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에 갇혀버린 선준과 윤희. 혹시나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안절부절못하는 재신. 그런 재신을 지켜보며 너무나도 재밌어 하는 용하. 그렇게 선준과 재신은 용하의 불장난에 불붙은 윤희를 향한 자신들의 마음이 진심이었다는 것을 각자 깨닫게 됩니다. 이제 그들의 본격적인 3각 관계가 시작되어 버린 것이지요.
선준, 주먹을 꽉 쥐고 '난 아무 짓도 안 했소'
선준과의 데이트(?)에 비록 남장이지만 조금이라도 더 이뻐보이기 위해 안 보던 거울까지 보며 설레는 맘으로 기대하고 따라나선 윤희는, 섬에 도착해서야 여인네들과 즐기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윤희는 여림 사형의 말을 듣고 너도 좋아할 줄 알았다는 선준의 말에 그저 기가 찰 뿐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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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배는 멀리 떠나버린 뒤였고, 윤희는 물에 뛰어드는 자신을 말리려는 선준을 뿌리치다 선준은 물에 빠져버리고 마는데요. 바보 같은 윤희는 그런 선준을 보고 미안한 마음에 자신이 화났다는 것은 까마득히 잊어버린 채 걱정부터 앞섭니다. 게다가 곱게 자란 양반집 도령 티내는 것도 아니고 선준은 물에 빠지고 비 좀 맞았다고 바로 감기에 걸려주시는데요. 쓰러진 천막을 남자답게 나서서 다시 세워놓더니, 금세 잠들어 버리고 맙니다.
윤희는 선준의 몸에서 열이 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옷을 벗어 덮어준 뒤, 선준이 따뜻하게 잘 수 있도록 온 섬을 뒤져 나뭇가지들을 주워 불을 피우는데요. 불을 피울 때 나는 연기에 기침이 나도 행여나 선준이 그 소리에 깰까봐 조심스러운 윤희입니다. 겨우 불을 피우는데 성공한 윤희는 잠들어 있는 선준을 지긋이 바라보는데요. 외딴 섬에 둘이 갇혀버린 분위기 탓일까요? 윤희는 잠들어 있는 선준의 입술이 자꾸 눈에 들어옵니다.
미동도 않고 뻗어 잠든 선준을 보면서 숨은 쉬고 있는 건지 입술에 손도 대어보고, 열은 내렸는지 이마에 손도 대어보는데요. 행여나 손이 찰까 문질러도 보고, 자신의 체온으로 따뜻하게 해주려고 살포시 안아주기도 합니다. 그러다 윤희도 옆에서 살짝 잠이 드는데요. 시간이 지나 선준은 잠에서 깨어나고 윤희가 옆에서 자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잠든 윤희를 바라보던 선준은 자신도 모르게 윤희의 볼을 쓰다듬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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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잠에서 깬 윤희와 선준은 모닥불 앞에서 몸을 녹이고, 사과를 잘라 먹으며 허기를 채우는데요. 원래 이 자리가 효은이 선준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것이라는 것이 생각난 윤희는, 은근슬쩍 효은을 칭찬하며 혼인하면 현모양처가 될 것 같다며 선준의 마음을 떠봅니다. 그런데 선준은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자신의 생각도 그렇다며 대답하는데요. 울컥하는 윤희는 사과를 베어 물고 잘근잘근 씹어 먹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어디가 그렇게 좋냐며 물어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선준의 말에 윤희는 자신도 모르게 선준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예로 들어버리는데요. 그렇게 윤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알리고 선준 역시 자신을 그렇게 생각해주기를 바랐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감상에 젖어 이야기 하는 윤희를 본 선준은 직감적으로 윤희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음을 눈치채는데요. 그것이 자신인 줄은 꿈에도 모르는 선준은 왠지 윤희에게 그런 사람이 있냐고 물어봅니다.
그렇게 서로 장난도 치고 대화를 나누며 밤을 지새운 윤희는 피곤해서 눈이 자꾸만 잠기는데요. 그런 윤희를 보며 선준은 자신의 마음하나 다스리지 못해서 괜히 데리고 와 고생만 시킨 것 같은 마음에 미안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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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을 하고 잠들어버리는 윤희에게 감동한 선준은 옷을 덮어주는데요. 그러면서 눈에 띈 윤희의 입술을 보고 선준은 본능이 이성을 누르며 뽀뽀를 하려고 다가가게 됩니다. 입술이 막 닿으려고 하는 찰나, 정신을 차린 선준은 주먹을 꽉 쥐며 다시 이성으로 돌아와 버리는데요. 계속 옆에 있으면 결국 참지 못할 것 같아 자리를 피해버리고 맙니다. 선준은 물가로 나와 두근거리는 가슴을 두드리며, 선을 넘어버린 듯한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혼란스러워 하는데요. 그렇게 자신이 남자를 좋아하는 것이 아님을 스스로에게 증명하기 위해 준비한 자리였건만, 결국 자신의 윤희를 향한 진심을 깨달아 버리게 됩니다.
재신, '안되겠다. 앞으로 내 눈 앞에 꼭 붙어있어라'
섬에서 돌아온 성균관은 장치기와 입청재 준비로 부산스러운데요. 선준은 자신이 윤희를 맘에 품고 있다는 사실을 도저히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밤새도록 잠도 못자고 윤희를 걱정하며 맘 졸인 재신은 결국 자신이 윤희를 맘에 품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버리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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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준은 섬에서 돌아와 용하를 찾아가 자신이 윤희를 향한 마음에 대해서 돌려가며 상담을 하는데요. 선준의 마음에 불을 붙인 장본인이었던 용하는 그런 선준의 의도를 쉽게 간파하고, 자신 역시 예전에 재신을 상대로 그런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며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조언(?)을 해줍니다. 그리고 마음을 다스릴 때 보라며 책 한권을 주는데요.
반드시 혼자 있을 때 보라는 용하의 말에 선준은 밖에서 혼자 있을 때 책을 펼쳐보게 됩니다. 그 책은 다름이 아닌 야사였는데요. '허걱' 하고 깜짝 놀라 책을 용하에게 돌려주려는 선준이지만, 사실 지극히 정상적인 혈기왕성한 남자였던 선준은 안 봐야지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자꾸 눈길이 가고, 결국 돌려주는 것을 포기한 채 품에 몰래 숨겨놓게 됩니다.
윤희는 선준과 편이 갈려 재신과 같은 서군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장치기를 처음하는 윤희를 위해 재신은 직접 가르쳐 줍니다. 하지만 가르쳐 주는 대로 못하는 윤희를 보는 재신은 답답해서 버럭하는데요. 주눅들어 사과하는 윤희를 보고 이내 맘이 약해져 재신은 직접 손을 만져가며 자세를 잡아주게 됩니다. 여인네 향기만 맡아도 본능적으로 딸국질을 하던 재신이 윤희의 손을 잡고도 멀쩡한 것을 보면 참 많이 이성적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재신이 윤희를 가르쳐주고 있는 것을 지켜보는 선준은 마음이 착찹한데요. 대사례 때만 해도 윤희가 자신에게 했던 "도와주십시오", "저 잘 했습니까?"라는 말을 재신에게 그대로 하는 것을 보고, 선준은 삐져서 자리를 피해버리고 맙니다. 그런 선준을 본 윤희는 왠지 맘에 걸려 뒤쫓아 가지만 선준은 숨어버리는데요. 윤희만 생각하면 두근거리는 가슴에 손을 올려 진정시키려 노력합니다.
장치기에 앞서 입청재가 시작되는데요. 윤희에게는 어머니가 찾아와 함께 싸온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아버지에 대해 묻는 윤희에게 어머니는 일단 성균관에서 무사히 지내고 나오는 것만 생각하자고 하는데요. 윤희를 만나기 전에 우연히 정약용을 먼저 만나 윤희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어머니 조씨부인은, 남편이 금등지사를 원했던 이유는 재주 많은 딸 아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기 위함이었다는 말에 차마 윤희를 성균관에서 나오라는 말을 하지는 못합니다.
윤희는 어머니를 만난 뒤 더 이상 자신을 찾아올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고 존경각에서 시간을 보내는데요. 마침 재신이 나타나 윤희에게 밥 먹으러 가자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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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윤희는 그냥 가려고 하는데 효은이 선준의 동방생에게 대접하고 싶다며 붙잡는데요. 선준은 퉁명스럽게 가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며 지나치게 청하는 것은 법도가 아니라고 합니다. 있을 생각도 없었지만 그런 선준의 태도에 울컥한 윤희는 간다며 법도대로 밥 맛있게 먹으라며 비꼬고 돌아서는데요. 마침 윤희는 자신을 찾아온 초선을 발견하고, 선준이 효은과 만나는 것에 대한 복수심으로 4명이 합석을 하게 됩니다.
윤희는 이내 현실로 돌아와, 곱고 현숙한 효은을 보니 선준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마무리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별 말 없이 윤희만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던 초선은 자리에서 일어나는데요. 초선은 이 자리는 자신이 있을 자리가 아니라며 윤희가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은 자기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누군지 자신이 맞춰보겠다고 하면서, 선준에게 다가가 선준의 볼에 뽀뽀를 하는데요. 그런 초선의 도발에 윤희, 선준, 효은은 모두 놀라게 됩니다.
일단 그런 초선의 도발의 이유는 둘 중 하나인 것 같은데요. 하나는 초선이 과연 윤희가 선준을 좋아하는 것임을 눈치챈 것이고, 하나는 윤희가 효은을 맘에 두고 선준을 질투하는 거라 여기고 자신 역시 윤희의 질투심을 유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윤희가 선준을 좋아하는 것을 눈치챈 것이라면 초선은 아직 윤희가 여자인 것은 모르기 때문에, 도성 No.1 이라 자부하고 남들은 못 건드려서 안달난 자신을 건드리지도 않고 관심도 별로 주지 않는 것에 남색을 의심한 것이라 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예고에서 보여진 "장의가 좀 이상한데"라는 용하의 말과, 하인수가 장치기 채를 힘을 잔뜩 준채 인상쓰고 있는 모습은 뭔가 화가 난 듯 보였는데요. 이것은 아마도 초선과 윤희의 관계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초선과 윤희의 관계 속에서 하인수의 자존심을 건드릴만한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윤희가 남색임을 초선이 눈치챘다면 초선은 윤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을 테고, 오히려 경멸했을 텐데요. 그리고 그것은 하인수에게 다시 초선의 마음을 잡을 기회가 주어짐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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