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전 뉴스의 악몽이 MB 정권 들어서 더욱 기세등등해지고 있습니다. "배추 가격이 높으니 이제부터 내 밥상에는 양배추를 올려라"는 한 나라 대통령의 지각없는 한 마디에 탄식이 절로 나는 국민들과 그런 국민들이 한심스럽다는 SBS 뉴스의 클로징 멘트는 2010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마리 앙트와네트를 닮고 싶었을까?

프랑스 대혁명을 촉발한 마리 앙트와네트는 먹을 빵이 없어 굶주리는 백성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느냐"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물론 폭동을 일으켰던 백성들이 하나의 명분으로 만들어낸 이야기일 뿐이라고 하지만, 굶어가는 국민들과는 상관없이 사치가 극에 달했던 왕족에 대한 분노는 프랑스에 대혁명을 불러왔습니다.

2010년 대한민국에서 배추는 한 포기에 1만 2000원, 쪽파 한 단에 1만 2000원, 양배추 한 포기에 1만원씩 합니다. 이런 황당한 상황에 대통령은 배추가 비싸니 내 밥상에는 양배추 김치를 올리라는 말로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없고 김치가 비싸면 좀 더 싼 걸로 대신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발상은 당혹스럽게만 합니다.

수천 억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여당의 전 대표는 버스요금이 한 70원 정도 하는 것 아니냐는 말로 서민들과의 괴리감만 심어주더니, 돈 많은 그들의 정치는 그들만을 위한 정치였음을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김치가 먹고 싶고 비싸다고 한다면 조금 싼 양배추라도 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발상은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가진 이가 할 수 있는 발언은 절대 아니지요.

실무를 담당하는 정승 농림부 차관이 '배추 한 포기 덜 김장하기 운동'을 대안이라고 내놓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양배추 김치' 발언은 당연합니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서민들과는 동떨어진 정책들만 양산하고 자신들만을 위한 정치를 하는 그들에게 이런 발상은 지극히 당연할 뿐입니다.

부자 당이라 욕하면 시장에 나가 할머니에게 목도리 둘러 주는 그들의 '정치 쇼'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뭐 분노할 힘도 없는 게 현재 대한민국의 실상입니다.

산지에서 배추밭 한 평에 7천 원 하는 가격이 왜 시장에서 3포기 4만원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고, 배추 김치가 비싸면 양배추 김치 먹자는 발상은 근본적인 해결에 대한 고민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는 한심한 정치의 끝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치를 하면서도 그들이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이유를 SBS는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요즘 김치대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대통령이 김치 대신 양배추 김치를 식탁에 올리라고 했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물가를 잘 모르고 엉뚱한 말을 했다는 건데, 설혹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렇게까지 해석하고 논란으로 볼 일인지는 의문"


마치 땡전 뉴스를 연상하게 하는 80년대의 뉴스를 보는 듯합니다. 잘못에 대한 정당한 비판마저도 국민들을 정신 나간 악플러 정도로 취급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뉴스를 마무리하는 멘트로 MB 찬양을 하며 그런 MB에 바른 소리를 하는 국민들을 정신 나간 존재로 취급하는 것이 2010년 대한민국의 언론의 현실입니다.

낙하산 타고 MBC를 장악한 김재철은 MB 정권의 눈엣가시인 시사 보도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폐지하고 그 자리에 말도 안 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처하면서도 당당합니다. 정당한 명분도 없이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시사 프로그램을 없애는 작태를 보이는 그에게서 공영방송을 논하는 것조차 사치임은 분명하겠지요.

"한우가 비싸면 미국 소 먹으면 되고, 수해가 나면 반 지하 없애버리면 되고, 배추가 비싸면 양배추 먹으면 그만"이라 생각하는 그들에게 근본적인 정책도 방법도 필요 없습니다. 그들이 정권을 잡은 이유는 오직 가진 자들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던가요?

집권 초기에나 나올 법한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는 MB의 구호는 MB 정권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임을 스스로 자임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어떻게 해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고 하듯, 4대강 밀어붙이고 조중동에 종편 넘기면 그들이 할 일은 모두 마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한심한 정권은 한심한 우리가 만든 결과입니다. 더 이상 이런 한심한 정치를 하는 이들이 나오지 않도록 국민들이 깨어나지 않는다면 이는 다시 부메랑처럼 돌아와 우리 목을 조여 올 것입니다. 바보 만들기에 전력을 기울이는 정권에 맞서는 방법은 하나 밖에는 없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잘못을 바꾸려는 노력만이 어긋난 대한민국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