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명승부가 있어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경기, 한일전이 오는 12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립니다. 양 팀의 자존심을 걸고 그야말로 제대로 된 한판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요. 그런 만큼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전과 다르게 그야말로 가용할 수 있는 최정예 멤버들을 모두 데려와 이번 경기 승리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일전은 꼭 이겨야 하는 경기입니다. 아무래도 자존심이 걸려있는 경기인데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지는 경기를 보여준다면 여론의 질타, 뭇매는 불 보듯 뻔한 게 사실이지요. 하지만 그보다 이번 경기 승리를 통해 한국 축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점에서 이번 승리는 더욱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그래서 평소보다도 더 좋은 경기를 펼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5월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일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박지성이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경기는 3달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컵을 앞두고 국내에서 갖는 사실상 마지막 평가전입니다. 물론 12월 중에 아시안컵을 대비한 평가전을 1-2경기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는 있는데요. 그래도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A매치데이가 올해는 더 이상 없는데다 국내 기온, 선수들의 리그 일정 특성상 국내에서 평가전을 갖는 것은 무리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이 마지막 평가전을 잘 치르는 것이 우리 대표팀 입장에서는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의미에서 좋은 경기를 펼쳐야 할 것입니다. 특히 올해 굵직한 성과들이 많았던 가운데서 한일전 승리는 올 한 해 한국 축구 최고의 한 해를 보내는데 '화룡점정'을 찍고 그 기세를 이어 내년 아시안컵, 그 이후 월드컵 예선의 전망을 밝힐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경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올해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한국은 지난 2월 동아시아컵에서 3-1, 5월 평가전에서 2-0 완승을 거두는 등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과 기분 좋은 승리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 기세를 그대로 이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에 연승을 거뒀음에도 월드컵에서는 일본이 한국보다 더 나은 성적(일본은 조별 예선 2승 1패, 16강전에서도 승부차기에서 승부가 갈려 종합 2승 1무 1패를 기록했지만 한국은 똑같이 16강에 올랐음에도 조별 예선 1승 1무 1패, 16강전에서 우루과이에 패해 종합 1승 1무 2패를 기록했습니다)을 거뒀다 해서 일본 축구팬들이 '우리가 한국을 앞섰다'라면서 우월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무너뜨리고 나아가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적수는 일본이 아니다'라는 것을 사전에 제대로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경기가 남아공월드컵 이후 그야말로 최정예 멤버로 출전하는 것도 승리를 꼭 해야 하는 이유로 꼽힙니다. 지금까지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감독에 발탁된 뒤 대표팀 멤버는 기존에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에다 새로운 젊은 선수들의 가세로 '완벽한 폼'을 갖추기는 어려운 점이 많았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 자체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지다보니 선수들도 힘든 점이 많았을 것이고, 이 때문에 큰 틀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세부적으로는 조금씩 실수가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완벽한 경기 내용만큼이나 승리도 절실한 만큼 최고의 컨디션에 있는 선수들이 대거 발탁됐습니다. 17골로 K-리그 득점 선두에 올라있는 유병수, 팀 선두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구자철, 묵묵히 제 역할을 다 하며 멀티 포지션을 잘 소화하고 있는 최성국 등이 새롭게 발탁됐고, 붙박이 주전으로 이름을 올렸던 수비형 미드필더 김정우가 빠진 것이 흥미를 모으는데요. 어쨌든 최정예 멤버를 통해 또 한 번 일본에 승리를 거두고, 아시안컵 모의고사로서 제대로 손발을 맞춰 앞으로의 전망을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덩달아 조광래 감독이 이전 두 경기와는 다르게 제대로 된 지도력을 검증받는 기회가 돼서 승리와 내용 모두 잡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홈에서 10년간 이기지 못한 것도 승리를 거둬야 하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한국은 최근 일본전에서 2승 3무의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홈에서는 지난 2000년 잠실주경기장에서 하석주의 통쾌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1-0 승리를 거둔 이후 일본에 승리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2003년 서울에서 열린 경기에서, 또 2005년 대구에서 열린 동아시아컵에서 모두 0-1로 져 아픈 추억을 갖고 있는데요. 이번 기회에 원정뿐 아니라 홈에서도 강한 한국 축구의 면모를 보여주고 그야말로 '싹쓸이'를 하는 결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한일전 승리는 필요합니다. 단순한 한 경기 승리 이상의 결과를 가져다 줄 한일전에서 태극 전사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4일 앞으로 다가온 이 경기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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