한 최인철 여자대표팀 감독 역시 마찬가지로 '우승이 목표'라고 각오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일단 한국이 우승을 하려면 첫 경기 뉴질랜드전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두 번째 경기인 잉글랜드와의 경기를 어떻게 치러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잉글랜드는 세계 9위팀으로 UEFA(유럽축구연맹) 여자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는 실력 있는 팀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전형적인 잉글랜드식 축구를 구사하는 이 팀의 공세를 한국이 어떻게 막아내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소연-전가을을 주목하라

우리나라 선수 가운데서 단연 주목할 선수는 바로 지소연 선수입니다. U-20(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실버볼과 실버슈를 동시에 수상했던 지소연은 피스퀸컵을 통해 A매치 데뷔를 한 특별한 인연도 갖고 있습니다.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특유의 탄탄한 드리블과 감각적인 패싱플레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력적인 슈팅 등 축구 선수로서 갖춰야 할 모든 것을 갖춘 지소연에 대한 관심은 아마 이번 피스퀸컵을 통해 상당히 고조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 U대회 여자 축구 결승전 전가을 '골'ⓒ연합뉴스
또 여자프로축구리그인 WK리그에서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한 전가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대표 경력이 있는 전가을은 지난해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역할을 해냈던 선수로 나름대로 잔뼈가 굵은(?) 선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경기 조율 능력이 뛰어나고, 돌파와 드리블 능력이 좋아 '테크니션'이라는 말도 듣고 있는 전가을의 플레이를 눈여겨본다면 아마 한국 여자 축구의 에이스이자 희망이라는 느낌이 절로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두 키 플레이어의 활약에 따라 이번 대회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예들의 활약 기대된다

이번 대회에는 이들과 더불어 U-20 여자월드컵에서 활약했던 멤버들이 일부 포함돼 첫 선을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국제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쌓고, 소중한 경험을 쌓은 이들이 성인 대표팀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그 첫 무대에서 보일 활약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U-20 여자대표팀 주장 출신인 김혜리는 수비 능력이 좋고, 선수들을 이끄는 능력도 좋아 발군의 기량을 보여줬던 수비수로 정평이 나 있던 선수입니다. 또 김나래 역시 U-20 월드컵에서 MVP 후보에 오르는 등 미드필더로서 제 몫을 다 해주며 가능성 있는 선수로 알려져 있고, '얼짱 골키퍼' 문소리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선방 능력이 좋은 골키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선수입니다. 그밖에도 권은솜, 박희영, 정영아 등이 U-20 여자월드컵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성인대표팀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려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대표 선수들과 얼마만큼 잘 호흡을 맞추면서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잉글랜드-호주 제 실력 보여줄까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보이는 팀들은 세계 9위 잉글랜드와 11위 호주입니다. 잉글랜드는 앞서 전한 것처럼 UEFA 선수권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며, 호주 역시 지난 5월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3-1로 꺾는 등 파죽지세를 이어간 끝에 북한마저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한 아시아 최강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번 대회에 역시 최정예 멤버들로 구성해 나설 전망이어서 만약 제 실력을 보여준다면 한국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본적으로 중원이 탄탄하고, 확실한 골잡이를 보유하고 있는 특징을 갖고 있는 두 팀을 한국이 상대한다면 어떤 경기를 펼칠지, 그렇게 해서 우승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여자 축구 열기 그대로 이어갈까

어쨌든 이번 대회가 이전 대회만큼이나 박진감 넘칠 것으로 예상되고 기대가 되는 것은 그만큼 한국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수준도 높아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 만큼 이번 대회를 통해 올해 지속돼 온 여자 축구 열기가 그대로 이어져 많은 관중이 몰리고, 열렬한 응원을 보낸다면 그만큼 뛰는 선수들 입장에서도 더욱 힘을 내고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U-20, U-17에 이어 언니들도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하는데 과연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잘 이끌어내 열띤 분위기 속에 치러지는 피스퀸컵이 될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보고, 또 기대해 보겠습니다.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