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1주년이 되가는 시점, 많은 출연자들이 이승기를 칭찬하기 바빴습니다.
조형기도 그렇고, 최화정도 그렇고 강호동이 성공하는 이유는 바로 "이승기" 때문이라면서 이승기 효과에 대해서 칭찬했지요. 그러면서 강호동은 이승기를 붙잡아야만 마치 성공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띄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들에 대해서 반응이 각각 다릅니다. 이승기가 강심장에 있어서 해가 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마치 강심장에서 이승기가 전혀 얻은 게 없는 것처럼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지요. 그런데 정말로 이승기가 강심장에서 얻은 게 없고, 강호동도 얻은 것이 없는 것일까요?

연예계에서 살아남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바로 "어떤 조화"를 이루느냐는 것입니다. 2000년대 초 최강이자 예능계에서도 거의 최고로 꼽혔던 조화는 "강호동-유재석"의 조합이었습니다. 힘과 약간의 모자람을 강조한 강호동의 캐릭터, 힘은 약하지만 강호동의 허를 치는 유재석의 조합은 사실상 여태껏 봐왔던 조합 중에서도 최고라고 여겨왔습니다.

사람들이 제일 좋아한다는 "톰과 제리"의 조합이었죠. X맨까지 최상의 전성기를 누리다가 이들은 각자의 길을 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러면서 각자 또 하나의 조합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는데, 그게 바로 "유라인"의 유재석-박명수 조합 (1인자와 쩜오의 조합) 그리고 "강라인"의 강호동-이승기 조합입니다.

유재석 측은 박명수가 악동의 역할이고 강호동 측은 강호동이 악동인 셈이지요. 이 둘의 조합으로 인해서 둘 다 최고의 효과를 보게 됩니다.

종종 박명수는 방송에서 호소합니다. 방송 이미지 때문에 유재석만 좋게 보이고 온갖 욕은 자신이 다 먹는다구요. 방송 봐도 다 자기 욕만 보인다는 박명수는 사실상 악역을 자처하기에 오해도 많이 샀지만, 실제로는 그게 아니었기에 이미지를 회복한 케이스이지요. 박명수가 독하면 독할수록 유재석의 선함과 성실함이 더 돋보인 면도 있습니다.

강호동 이승기 측도 마찬가지에요.
그러나 강호동 측은 이승기가 더 이익을 많이 얻고 있는 편입니다. 실제로 강심장이 폭로 중심의 토크쇼이기는 하지만 모든 강력한 질문, 캐내기, 파고들기 등은 이승기가 아니라 강호동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모자라고 약간의 무식함을 보여주는 캐릭터도 강호동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강호동이 무너지면 무너질수록, 독해지면 독해질수록 승기의 이미지는 더 좋아지는 역효과 현상이 나는 것이지요. 실제로 유재석과 함께 이승기는 바른 생활 이미지와 왠지 선하고 착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미지 메이킹에 강호동이 크게 기여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승기는 비교적 안전하게 예능을 배운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막말로 총알받이는 강호동이 다 해주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어떤 순간에 적절히 끼어들어야 하는지도 배우고 그렇게 해서 하나하나씩 MC의 길을 배워나가고 있는 입장에 있습니다.

또한 자기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라기보다는 아무래도 강호동의 이름을 내걸고 강호동의 뒤에서 메인보다는 "보조자"로 시작했기에 위험부담도 덜한 것이지요. 실제로 게시판이나 이런데 보면 누구에게 온갖 욕을 다 하고 책임부담을 묻고 있나요? 이승기보다는 강호동이에요. 이승기도 자기 노력을 하고 발전을 하겠지만 강호동의 그늘 안에 있어서 보호받고 있다는 면도 확실히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승기가 강심장에서 1년 여간 MC를 보면서 그는 선한 이미지도 얻었고, 예능감도 얻었고 게스트를 유도하고 이끄는 법도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예능감이 없이 그냥 "띄워주는 경향" 이 많았던 반면, 이제는 강호동을 되받아칠 줄도 알고 강호동을 게스트와 함께 놀릴 줄도 아는 MC계의 재목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느낍니다.

이번에 리지 출연했을 때도 리지가 "제 마음을 어떻게 아세요?"하고 질문하자 옆에 있던 이승기가 "여자의 마음을 그렇게도 모르세요?"하고 질문하는 애드립 실력을 보여준 것도 이승기가 많이 커왔다는 증거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승기가 강호동과 강심장을 함께 하기에 이승기가 손해보고 있다고 느끼거나,
오히려 강호동을 살려주는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이승기는 강호동의 도움을 많이 받고 그 효과를 많이 누리고 있는 입장입니다.

오히려 이승기는 강호동보다는 유재석과 더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너무 이미지가 겹치기 때문에요. 박명수, 김종국이 강호동과 맞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이승기가 여기까지 온 데는 강호동의 힘이 크고 그의 희생이 큽니다.
그가 이승기를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고, 위험부담이 있는 역할은 도맡아하며 이승기의 총알받이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줬기에 이승기의 이미지도 플러스되고, 예능감도 얻고 MC의 재능도 키우고 있는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승기가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 강호동의 노력이 인정받지 못하는 게 아쉽게 느껴지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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