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페셜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듭니다. 이번 타블로 학력논란에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 역시 그것을 보고 넓게 보지 못했던 자신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타블로 학력논란에 대하여 자신의 상식에만 기대어 판단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 같구요. 거두절미하고 타블로에 대한 사과부터 하고 시작해야 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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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타블로 학력논란에 대해서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사람들이 많습니다. 타블로에 대한 학력의혹을 가졌다가 아님이 밝혀지자 자존심 때문에 결과를 수긍하지 못하고 또 다른 의혹거리를 들먹이며 집착하는 사람들이 그렇고, 자신은 의혹만 가졌을 뿐 악플은 달지 않았다고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들이 그렇고, 자신은 타블로의 편에서 타블로를 믿었다는 데에 승리자의 기분을 느끼며 타블로에 대해 학력의혹을 가진 사람들을 무조건 비난하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난 타진요가 아니라서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 저 역시 타진요가 아닙니다. 타블로 학력논란에 대해서 악플은 커녕 댓글을 달아본 적도 없습니다. 전 오히려 이해할 수 없는 의혹들이 있기는 했지만 학력 자체에 보다는, 병역기피에 대한 의혹과 언론의 타블로에 대한 일방적인 옹호, 법무법인 강호의 협박에 더 관심이 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타블로 학력논란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끼고 사과를 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나지 못했던 제 자신에 대해서 반성을 하고, 타블로 학력논란의 핵심인 상식의 엇갈림을 이해하지 못함에 따라 왜 의혹을 해소하지 않느냐고 타블로를 몰아세우며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해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타블로 학력논란의 핵심은 타블로와 타진요(혹은 악플러)의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MBC 스페셜은 그것을 정확하게 짚어내어 보여주었는데요. 사실 저는 MBC 스페셜이 타블로 학력논란에 대해서 방영한다고 할 때 그 기획의도가 사회적 현상에 초점을 맞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혹의 해소가 목적이 아닌 타블로 동정론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우려했었습니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학력의혹 해소는 물론 저의 짧았던 생각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들어 버렸는데요.
2010/06/12 -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들] - 타블로, 늑장대응으로 의혹키운 이유
그렇게 타블로의 상식, 대중들의 상식들이 서로 어긋난 채, 각자의 입장에서만 그것을 생각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현재 결과적으로 타블로의 학력이 진실이었기 때문에 현재 의혹을 제기했던 대중들이 질타를 받고 있지만, 이번 타블로 학력논란의 핵심은 바로 그런 상식의 엇갈림이었습니다.
의혹 제기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의혹 제기가 되지 않은 한 우리 사회는 발전할 수가 없지요. 하지만 우리가 여전히 자신의 상식에만 기대어 생각하고 반대편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한, 이번 타블로 학력논란과 같은 일은 언제고 다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타블로 학력논란을 사회적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우리 스스로가 무의식적으로 그런 현상에 휩쓸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겠지요.
또한 타블로를 믿고 타블로의 편에서 타블로를 옹호하기만 했던 사람들도 타블로의 학력이 진실이었다는 사실에만 주목해서 승리자라는 도취감에 무작정 학력의혹을 가진 사람들을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은 타블로의 학력이 진실로 밝혀졌다고 타블로가 승리자가 된 것이 아닌 것처럼, 승리자도 패배자도 없이 씁쓸한 결과만 낳은 타블로 학력논란에 대한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P.S> 이중국적에 의한 병역기피 논란에 대해서는 다음 주 방송을 보면 알게 되겠지요. 이것 역시 일단은 학력논란처럼 오해를 비롯한 문제일 여지에 대해서도 감안하고 기다려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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