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재조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5일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방용훈 사장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동생이다. 조사단은 다음 주 방정오 전 TV조선 전무를 소환할 예정이다.

진상조사단은 방용훈 사장을 불러 고 장자연 씨를 만난 경위와 이유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조선일보 사주 일가가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KBS의 <[단독] ‘장자연 접대 의혹’ 방용훈 소환…조선일보 일가 ‘정조준’> 보도 (사진=KBS 방송화면 캡쳐)

5일 KBS 보도에 따르면 방용훈 사장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고 장자연 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단독] ‘장자연 접대 의혹’ 방용훈 소환…조선일보 일가 ‘정조준’> 보도에서 “대검 진상조사단은 방용훈 사장이 (2007년에 이어) 2008년 가을에도 장 씨를 만났다는 새로운 진술을 확보했다”면서 “이 만남에는 권재진 당시 대검 차장과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등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방용훈 사장측은 2008년 고 장자연 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방용훈 사장 측 변호인은 관련 기사를 쓴 매체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방용훈 사장이 2008년 가을 몇몇 인사들과 참석한 모임에서 장씨(고 장자연 씨)가 동석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전혀 아니다"면서 "방 사장은 금일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이러한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진상조사단은 방정오 전 TV조선 전무도 소환할 계획이다. 지난 2009년 경찰은 방정오 전 전무가 2008년 10월 장자연 씨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한 바 있다. 당시 방정오 전 전무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KBS는 “진상조사단은 방정오 전 전무가 고 장자연 씨와 여러 번 통화를 한 사이였고, 해당 통화내역을 삭제하기 위해 조선일보가 경찰에 압력을 넣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진상조사단의 활동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고 장자연씨 사건은 한국 사회의 남성 권력과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인해 여성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된 사안”이라면서 “그러나 고 장자연씨 사건의 경우 여전히 의혹은 많고 제대로 밝혀진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활동 기한은 25일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이번이 아니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은 또다시 역사적 부채로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대검찰청 앞에서 <고(故) 장자연씨 사건 및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폭력 사건에 대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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