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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귤 상자 뭐 들었나" 의혹제기에 된서리차떼기당 과거 전력 부각돼…여야 없이 "그럼 뭐가 들었겠나" 반박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11.12 17:38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청와대가 평양으로 귤 200t을 보냈다. 지난 남북 정상회담 당시 송이버섯 선물에 대한 답례다. 중앙일보는 "지금이 북한에 귤 보낼 때인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의심 받을만한 위험한 불장난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홍 전 대표의 발언은 보수·진보를 불문하고 정치권의 빈축을 사고 있다.

11일 오전 청와대는 "오늘 아침 8시 우리 군 수송기가 제주산 귤을 싣고 제주공항을 출발해 평양 순안공항으로 향했다"며 "평양으로 보내는 귤은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북측이 송이버섯 2톤을 선물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남측이 답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2일자 중앙일보 사설.

청와대의 귤 선물 소식에 중앙일보는 비판에 나섰다. 12일자 중앙일보는 <지금이 북한에 귤 보낼 때인가> 사설에서 "북한에 귤 200t을 보낸다는 정부 발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며 "지금이 그럴 떄냐는 의문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9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한이 송이버섯 2t을 선물했던 터라 이에 대해 답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매사에는 때가 있다. 작금의 한반도 주변 상황을 둘러보면 또다시 얼어붙을 기미가 역력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이런 상황에서 불쑥 귤을 보내면 그렇지 않아도 우려되는 한·미 간 불협화음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쪽 방문이 이뤄질 경우를 대비해 한라산 헬기장을 점검하겠다는 제주도 측 방침도 너무 앞서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이달 중 처리가 예상되는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등을 둘러싸고도 남북, 북·미 간 대립이 거세질 공산이 크다"며 "이런 만큼 북한과의 교류 등도 상황을 봐가며 조심스레 추진하는 게 옳다. 뜬금없이 저질렀다간 동티 나기 마련"이라고 우려했다.

▲홍준표 전 대표 페이스북. (사진=페이스북 캡처)

11일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으로 가는 귤 상자에 어떤 것이 들었을지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DJ 시절에 청와대 고위층이 LA친지를 일주일 정도 방문하면서 난 화분 2개만 가져갔다고 청와대에서 발표했으나 트렁크 40여개를 가져간 사진이 들통나 우리가 그 트렁크 내용물이 무엇이냐고 아무리 추궁해도 답변 않고 얼버무린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그들은 그렇다"며 "과거에도 북으로부터 칠보산 송이 선물을 받은 일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답례로 선물을 보낸 일은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이 정권의 속성상 대북제재가 완강한 지금 그런 형식을 빌려 제재를 피해 갈려는 시도도 있을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 아마 상식일 것"이라며 "의심 받을 만한 위험한 불장난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비난했다.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럼 뭐가 들어 있어요, 그 안에"라고 반문하며 "뭐 하신 분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하는데"라고 홍준표 전 대표의 의혹제기를 반박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어떻게 이런 상상(홍 전 대표의 의혹제기)과 말을 할 수 있을지"라며 "이것은 아마도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말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홍준표 전 대표가) 너무 나갔다고 확신한다"며 "귤 상자에 무엇이 들어있나를 의심한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밝히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차라리 귤을 보내는 것을 노골적으로 반대하지 이런 얄팍한 의혹을 제기하면 국민을 현혹시키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귤로 핵폭탄은 못 만든다"고 비판했다.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 이 대표는 "홍준표 전 대표는 '귤 상자 속에 귤만 들어있다고 믿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되겠냐'며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며 "이번 논란은 선물조차 공연한 시빗거리로 만드는 대북제재의 비현실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수진영에서도 홍준표 전 대표의 의혹제기에 '너무 나갔다'는 반응이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홍 전 대표의 그런 표현은 좀 과도하다고 본다"며 "그건 그냥 그런 의혹을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쪽의 넘겨짚는 식의 것은 분명히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과거의 대북 교류, 대북 경협에 있어 불투명했던 적이 많았다"고 수위를 조절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국 정부가 북한에 귤을 보낸 것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홍 전 대표는 귤 외에 돈다발도 포함돼 있는 것처럼 말한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대선후보까지 한 사람이 유언비어를 유포할 수 있나"라며 "귤 박스에 무엇이 더 들어있는지 밝히지 않으면 이는 명백히 유언비어 유포"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은 11일 <귤 상자에 사과라도 넣었단 말인가> 논평을 통해 "홍 전 대표의 시각이 독특하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귤 상자를 보낸다고 하니 과거 기득권 부패 정치인들이 사과 박스에 돈을 넣고은밀한 거래를 했던 것처럼 검은 돈이라도 넣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가, 아니면 귤 상자에 사과라도 들어있단 말인가"라며 "중국방 미세먼지가 시야를 흐리게 하고 홍 전 대표의 카더라 통신이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은 "홍 전 대표가 정부여당에 제대로 된 비판을 해도 그 진의를 의심하는 국민들이 많을 텐데, 이런 식의 비판은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며 "정부여당에 대한 정상적인 비판마저도 홍 전 대표의 입을 거치면 희화화되고 정부의 지지율은 상승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명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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