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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여친 불법촬영 사진 게재, 공권력에 대한 조롱 심각하다디지털 성범죄, 아직도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일베
장영 기자 | 승인 2018.11.20 13:46

디지털 성범죄는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다. 디지털 성범죄 영상 유포와 관련해 논란이 심각한 상황에서 경찰이 수사 성과를 발표했다. '웹하드 카르텔' 주범인 양진호가 구속되며 사회적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리고 경찰의 강력한 수사를 요구하는 여론 역시 크게 늘고 있다.

온라인상에 사진이나 동영상이 올라오면 완벽하게 지울 수 없다.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면 재생산되듯 무한반복해서 유포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문명의 반격은 무고한 사람들에게 잔인한 상처를 남기고 있다.

여성은 여전히 사회적 약자다. 과거에 비해 여성의 권리가 상승하고 사회적 위상 역시 높아지고 있지만 갈 길은 멀다. 국내만이 아니라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에서도 여성의 존재는 여전히 약자의 위치에 있을 뿐이다. 야한 속옷을 입었다고 성폭력이 아니라는, 말도 안 되는 판결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음란물 카르텔(CG)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때문에 현재의 젠더 논쟁은 중요하고 필요하다. 조금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과격함으로 과격함에 대항하는 방식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하지만 필요악이란 생각도 지울 수 없다. 뭔가를 바꾸기 위해서는 과격함이 동반될 수밖에 없음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기도 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모든 과격한 언행이 용인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일베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치적 도구가 되어 이명박근혜 정권의 홍위병 역할을 하기도 했다. 사회적 약자와 정치적 적대 관계에 있는 이들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그들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이었다. 일베에 대한 비난 여론과 폐지 주장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8월 이후 디지털 성범죄 등과 관련한 성과를 발표한 날 일베에서는 여친 불법 촬영물을 올리는 경쟁이 벌어졌다. 앞 다퉈 자신의 여친 혹은 전 여친이라 밝히며 올리는 상황에서 여성들은 온전히 피해자로 남겨지게 되었다. 한 번 올라온 사진은 누군가에 의해 재배포된다. 그렇게 디지털 세상에 그 사진들은 영원히 남겨진다.

민갑룡 경찰청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웹하드 카르텔'에 의해 적나라하게 공개된 한 여성은 매달 수백 만 원씩을 들여 삭제를 했다. 카르텔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지만 현실은 좌절이다. 지우면 다시 등장하는 영상으로 인해 더는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후에도 그 영상은 여전히 떠돌고 있다.

친구를 떠나보낸 남겨진 이들이 고인의 영상이 더는 등장하지 않도록 해달라 요청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돈벌이를 위해 고인의 디지털 성범죄 영상도 판매하는 파렴치한 자들과 이를 소비하는 이들의 결합은 그렇게 공고했다.

양진호의 '웹하드 카르텔' 사건으로 시끄러운 상황, 경찰이 대대적 수사로 성과를 올렸다고 발표한 날 보란 듯이 디지털 성범죄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하는 일베 사용자들. 일베 관리자가 방조했는지 여부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지만 이미 일베라는 상징성은 그들을 모두 범죄 집단으로 인식하게 하고 있다.

범죄 집단이 공개적으로 국가 공권력을 조롱하는 상황, 그럼에도 제대로 수사가 진행될지 의문이다. 그리고 수사가 된다고 한들 법정에서 제대로 된 처벌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한 여성의 삶을 완전히 파괴한 디지털 성범죄자에게 강하게 처벌한다고 해도 3년이 최고였다.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처벌도 받지 않고 풀려나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범죄자들이 공권력을 우습게 아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범죄를 저질러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은 이 사회가 이 범죄를 범죄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여성들이 분노한다고 불편해 하기 전에 여성들이 왜 분노할 수밖에 없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해 봐야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은 왜 지금도 힘들어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보다 현실적인 법안이 만들어지고 강력한 처벌로 유사 범죄가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공권력이 공권력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공권력을 어떻게 인식하기에 경찰총장이 나서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 수사 보고를 하는 날, 동의 받지도 않은 은밀한 사진들을 올리며 히히덕거리겠는가?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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