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연임에 성공한 양승동 KBS 사장이 취임식을 갖고 공영방송 KBS를 공영미디어로 탈바꿈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양 사장은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숨어 있다"며 ▲독보적인 신뢰도·영향력 확보 ▲온라인·모바일 도달률 확보 ▲콘텐츠 제작 중심의 효율적 조직 재편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양 사장은 내년 상반기 중 전사적인 조직개편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상파방송의 위기에 따라 디지털 혁신과 콘텐츠 제작 중심의 유연한 조직 구성을 당면 과제로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국제회의실에서는 양승동 KBS 사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양 사장은 고대영 전 사장이 해임된 후 올해 4월 KBS 사장으로 취임해 잔여 임기동안 사장직을 수행해 왔다. 연임에 성공해 3년 임기를 부여받은 양 사장은 취임사에서 "뛰어난 콘텐츠가 제작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이 집중되는,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민첩하고 역동적인 공영미디어를 만들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국제회의실에서는 양승동 KBS 사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양 사장은 ▲독보적인 신뢰도·영향력 확보 ▲온라인·모바일 도달률 확보 ▲콘텐츠 제작 중심의 효율적 조직 재편 등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사진=KBS)

공영미디어로의 진화를 위해 양 사장은 임기 내 달성할 3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KBS가 신뢰도와 영향력에 있어 독보적인 존재가 되는 것", "지상파 뿐만 아니라 온라인과 모바일에서도 충분한 도달률을 갖는 것", "KBS를 최대한 효율적이고 유연한 조직으로 만드는 것" 등이다.

양 사장은 "도달률이 낮으면 신뢰도와 영향력의 상승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이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KBS의 조직과 인력, 재원을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중 콘텐츠 중심의 전사적인 조직개편 단행을 시작으로 ▲실무 중심의 직급체계 전면 개편 ▲취재·제작 인력 충원 ▲안식년제·명예퇴직 활용 등을 통해 조직 유연화 계획 등을 밝혔다.

이와 함께 양 사장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들이 나올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를 하되,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취할 것"이라며 콘텐츠 제작비를 제외한 다른 비용은 최대한 줄이겠다는 경영 방침을 밝혔다. 공영방송을 비롯한 지상파방송사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고, 광고수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인력과 예산을 콘텐츠 제작에 집중·확대하고, 다른 비용은 대폭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KBS는 지난해 11월 감사원으로부터 상위 직급자가 60.1%에 달하는 등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양 사장은 지난 임기 동안 KBS 간부들의 업무추진비를 삭감하고 관행적인 사업을 줄여 200억 원의 예산을 긴축하는 한편 7월에는 승진 유보 조치를 실시했다. 이 같은 기조를 이어 나가며 전사적인 조직 재편에 나서겠다는 게 양 사장의 설명이다.

KBS 지역국의 인력·예산도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양 사장은 "각 지역에 가장 특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KBS가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역국 조직과 인력, 예산도 재편할 것"이라며 "지역국 총괄 임원직을 신설해 지역국 이슈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양 사장은 "혁신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아직도 지상파 독과점 시대의 사고방식에 젖어 있지는 않은지 냉철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달라지지 않으면 외부로부터 변화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고, 그 고통은 더욱 클 것"이라고 구성원들을 향해 호소했다.

이어 양 사장은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숨어 있다"며 "콘텐츠가 넘쳐나는데 가짜뉴스는 횡행하고 사회는 분열돼 간다. 문화적 다양성은 훼손되고 지역성은 소멸해 간다. 이런 시대일수록 공영방송이 더욱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양승동 신임 사장의 임기는 3년으로 2021년 12월 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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