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검찰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자택과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과거 사용했던 휴대폰을 확보하기 위한 수사라고 한다. 이 지사 측은 김 씨의 휴대폰을 분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7일 수원지검 공안부는 이재명 지사의 자택과 경기도청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이 지사의 자택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며, 이 지사 입회하에 경기도청 집무실을 압수수색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수원지검은 법원에 김혜경 씨의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으로 불리는 이번 사건은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과 경기지사 경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 성향의 정치인들을 비방하는 SNS 글을 남긴 트위터 아이디 '@08_hkkim'의 계정주를 밝히는 게 초점이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중심이 돼 고발을 주도했다. 이들은 해당 트위터의 계정주가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고 의심하고 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고발 대리인을 맡은 이정렬 변호사가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3245명과 함께 경찰에 제출한 고발장에는 39개 트윗으로 이뤄진 범죄일람표가 첨부돼있다. 트윗 내용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의 취업 특혜 비리 의혹에 관한 트윗이라고 한다.

지난 1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김혜경 씨를 트위터 계정 소유주라고 보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이 김 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이다. 이재명 지사는 "글을 쓴 사람은 아내가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 측은 지난 24일 검찰조사에서 문준용 씨 취업 특혜 의혹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39개의 고발 사안이 문 씨 관련 사안인 만큼 허위사실공표가 인정되려면, 문 씨의 취업 특혜 여부가 먼저 밝혀져야 한다는 취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재명 지사에게 비난을 가하고 있다. 이 지사가 "변호인 입장에서는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 계정이 제 아내 것인지 아내 것이라고 혹시 인정되더라도 정말로 아내가 썼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의무이기 때문에 그런 의견을 냈던 것 같다"며 "제가 알기로는 변호인이 의견서 자체에 '(문준용 씨 특혜 의혹이) 아닐 거라고 확신한다. 다만 법률상으로 따져볼 수밖에 없지 않나'고 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재명 지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이 지사의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문준용 씨 특혜 의혹은 새누리당이 5년간 우려먹은 소재"라며 "문제 없는 걸로 판명났는데, 이제와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철희 의원은 "이 지사가 일부러 '친문 대 비문' 구조의 프레임을 쓰는 것 같다"며 "억울하더라도 자진 탈당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지사는 '탈당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SNS를 통해 "죽으나 사나 저는 민주당원이고, 문재인 정부 성공이 대한민국에 유익하기 때문에 제가 탈당하는 일도 문재인 정부에 누되는 일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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