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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블로그와]하재근의 TV이야기
하재근 | 승인 2010.09.30 08:23

많은 사람들이 <슈퍼스타K>를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오인한다. <슈퍼스타K>를 향한 많은 비판들은 이것과 관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을 단지 오디션이라고만 생각해서 합리적으로 오디션을 보라고 비난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왜? <슈퍼스타K>는 오디션만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슈퍼스타K>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슈퍼스타K>의 어떤 성격이 지금과 같은 기적적인 성공을 가능케 했을까?


- 안타까움과 감동, 강력한 리얼버라이어티 캐릭터쇼 -

단지 노래 잘 하는 사람들이 차례차례 등장해 노래를 부르고, 심사를 거친 후 합격자를 발표하는 건조한 형식이었다면 지금의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시청자는 오디션이 아니라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 자체에 몰입했다. 그것은 <슈퍼스타K>가 강력한 리얼버라이어티 캐릭터쇼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슈퍼스타K>의 진짜 정체다.

   
   
이 프로그램에는 단지 스타 지망생이 아닌 ‘사람’이 등장한다. 이것이 중요하다. 살과 피를 가진, 뜨거운 눈물을 가진, 각자의 사연이 있는 진짜 사람들. 그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꿈을 들려준다. 노래는 그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몰입한 것이다.

<슈퍼스타K>는 시즌 1 당시부터 참가자의 오디션 모습과 그 사람의 인터뷰, 실제 생활을 교차편집해서 보여줬다. 마치 인간극장 같은 느낌이었다. 이것을 통해 시청자들이 그 참가자의 당락에 깊은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다.

부각된 참가자들은 개성이 넘쳤다. 시즌 1 당시엔 장애인, 트랜스젠더, 가정폭력의 희생자, 기획사로부터 착취당했던 지망생 등이 등장해 화제를 낳았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시즌 2에도 왕따의 희생자인 장재인, 아픈 개인사를 가진 김보경, 이기적으로 비친 김그림 등 캐릭터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캐럭터 하나하나에 몰입하며 때로는 열렬한 지지, 때로는 격렬한 분노를 터뜨린다.

시청자들이 리얼버라이어티에 몰입하는 이유는 그것이 ‘리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때문에 <패밀리가 떴다>는 조작 논란 이후 리얼에 대한 신뢰가 깨지며 몰락하고 말았다. <슈퍼스타K>는 시즌 1과 시즌 2 모두 리얼의 결정판을 보여주고 있다. 정말로 진심을 담은 참가자들이 인생을 걸고 참가해 너무나 리얼한 희로애락을 펼쳐 보이는 것이다.

리얼도 보통 리얼이 아니라 ‘절박한’ 리얼이다. 참가자들은 인생을 걸었기 때문에 절박하다. 그래서 합격했을 때의 환희도, 떨어졌을 때의 아픔도 더욱 강렬하게 부각된다. 건조한 오디션 참가자가 아닌, 사연과 개성을 가진 뜨거운 사람의 절박한 희비극에서 시청자는 감동과 안타까움을 느낀다. 김보경이 탈락한 것에 네티즌이 격렬히 반발하며 안타까워한 것은 이런 구조에서 가능했다. 시즌 1에서도 김현지가 탈락했을 때 비슷한 반응이 있었다.

<슈퍼스타K>를 더욱 흥미롭게 하는 것은 ‘우연’과 ‘부조리함’이다. 역시 리얼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스포츠경기에서 수많은 우연과 부조리함이 나타나는 것처럼 <슈퍼스타K>도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일 수밖에 없는 심사위원들의 한계, 실수가 부조리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단순 오디션을 넘어선 팀별 미션 과정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우연적 요소들이 시청자들의 탄식을 자아낸다.

합리적인 오디션이라면 이런 문제들을 배제해야 한다. <슈퍼스타K>는 절대로 그러지 않는다. 리얼버라이어티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불합리한 오디션이라고 분노한다. <슈퍼스타K>는 그러한 분노까지를 자양분으로 거대한 성공을 일구어냈다.

도전과 성공, 성취는 요즘 리얼버라이어티의 핵심적인 트렌드다. <무한도전>은 레슬링에 도전했고, <남자의 자격>은 합창단에 도전했다. <슈퍼스타K>는 그 자체로 거대한 도전, 성공드라마다. 참가자들이 인생을 걸었기 때문에 그 감동이 더욱 배가된다. 여기에 캐릭터와 해프닝의 조합 속에서 탄생하는 웃음이 있다. 생생한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안타까움, 감동, 웃음의 리얼버라이어티쇼.

거기에 오디션이라는 기본토대는 요즘 연예인지망생 공화국 소리를 듣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자극한다. 엠넷은 <슈퍼스타K> 시즌 1의 우승자인 서인국을 지난 1년간 확실히 밀어주면서 젊은이들을 들뜨게 했다. 이런 전략에 <슈퍼스타K> 시즌 1이 거둔 엄청난 성공의 홍보효과가 맞물려 이번 시즌 2의 더욱 거대한 성공을 가능케 한 것이다.


- 슈퍼스타K 무자비함의 희생자 김그림 -

   
   
이번 <슈퍼스타K 2>를 통해 참가자인 김그림은 시청자들에게 거의 톱스타급으로 욕을 먹었다. 프로그램 속에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 2>는 그녀의 행동을 세세히 편집해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꼭 그래야 했을까? 인생을 걸고 절박하게 도전하는 곳이다. 사람이 절박하면 자기입장을 강하게 주장할 수도 있다. 그걸 꼭 그렇게 보여줘서 출연자를 네티즌의 먹이로 던져줘야 했을까?

이것이 <슈퍼스타K>의 무자비함이다. <슈퍼스타K>는 어떻게든 캐릭터와 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시즌 2에서 그런 성격이 더욱 강화됐다. 그 과정에서 출연자의 명예가 손상되거나 사생활이 침해되는 것은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 때로는 작위성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강렬히 몰입되는 분위기에서 다양한 캐릭터가 나타난다면 반드시 어떤 캐릭터는 대중의 질타를 받게 되어있다. <슈퍼스타K>는 그러거나 말거나 캐릭터를 강화하고 대중의 격렬한 반응을 유도한다. 심지어 러브라인까지(!) 시도한다. 이런 무자비함이 <슈퍼스타K>를 강력하게 만든 또다른 요인이라고 하겠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하재근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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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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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선 2010-09-30 12:09:51

    장안의 화제를 심도있는 분석으로 해설해주셨네요..참 재미있는 프로그램인것은 사실이나 출연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이 소도구로 취급 받는 인상을 주는건 아쉬움으로 남네요. 젊은이들의 꿈의 여정을 조금은 긍적적이고 감싸 안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느낍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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