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부산국제영화제에 저도 어김없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1회를 제외하고 2회부터는 쭉 가서 영화를 보고 다녔으니 이것도 벌써 14년째가 됐군요. (아~~ 옛날이여 ㅠ_ㅠ) 예전엔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다 동원해서 눈에 불을 켜고 예매전쟁에 참전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10회쯤 넘어가니까 마음을 싹 비우게 됐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꼭 좋은 영화를 봐야만 영화제를 즐기는 것이냐, 어떤 영화든 한 편이라도 보고 가슴 속에 새기면서 분위기를 즐기자!
라고 주절거리지만 사실은 귀찮아서 -_-;;; 그런데 이것도 은근히 재미나고 스릴있습니다. 일단 전혀 예매하지 않고 당일에 무작정 남포동이나 해운대에 찾아가는 겁니다. 뭐 카탈로그 뒤적거리면서 어떤 영화가 재미있나 찾아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말 그대로 무작정 갑니다. 그 다음에 매표소를 어슬렁거리면서 먹잇감을 찾으세요. 분명히 티켓 한 장쯤 남아있는 영화가 있습니다. 반드시!!! 행여나 실패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임시로 티켓을 판매 및 교환하는 부스에 가면 다음 날 티켓이라도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습니다. 믿으세요! 이것이 제가 수년째 터득하고 직접 즐겨 온 방식입니다.
뭐 시간이 좀 있으신 분들은 미리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놓고 매표소와 교환부스에 가보시면 더 좋습니다. 작년에 제가 그렇게 해서 <두꺼비 기름>을 낚았지요 ㅋㅋ <하얀 리본>은 결국 놓쳤었지만... ㅠ_ㅠ 그리고 이건 제가 해마다 투덜거리는 부분이지만, 사실 부산국제영화제의 주무대가 남포동에서 해운대로 옮겨 가면서 예전만한 재미도 없고, 분위기도 좀 그렇습니다. 남포동에서 부산국제영화제를 치르던 당시를 기억하시던 분들이라면 아마 다들 동의하실 겁니다.
이것도 함께 뒤이어서 해오는 얘긴데, 제 지인들은 그때 남포동의 분위기가 좋아서 영화는 안 봐도 좋다며 서울에서 부산까지 기꺼이 내려오고 그랬습니다. 솔직히 지금의 해운대는 멀티 플렉스 집결지다 보니 영화제 분위기를 느끼기란 힘들고 그저 영화를 보려고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이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남포동은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죠.
그땐 여기에 온갖 부스가 들어서서 오고 가는 영화제 관객들의 눈길과 발목을 잡아뒀었는데... 지금은 휑하네요.
여기도 부스가 한가득했는데... 지금은 피프 광장이라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상영극장도 대영시네마 딱 하나...
그래도 여전히 많은 분들이 남포동을 찾습니다. 저도 예전의 부산국제영화제가 그리워 해마다 빼놓지 않고 남포동을 들립니다. 올해도 해운대를 버리고 남포동부터 먼저 찾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상영일정표 앞에서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는 거! 아~ 세월이 흘러 문명의 이기는 더욱 발달하여 지금은 바야흐로 스마트 폰의 시대! 부산국제영화제에 앱을 일찌감치 설치하고 남포동으로 가는 도중에 어떤 영화가 있나 쭉 훑어봤습죠 ㅋㅋㅋ. 그리고 맘에 드는 목표물 하나 발견!
도착하자마자 잽싸게 임시 매표소로 돌격~~~하고는 거침없이 외쳤습니다. "<침묵> 한 장 주세요!" 결과는? 당연히 표가 있더군요! ㅋㅋㅋ 나는야 럭키가이~~~ 아직 이른 시간이라 매표소 앞에도 사람이 거의 없기도 했습니다. ^^
여기는 당일 티켓이 아니라 그 이후의 예매 티켓을 찾는 곳입니다. 대영시네마 쪽 매표소는 당일 티켓과 취소 및 환불만!
시작시각까지 1시간이 넘게 남아서 저는 남포동 거리를 어슬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기념품 샵에서는 해마다 열쇠고리를 사서 모았었는데, 2년 전인가 죄다 잃어버리는 바람에 관뒀습니다. 개인소장용이었던 영화제의 역사가 사라졌어요.
올해는 티셔츠를 하나 사볼까?
<이마니> 매진 안 됐다니까 혼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센텀 CGV에서 영화를 보고 이제 막 들어왔습니다. 무지 피곤하네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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