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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하드 카르텔, 반인권 카르텔[도우리의 미러볼] 돈을 지불하고 쾌락을 얻었다
도우리 객원기자 | 승인 2018.11.10 11:52

한국사이버성폭력센터의 지속적인 고발과 뉴스타파와 셜록 측의 보도로 ‘웹하드 카르텔’이 공분을 사며 전국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하지만 핵심적인 문제는 공론화가 덜 되고 있다. 시민들의 분노가 주로 양진호 회장, 그리고 웹툰 <송곳>의 모델 김경욱 씨 개인의 엇나간 도덕성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양진호 회장은 사소한 이유로 전 직원을 불러 심한 폭력을 가하고 ‘기념품’ 영상을 남기는가 하면 불륜이 의심되는 사람에게 가래침을 뱉어 먹게 하고, 구두까지 핥으라고 했다. 정부와 수사기관도 절대 해선 안 되는 직원 휴대폰 무차별 해킹까지 했다. 이외에도 임직원들에게 자기 입맛대로 염색하게 만들고, 석궁과 일본도로 살아있는 닭을 잡게 했다. 또 억지로 술 먹이고 화장실을 못 가게 하는 등 각종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양 회장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많은 시민과 몇 언론들은 ‘사이코패스, 의처증, 악마’로 지칭하며 한 개인의 도덕성을 규탄했다. 하지만 양 회장의 행동들은 어느 정도 예정된 일이었다. 웹하드 카르텔, 즉 반인권 카르텔의 정점에 있는 자였기 때문이다.

몰카제국의 황제 양진호 <뉴스타파> 보도(사진=뉴스타파 유튜브 캡쳐)

단적으로, 직원 폭력 동영상과 직원 휴대폰 해킹은 리벤지 포르노와 몰래카메라와 얼마나 다른가? 양 회장이 얻은 쾌락과 남성들이 불법 촬영물을 소비하며 얻은 쾌락은 얼마나 다른가? 모두 타인의 인권을 무단으로 침범하고 그 고통을 쾌락 삼는 ‘반인권성’에서 본질적으로 같다. 자기 입맛대로 염색을 가하고, 음식을 먹게 한 다른 행위들도 마찬가지다.

<혐오와 수치심>의 저자 마사 누스바움이 꼽은 7가지 대상화 사고방식(도구성, 자율성의 부정, 비자발성, 대체가능성, 신체 침범 가능성, 소유, 주체성 부정)에 모두 해당한다. 결국 양 회장은 인간의 고통을 기반으로 권력을 얻었을 때, 반인권성이 어디까지 자행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실제로 양 회장은 직원 해킹 프로그램을 폐기하려고 했더니 화를 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보는 것에 대해 철저히 무감각한 모습이다.

또 불법 영상을 필터링하는 업체 ‘뮤레카’에 유명 웹툰 <송곳>의 실제 모델인 김경욱 전 이랜드 노조위원장이 법무 이사로 재직한 사실은 시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김 씨는 2016년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입하려고 했을 정도로 진보의 상징이었다. 심지어 그는 적극적으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법적 분쟁까지 처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실상 김 씨의 연루도 어느 정도 예정된 일이었다. 그는 과거에 꾸준히 데이트폭력 건으로 문제 제기 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여성을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는 ‘선택적 인권, 선택적 진보’는 결국 ‘반인권, 반진보’나 다름없다. 결국 김 씨가 웹하드 필터링 업체 법무 이사로 재직했다는 것은 상징적이다. 많은 진보인사들이 오히려 그동안 진보의 이름으로 여성에 대한 대상화와 폭력을 묵살하며 ‘필터링’ 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씨의 웹하드 카르텔 연루는 보수 진영보다 도덕성이 앞선다고 자부했던 진보 진영 역시 반인권 카르텔에 깊숙이 개입해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다.

몰카제국의 황제 양진호 <뉴스타파> 보도(사진=뉴스타파 유튜브 캡쳐)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웹하드 카르텔은 한국 남성들이 공범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양 회장 폭력에 격분하면서도 ‘야동은 계속 봐야 한다’, ‘성인 남성으로서 웹하드 이용은 어쩔 수 없었다’는 주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다시 강조하건대, 양 회장의 폭력과 엽기 행각은 불법 촬영물로 대표되는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연동돼 있다. 단지 양 회장이 남성에 대해서는 성적 착취만 하지 않은 것뿐이다.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천만 회원들은 반인권을 다운받고, 반인권에 돈을 지불하며. 반인권에 쾌락을 얻었다. 불법촬영물을 본 이들은 양 회장의 부를 늘려준 것과 동시에 우리 사회 속 반인권의 지분을 늘려준 것이다. 반인권을 통해 돈을 벌고 반인권 행위로 쾌락을 얻은 양 회장의 행태와 그 뿌리는 같다.

“어떻게 보면 이 사람의 인격이나 인권을 말살한 것이 우리 인류사회에 대한 어떤 테러일 수 있다.” 이윤호 동국대 사법경찰대학원장이 양 회장의 폭력에 대해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우리가 양 회장의 폭력에 고통을 느끼고 분노한 것은, 감정이입 차원 이상이었다. 모두 똑같이 공유하는 인격과 인권이, 무참히 찢기고 침이 뱉어지는 것을 목도한 일이었다. 이번 웹하드 카르텔 청산은 그 폐허를 다시 복구하는 작업이다. 궁극적으로 차별금지법 제정과 폭력을 내면화하는 가정 내 체벌 전면 금지를 명시하는 데까지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도우리 객원기자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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