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시련 속에서 이뤄낸 값진 수상이었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미국의 여성 스포츠 재단이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스포츠 우먼'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내면서 또 한 번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알리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김연아는 쟁쟁한 후보 4명을 제치고 당당하게 이 상을 수상해 지난 1993년 이 상이 제정된 이후 아시아인 최초로 수상하는 영광도 누렸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오직 노력과 성실함으로 실력을 쌓으며 마침내 세계 정상에 오르더니 피겨 스케이트를 넘어 세계 스포츠를 대표하는 여성 선수로까지 떠오르는 쾌거를 김연아가 이뤄낸 것입니다.

사실 김연아의 이번 수상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큽니다. 한국 여성 스포츠의 힘을 보여줬다는 표면적인 부분도 있지만 올림픽 이후 연이은 시련과 악재로 고개를 떨굴뻔한 상황에서 다시 분위기를 반전시켜 떠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살렸다는 큰 의미가 내재돼 있습니다. 더욱이 새 코치를 맞이한 가운데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릴 만한 소식이라 앞으로 더욱 자신감을 갖고 운동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이번 수상은 남달라 보이고 값졌습니다.

▲ 김연아, 아시아인 첫 '올해의 스포츠우먼'ⓒ연합뉴스
올림픽, 세계선수권을 마친 뒤 김연아는 진로 문제 때문에 상당한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브라이언 오서 전담 코치와 결별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특히 어느 쪽이 문제가 있었느냐를 놓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까지 하면서 김연아를 둘러싼 온갖 억측이 난무하기도 했습니다. 또 학업 문제 역시 도마에 오르면서 '김연아가 학교 공부엔 불성실하다'는 다소 뜬금없는 이슈가 갑자기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다른 선수였으면 별다른 관심도 가지지 않았을 법한 이슈들인데 '김연아였기에' 어떻게 보면 사생활까지 연결될 수 있는 '학업 문제'까지 거론되면서 올림픽 이후 한 시도 바람 잘 날 없었던 김연아였습니다.

그런 가운데서 김연아는 마음 고생도 했고, 심지어 훈련하다 통곡하는 사태까지 맞이했습니다. 사람들이 보이는 곳마다 강한 모습을 보여줬던 김연아가 얼마나 심리적으로 힘들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장기화됐다면 올림픽 후 새로운 출발을 하려 했던 김연아의 계획도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우상 미셸 콴을 만나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초심을 잡기위해 노력했고, 이 과정에서 미셸 콴의 형부인 피터 오피가드가 새로운 전담 코치로 들어오면서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잡았습니다. 더 흐트러질 뻔한 상황에서 김연아는 최대한 빠른 시간에 새 코치를 맞이하면서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활기찬 새 출발을 시작한 가운데서 의미있는 수상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스케이트를 탈 수 있게 됐습니다.

사람들 누구나 시련이나 고통을 겪게 마련이고 김연아 역시 최근 그런 시련들을 겪으면서 힘든 순간들을 맞이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전에도 자주 보여왔듯이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강인한 의지는 김연아를 더욱 돋보이는 계기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그녀는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겠다는 각오를 보이며 최고의 자리를 지켜내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보면 김연아의 '스포츠우먼' 수상은 상당히 값지고, 스포츠 여성 재단 아니 세계 여성 스포츠 전체적으로도 귀감이 될 수 있는 수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 됩니다.

김연아가 '스포츠우먼'이 된 것은 그만큼 미국도 김연아 개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면에서 그녀가 일궈낸 성과가 다시 조명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기대됩니다.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더 지향하는 김연아는 충분히 '스포츠우먼'을 받을 만했고, 그런 자격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아무튼 이번 쾌거가 김연아에게 더욱 긍정적으로 작용해서 점진적으로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데 큰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더 이상 고개 떨구지 않고 활짝 웃는 김연아의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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