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도망자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기에 대물마저 기대를 저버리면 수목요일이 심심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물의 첫 장면을 보는 순간 정말 마음에 들었다. 고현정의 노련한 연기와 잔잔하면서 흥미 넘치는 스토리, 오랜만에 보는 차인표 등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권상우가 가장 걱정되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잘 해내었다.
도망자가 비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듯, 대물은 권상우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비는 자신의 이슈에 대해 당당한 입장이지만, 권상우는 반대로 나가야 할 것이다. 최대한 겸손하고 반성하고 자성하는 모습으로 임해야만 이슈를 부각시키지 않고 연기로 승부를 걸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또한 비와 비교되며 그건 시청률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생각된다.
게다가 도망자와 장난스런 키스가 예상보다 부진하다. 제빵왕 김탁구가 끝나며 4%정도의 시청률을 흡수했으나 대물이 성공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또한 도망자는 초반에 불친절한 전개로 무리수를 두었고, 제빵왕 김탁구 스페셜 방송으로 흐름을 끊어 놓았기에 추석에도 방영하여 시청자를 끌어들인 후 대물에 바톤을 잘 전달해 준 여친구에게 전략적으로 밀리고 있다.
최근 서점가에도 JUSTICE라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를 다룬 책이 인기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나온 이 책은 항상 죽을 쑤는 인문서 분야에서 기적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로 등극하였다. 마치 케이블에서 슈퍼스타K가 10%가 넘는 시청률을 올린 것처럼 말이다. 이는 사람들이 정의에 목말라 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현실이 비리와 부패로 가득 차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추세와 더불어 대물은 TV판 JUSTICE가 아닌가 싶다. 고현정의 활약에 사람들은 열광할 것이고, 정치에 대한 관심도 더욱 많아질 것이다. 물론 현실 정치는 진흙탕이어서 정치에 대한 이슈는 이곳 저것에서 터지겠지만 그것들은 그저 대물의 홍보 역할로만 사용되게 될 것이다.
즐거운 수목요일을 만들어 준 고마운 대물, 2회가 더욱 기대되는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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