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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자 5회 - 이나영의 폭주로 도망자는 다시 시작되었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10.14 13:09

<추노>의 콤비 곽정환 피디와 천성일 작가, 비와 이나영이라는 절대 카드를 쥐고도 시청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2010년 상반기 최고의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추노> 제작진에 대한 기대가 점점 사라지는 것은 위기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100미터 달리기는 끝나고 추리는 시작되었다

멋진 액션과 가슴 저미는 사랑이 함께 했던 <추노>는 사회를 바라보는 정직한 시각까지 담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마지막 회에서 보여준 열린 형식은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생각을 하게 했었지요. 단순하게 도망 다니고 쫓는 관계만이 아닌 그 안에 담겨 있는 굵직한 주제 의식은 많은 이들에게 '추노앓이'를 할 수밖에 없도록 했습니다. 이런 앓이는 당연하게도 다양한 배우들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졌고, 신드롬처럼 다수의 시청자들을 감쌀 수 있었습니다.

월화드라마인 <성균관 스캔들>이 상대 드라마로 인해 10%대 초반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지만 등장인물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며, 30% 이상의 시청률을 올리는 드라마 이상의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방송이 끝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출연자들에 대한 이야기들과 함께 내용에 대한 화제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시청률로 나오는 지표와는 다른 특별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도망자>에는 아직 지우앓이와 진이앓이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해당 배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방송 전부터 있어왔겠지만,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드라마 속에 드러나는 캐릭터로 느껴지는 앓이가 없다는 것은 <도망자>가 아직까지 시청자들에게 깊이 있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대물>이 시작과 함께 고현정에 대한 압도적인 평가와 앓이가 시작된 것과 비교해 봐도 <도망자>는 아쉽기만 합니다. 그 앓이를 발생케 한 주요 원인은 이야기의 힘입니다. <대물>은 현실 정치의 문제점을 대중의 시선으로 이야기함으로써 호응도를 극단적으로 높였습니다.

<대물>이 첫 2회의 방영분에 대중이 대리만족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모두 풀어 놓음으로써 드라마에 대한 기대치를 극대화시킨 것과는 달리, <도망자>는 200억 이라는 엄청난 제작비를 자랑이라도 하듯 일본과 중국 등 다양한 지역의 모습을 담는 데 급급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양한 볼거리를 추격전 속에 등장시켜 비주얼이 강조된 화면은 한두 번은 즐겁게 다가올 수 있지만, 하나의 고정된 틀처럼 매회 같은 패턴으로 등장하는 것은 식상함을 불러올 뿐입니다. 영화 같은 영상이 모두 좋은 것이 아닙니다. 이야기의 당위성 속에 멋진 화면이 겸해져야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초반 너무 많은 등장인물을 노출시키며 각자의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하며 시청자들을 붙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습니다. 의도와는 달리 아픔을 가슴에 묻고 과도한 오버 행동을 일삼는 비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도 그리 따뜻하지가 않습니다.

지난 4회 동안 한중일 등을 돌아다니며 등장인물들과의 관계 설정에 집중했지만, 정작 시청자들을 위한 재미를 비의 오버 연기와 100m 달리기를 하는 듯한 추격전으로 소비한 것은 실수였습니다. 초반 그들이 왜 그렇게 뛰어야 하고,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강하게 제시되었다면 지금보다는 많은 이들이 천성일 식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을 듯합니다.

5회가 되며 멜기덱에 의해 자신의 부모와 양부모가 죽음을 당해야만 했던 이유를 듣게 됩니다. 한국전쟁 당시 숨겨둔 엄청난 양의 금괴의 행방을 양부모는 알고 있었고, 당연하게도 진이 역시 알고 있다고 믿는 그들로 인해 그동안 쫓길 수밖에 없었음이 밝혀졌지요.

이 과정에서 이나영은 여자들 싸움을 머리카락 잡기라는 통념을 버리고 멋진 액션으로 비와 이정진의 액션을 능가하는 매력을 선보였어요. 비록 남자 연기자들이 보여주는 힘이 느껴지는 묵직한 액션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액션을 선보이며 이나영의 존재감을 높여주었습니다.

   
   

   
   

 

 

 

 

 

자신을 미끼로 사용해 멜기덱 조직을 잡아들이려고 했던 지우에 대해, 분노하며 눈물을 흘리는 이나영의 연기는 비로소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음을 예고했습니다. 자신이 왜 위기에 처해야만 했는지 명확하게 알게 된 진이로 인해, <도망자>는 파편처럼 흩어졌던 이야기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쫓기는 지우에게는 진이와 함께 해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합니다. 그가 어떤 식으로 진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도망자>는 6회를 넘어서며 이야기의 탄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도수 이정진과 윤형사 윤진서의 뜬금없는 사랑이 의외의 재미로 다가오듯 진이를 보살피는 카이의 존재가 의외성을 내포할 수도 있음을 느끼게도 합니다. 지우가 극단적으로 카이를 경계하는 이유가 단순히 진이로 인한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드러난 경계심일 가능성도 보이기 때문이지요.

"일을 할 때는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지우의 말과 함께 멜기덱이란 그 누구도 될 수 있다는 말은 중반으로 넘어서며 적과 아군이 누구인지 모호해지고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들로 인해 더욱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엄청난 금괴와 복수 등이 준비되어 있는 <도망자>는 서두가 너무 길었습니다. 서두가 장황한 만큼 늘어놓은 조각들을 어떤 식으로 맞춰나갈 것인지는 무척이나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이야기의 힘이 <도망자>를 장악할 시간들이니 말이지요.

지우와 진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으로 하나가 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엄청난 금괴를 탐내 한 곳에 모여드는 형국이 되고 있습니다. 숨겨진 사실들이 드러나며 <도망자>는 진정한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추리극까지 더해진 내용을 기대하게 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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