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타블로 논란이 종결된 듯합니다. 왓비컴즈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수사를 요청한 상태이고, 왓비컴즈 스스로는 "카페를 판다"느니, "억울하다"느니 잠재설이 돌기도 하고, 회원들에게는 "변호사를 알아보라"느니 이런 허튼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사건은 이렇게 종결되었지만 아직도 뒤끝이 씁쓸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18만명의 "타진요" 회원들 중 사실 적어도 10만명 이상은 유령회원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타진요의 주장리 궁금해서 가입한 사람, 도대체 왓비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 가입한 사람 등등... 사실 80%~90%가 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요.
도대체 왓비컴즈는 왜 그런 짓을 하고 왜 이렇게 당당했던 것일까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그가 큰소리 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익명성도 익명성이지만 만약에 IP추적 당한다고 해도, 그가 잡힐 확률은 적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지금 솔직히 사이버 테러와 관련해서 잡힌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사이버테러로 감옥에 가는 경우는 드물고 드문 케이스입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30만명이 욕했다고 30만명을 다 추척하기는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중 몇 명만 잡는다고 해도 엄청난 비용과 시간,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이지요.
한국에 산다면 그나마 1/1000분, 1/10000의 확률로 잡힐 가능성이 있다지만, 머나먼 미국땅이나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면 그럴 가능성은 더욱더 희박하지요. 더욱이 왓비컴즈처럼 미국 시민권자라도 된다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대체로 미국이란 나라는 (어느 나라나 안 그러겠습니까만...) 자기 시민들을 보호하는 면에서 굉장히 철저하거든요.
인터넷에 글 쓸 때 누구나 다 쉽게 하는 ‘설마 잡히겠어?’라는 생각이 왓비컴즈를 저렇게 만드는 데 힘을 실어준 것입니다. 특히 해외거주자인 그는 ‘설마 미국까지 날 잡으러 오겠어?’하는 생각에 더 심했던 것 같구요. 실제로 이번 사건도 인터폴이 협력해주고 미국정부가 협력해주지 않으면 왓비는 사실상 놓친 것이라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요. 그리고 협조해준다고 해도 IP 추척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라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이 얼마나 희박한지를 생각해보면 답답할 뿐입니다.
타블로 사건은 "익명성"을 이용해서 멀쩡한 사람을 사기꾼이자 쓸모없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지 절실히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얼마나 무책임하게 글을 쓰며, 자기가 쓴 글을 얼마나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느끼게도 해주었습니다.
이 문제는 인터넷 실명제를 실시나 법적인 제재로 끝날 문제는 절대로 아닙니다. 네티즌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바로잡힐 수 있는 문제이지요. 그래서 제목에 누구나 제 2의 왓비컴즈가 될 수 있다고 써놓은 것입니다. 사람들의 정신이 바뀌지 않고 그 정신으로 "나는 안 잡힐꺼야~ 이름도 모르고, 추척하기도 어려운데 어때~?"하는 사고 방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인터넷에서 악플을 질러놓고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 마인드가 존재하는 한 누가 또 "제2의 왓비컴즈"가 될지는 모릅니다. 가장 중요한 건 네티즌 자신의 마음가짐입니다. 그것이 바뀌지 않는다면 "제2의 타블로" 제3의 타블로"도 나오게 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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