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준과 효은, 윤희와 초선이 합석한 입청재의 밤. 질투심에서 비롯한 선준과 윤희의 오해와 엇갈린 진심 속에 그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신경전을 벌이게 됩니다. 이에 윤희를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초선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 자리는 자신이 있을 자리가 아니라며, 윤희가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을 맞춰보겠다며 선준에게 다가가 뽀뽀를 합니다. 이에 윤희는 혹시나 자신이 선준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을 초선이 눈치챘을까 하고 깜짝 놀라게 되는데요.
뽀뽀도 과감하게 해명도 당당하게 하고 자리를 떠나버린 초선에게 미안해진 윤희는 초선을 쫓아가 사과를 하는데요. 이에 초선은 자신을 돌아봐주지 않는다고 원망하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윤희가 걱정이 된다고 하지만, 그 걱정하는 말 속에는 초선의 슬픔과 심정이 잘 나타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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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정이란 초선이 윤희를 통해서 처음 느낀 사랑의 감정인데요. 도성 No 1의 기생으로서 수많은 남자들이 자신에게 껄떡대며 쳐다봐주기를 원하지만, 정작 자신이 처음으로 사랑하게 된 윤희는 자신에게 무관심합니다. 초선은 그런 자신의 슬픔을 윤희를 걱정하는 마음에 덧대어, 윤희에게 간접적으로 표현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초선의 이런 윤희를 걱정하는 말이 참 절묘하게 윤희의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지는데요. 가난한 남인 가문의 자신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노론 수장의 아들 그리고 자신이 남자인 줄 아는 선준을 원하다 상처입고 상처입히고, 그래도 쉬이 그 마음이 접어지지 않아 날마다 괴로워하며 무간지옥을 헤매는 윤희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선은 윤희가 여자인 줄 아직 모르고, 윤희가 선준을 좋아하는 남색이라고 오해를 했다면 윤희를 걱정하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는 않았겠지요. 즉, 초선은 병판에게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병판이 그렇게 아끼는 효은과 윤희는 절대 이어질 수 없음을 알고, 윤희에 대해서 진심으로 걱정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효은마저도 이미 윤희가 아닌 선준에게 마음을 두고 있구요.
밝혀진 가짜 홍벽서의 정체, 병판과의 관계는?
아무튼 그렇게 기생이나 기품 있고 첫 사랑에 대한 순정도 있는 초선이 가짜 홍벽서였다니 정말 충격적이었는데요. 초선은 그렇게 가짜 홍벽서가 되어 관군을 죽이고 백성들과 양반의 살림을 약탈하며 진짜 홍벽서에게 그 죄를 뒤집어씌우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 목표로 운종가에 나타날 것을 예고하며 진짜 홍벽서를 유인할 덫을 놓게 됩니다.
그렇다면 병판과 초선은 도대체 무슨 관계일까요? 도성내 최고의 기생이라 불리는 초선이 가짜 홍벽서가 되어 사람들을 죽이는 모습은 무예가 상당히 뛰어난 전문 살수의 모습이었는데요. 드러난 신분은 기생이나 병판의 살수로 활동하는 초선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요?
2화에서 신방례 때 윤희는 밀명을 받고 모란각으로 초선을 만나러 오는데요. 이 때 초선은 병판과 독대를 하며 이런 대화들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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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이 말하는 모란각에 자신이 있는 이유와, 병판이 말하는 가솔들이 보고 싶지 않냐고 협박하는 말이 뭔가 그 둘의 관계에 대해서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만드는데요. 일단 초선이 말하는 모란각에 자신이 있는 이유는 살수의 신분을 숨기고 암살 대상에게 접근하는 데 용이하게 하기 위해 위장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병판은 초선의 가솔들을 감금해두거나 약점을 잡은 듯합니다.
그리고 12화에서 입청재에 윤희를 보러온 초선을 부른 하인수는 초선에게 퇴짜를 맞고 초선의 어릴 때를 회상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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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이 10살 때 병판 집으로 뛰어들어가 병판 앞에 서 있었다는 말인데요. 그렇게 초선이 어린 시절부터 병판과 어떠한 사연에 의해 얽매여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위에 가솔들이 보고 싶지 않으냐는 말과 함께 유추해보면, 초선의 가족들이 병판에게 죄를 지어 목숨을 잃게 된 것을 초선이 병판을 찾아가 자신을 팔면서 가족의 목숨을 구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병판은 초선의 가족들을 숨겨 두고 초선을 살수로 키워 모란각의 기생으로 넣어둔 것이지요.
그리고 병판은 정조에게 홍벽서를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는 상소문을 올리고 돌아와, 가짜 홍벽서인 초선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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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판은 이렇게 초선을 부리면서 초선에게 무언가를 약조한 듯한데요. 초선은 이번 살생이 마지막임을 요구하고 병판은 이에 초선에 대해 쥐고 있던 약점인 가솔들을 내어준다는 약조를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초선의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홍벽서가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사람들의 도움에 의해 도주함에 따라, 병판의 약조도 물거품이 되어 버렸는데요. 자세한 사정은 뒤에 밝혀지겠지만 초선이라는 캐릭터 역시 참 안쓰럽고 슬픔이 묻어나는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홍벽서를 구해준 검은 삿갓을 쓴 사람들의 정체는?
가짜 홍벽서가 예고한 당일 병판은 운종가를 포위하고, 가짜 홍벽서인 초선과 진짜 홍벽서인 재신은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되는데요. 대결 중에 초선은 상처를 입고 도주를 하고, 재신은 관군들에 의해 포위되어 상처를 입게 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검은 삿갓을 쓴 정체불명의 두 사람에 의해 재신은 관군에게 붙잡힐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나게 되는데요. 과연 갑자기 나타나 홍벽서인 재신을 도와준 검은 삿갓은 누구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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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는 이미 살생과 약탈을 일삼는 홍벽서가 가짜이며 그 배후에 노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병판에게 대놓고 그 죄를 엄히 다스릴 것이다 협박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정조는 홍벽서가 성균관 유생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정조는 가짜 홍벽서가 예고한 날이자 성균관에서 장치기를 하던 날 몰래 성균관으로 암행을 나와, 정약용에게 홍벽서가 운종가에 나타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오늘밤 성균관을 벗어나는 유생이 없게 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홍벽서는 금등지사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을 거라며 정약용에게 홍벽서를 찾으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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