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EBS 자회사인 EBS 미디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본뜬 어린이용 퍼즐 인형을 출시하며 '세계 최연소 국가원수', '한반도 평화시대를 여는 지도자'라는 설명을 붙여 김 위원장을 미화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EBS 미디어는 사과문을 내고 해당 상품을 전량 회수하고 있으며 내부 감사에 착수해 추가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BS미디어'는 역사교구 사업 파트너사인 'EBS스콜라스'와 함께 최근 종이인형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여는 지도자들'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시리즈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김 위원장 인형 만들기 재료가 들어 있다. EBS 미디어는 이 지도자들 각각에 '사람을 생각하는 대한민국 대통령', '수완 좋은 사업가이자 미국 대통령', '강한 중국 만들기를 위한 노력 중국의 주석', '세계 최연소 국가 원수'라고 표현했다.

(스콜라스 제공)

문제가 된 김 위원장 인형 설명에는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자리에 올라 북한의 제1인자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함께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등에 대해 합의를 하면서 세계 평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지표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의 긍정적인 면이 부각된 설명들이 실렸다.

이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독재자를 미화했다는 등의 비판 여론이 일었고, 정치권 일부에서도 EBS를 향한 강한 비판에 나섰다.

EBS 미디어는 27일 사과문을 통해 "최근 한반도 평화 관련 종이교구로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상황을 파악한 즉시 당사는 해당 교구재의 온·오프라인 상품 판매를 즉각 중지시켰으며, 관련 제품을 전량 회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EBS 미디어는 "이번 종이교구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개발한 4종 세트 상품이다. 지난 10월 출시하여 700개를 판매했다"며 "종이 교구를 통해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이해시키고자 했던 당초 기획 의도와 달리,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인식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이는 고의가 아닌 당사의 과실임을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EBS 미디어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내부 감사에 착수, 관련자 징계 등 추가조치를 실시하고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EBS 사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공모 절차가 마무리에 접어든 가운데 28일 예정된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는 EBS 사장 임명에 관한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현 EBS 사장의 임기는 오는 2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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