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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도 눈쌀 찌푸리는 인수위 '말'의 혼란[기자칼럼] 인수위는 대통령직 인수를 위한 한시적 조직일 뿐
안현우 기자 | 승인 2008.01.10 17:18

현재 대한민국의 눈과 귀가 쏠린 곳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10년만의 정권교체’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에 따른 국가 정책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는 일련의 흐름을 반영한 결과라고 판단된다.  인수위원회 또한 정부조직 개편, 조세 정책, 언론정책 등 민감한 영역에서의 정책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인수위로 향하는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10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두 개의 기사는 인수위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문제제기의 단초를 나타내고 있어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은 이 기사를 작게 다뤘지만 인수위와 다른 한나라당의 반대 입장을 전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 지난 8일 문광부의 인수위 업무보고를 앞두고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안현우  
   
조선일보는 이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를 1년간은 내리지 않겠다는 인수위의 입장과 관련해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의 반대 입장을 전했다. 이 의장은 "인수위 방침에 대해 1년 뒤에 한다는 얘기는 적절치 않다. 빠져나갈 사람을 나가게 해주면 오히려 주택가격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인하는 이명박 당선자의 공약 사항이다.

이 의장은 차기 이명박 정부에서 진행될 당정협의의 한나라당측 핵심이 되는 인물이다. 인수위와 다른 이 의장의 입장 표명을 인수위와 한나라당의 불협화음으로 해석하기는 아직 곤란한 점이 많다. 다만 앞서 나간 인수위의 활동 반경을 나타내고 있음이 적당할 듯싶다.

조선일보 기사에서 또 한가지 확인할 수 있는 건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인수위에 대한 볼멘소리다. 조선은 6면 <인수위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라, 한나라 쓴 소리>에서 "9일 한나라당 최고 중진회의에서 ‘최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조율되지 않은 정책들이 인수위 관계자들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것’을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김형호 인수위 부위원장을 상대로 지적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문이 더해졌다고 한다.

   
  ▲ 조선일보 2008년 1월10일자 6면.  
 
결국 이러한 문제제기는 인수위의 역할, 위상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데, 최근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발언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인수위원장은 지난 8일 문화관광부 업무 보고에 앞서 “인수위 업무는 과거 5년간 국정운영을 보고 받고 평가해서 향후 국정운영 과제를 도출하고 청사진을 그리는 것이다. 문광부의 본래 업무를 토론하는 당정협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심도 있게 이야기하자"고 주문했다. 인수위를 당정협의의 한 축으로 설정하고 있음을 일정하게 시사하면서 한나라당이 쓴 소리에 나선 까닭이 설명된다. 한나라당의 자리는 없기 때문이다.

원래 인수위는 법정기구가 아니다. 권력 이양에 따른 한시적 임시 조직일 뿐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김영호 언론연대 대표의 칼럼은 인수위의 위상과 현재 활동과 관련된 문제점을 정리하고 있다. 노컷뉴스에 게재된 칼럼을 인용해 본다.
 
[인수위가 할 일과 안할 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란 당선인을 보좌해 대통령직 인수를 위해 필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한시기구이다.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설정하기 위해 부처별로 조직-기능을 점검하고 예산현황을 파악한다. 또 대통령 취임행사도 준비한다. 쉽게 말해 정권을 인수하기 위해 부처별 업무를 파악하고 준비하는 기능을 가졌다.

그런데 "무엇 무엇을 한다"는 소리가 너무 많이 쏟아진다. 부처 통-폐합을 통해 대대적인 정부조직개편을 단행한다고 한다. 이 문제는 국민적 논의를 거쳐 합리성-타당성을 도출한 다음 추진할 일이다. 또 법개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독단적으로 밀어붙일 성질이 아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권한도 없는 구정권의 관료조직과 티격태격하는지 모르겠다. 정책방향을 놓고도 너무 앞서간다. 산업자본에게 은행소유를 인정한다. 대학입시를 대학에 맡긴다, 부동산 거래세를 인하한다, 유류세를 내린다 등등이 그것이다. 이러니 신용불량자에게 공적자금을 투입한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뒤집는 일이 생긴다.

정책오류가 있다면 정권이 출범한 이후에 교정하면 된다. 인수위는 정책을 집행할 권한이 없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책실패를 은폐하려고 관련서류를 파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10년만의 정권 교체’를 이뤄낸 이명박 당선자와 그리고 현재 권력 인수에 나선 그들로선 해야 할 것이 많을 것이며 쏟아내야 할 것이 많을 게다. 하지만 인수위의 활동 영역을 넘어선 무수한 말들은 혼란만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향후 이명박 정부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언론계는 인수위가 내놓은 신문법 폐지, 신문방송겸영허용, 방송사 민영화 등의 안으로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한편에선 ‘일희일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2월 출범해서야 무수한 말들의 혼란을 거둬낸 분명한 안이 정리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그 때까지 무수한 말들의 혼란을 들어주는 불편을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안현우 기자  adsppw@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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