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부정채용, 화염병 투척사건, 금품 수수 등 KBS 안전관리팀 비리에 대한 감사 결과가 180도 뒤집힌 것과 관련해 "거짓증언을 강요받았다"는 내부 직원의 양심 선언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안전관리팀 비리와 관련해 KBS는 '10명 인사조치' '검찰조사 의뢰'라는 1차 감사 결과와는 달리 2차 감사에서 징계의 범위와 강도를 대폭 축소한 것에 대해 "보다 심도있는 감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핵심 인물인 최우식 안전관리팀장이 제보자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 △실제로 1차 감사에서 최씨의 '허위 진술 주도' 사실이 밝혀졌으나 최씨의 직위가 유지된 채 감사가 진행된 점 등을 근거로 KBS 안팎에서는 감사결과 왜곡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미디어행동은 9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 안전관리팀 최우식 팀장을 비롯한 9명에 대해 배임수재, 업무상 배임, 업무방해,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곽상아
안전관리팀 비리와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청원경찰 김모씨는 4일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국감 증인채택은) 개인적으로 심히 부담스럽고 어려운 자리이며 우리 부서와 회사에도 상당히 난감한 일"이라면서도 "부정한 지도자(최 팀장)는 이제 더이상 안 된다"며 2차 감사에서 거짓 증언을 강요받았다고 폭로했다.

"잘못을 저지른 한 사람(최 팀장)을 살리기 위해 (1차 감사에서) 사실을 이야기한 사람들은 매도됐고 그것도 모자라 반·조장, 심지어 대장까지도 조회시간을 통해 정신교육을 하며 '우리를 살릴 분은 오직 우리의 선장님(최 팀장)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모두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가려는 일을 서슴치 않고 행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 노력 덕에 많은 수의 대원들이 지시를 잘 따랐고 자기의 양심을 쓰레기통에 내던져 버렸다"며 "본사의 반·조장들은 이제라도 진실을 이야기해야 하며 지금껏 행했던 진실 은폐작업도 멈춰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잘못된 충성으로 보답하는 것은 위만 쳐다보며 눈치나 보는 비겁한 행동이며 동시에 반·조장의 지시를 믿고 따르는 부하 직원들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더이상 엉뚱한 정신교육이나 위증 강요로 대원들을 혼란에 빠뜨리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후배들 보기 창피하지도 않느냐"며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믿고 따를 수 있는 지휘관의 모습을 한번이라도 보여달라"고 밝혔다.

그는 "본사 및 지방의 대원들도 검찰 조사가 시작된 이 시점에서는 조용하게 현재에 안주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과감하게 진실을 이야기해야 하며, 모든 것을 정상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며 "힘에 눌려서 악에 굴복하지 마시고 이제는 우리 스스로 일어서야만 한다. 당신의 용기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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