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경제방송의 부동산 프로그램 인포모셜(정보를 제공한 상업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방통심의위는 부동산 프로그램들이 부동산 업체로부터 협찬을 받고 방송하는지 검토할 계획이다. SBS CNBC가 부동산 업체에 돈을 받고 프로그램 제작을 맡긴 것이 적발된 상황에서 심의 범위를 전체 경제방송 부동산 프로그램으로 넓히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달 10일 SBS CNBC는 ‘부동산 따라잡기’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부동산 따라잡기’는 부동산 상담·매물 정보를 소개하는 방송이다. ‘부동산 투자 상담 전문가’로 소개된 장한식 씨는 방송에서 서울 강동구에 있는 다세대 주택과 영등포구에 있는 오피스텔 부동산 투자를 적극 권유했다. 장한식 씨는 장대장부동산그룹의 이사였고, 그가 투자를 권유한 부동산은 장대장부동산그룹이 영업하고 있는 매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MBC 파일럿 교양프로그램 2부작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또 ‘부동산 따라잡기’는 장대장부동산그룹이 제작을 맡은 프로그램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6일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의 보도에 따르면 장대장부동산그룹은 SBS CNBC에 월 2억 원을 주고 ‘부동산 따라잡기’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다. 방송사가 부동산 투자회사에 돈을 받고 방송 시간을 판매한 것이다.

이에 방통심의위는 SBS CNBC에 대해 의견진술을 결정하고 전체 경제방송 부동산 프로그램에 대해 전수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혔다. 심의의 범위를 전체 경제방송의 부동산 프로그램으로 넓히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12일 열린 방통심의위 방송소위에서 심영섭 위원은 “SBS CNBC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전체 경제방송의 부동산 프로그램은 (방송사가) 자체 제작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심영섭 위원은 “인포머셜(정보를 제공한 상업광고)을 정규방송에서 한 것”이라면서 “인포모셜을 어느 정도 규제할 것인지에 대한 규칙을 정해야 한다. 전체 경제방송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광삼 위원은 “법정제재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윤정주 위원은 “SBS CNBC의 방송은 (장대장부동산그룹이) 자기회사를 그대로 내놓고 소개하는 것”이라면서 “투자자문을 하기 위해선 자신이 속한 회사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정주 위원은 “마치 객관적인 것처럼 부동산을 소개하는 것은 방송을 빌미로 장사에 나서는 것”이라면서 “부동산 홈쇼핑 같다”고 강조했다.

방통심의위는 SBS CNBC에 대해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향후 방통심의위가 SBS CNBC에 대해 법정제재를 결정한다면, 외부 협찬을 받고 홍보방송을 한 타 부동산 프로그램 역시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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