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촛불혁명으로 전에 맞지 않았던 뭇매를 맞았다. 권력과 결탁하여 진실을 숨기고, 정의를 외면한 언론은 광장에서 비판받고 심지어 쫓겨나기까지 했다. 언론들은 당황했다. 특히 공영방송들은 더했다. 대중에 대한 영향력이 큰 방송매체들의 권언유착은 특히 폐해가 컸고, 그만큼 시민들의 거부감도 클 수밖에 없었다.

촛불집회가 시작된 지 벌써 2년, 언론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뭔가 변한 것 같기는 하지만 본질은 여전하다는 것이 시민들의 시각이다. 물론 방송의 경우 전보다 달라지고 좋아진 것도 분명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명박근혜 정부 때 사라졌거나 혹은 제 역할을 하지 않던 시사 프로그램들이 부활하거나 새로 생겨나, 뒤늦은 시사 전성시대를 열고 있단 점이다.

다만 그런 방송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통 시청률이 오르지 않는 현상이 뚜렷하다. 당연히 언론에 대한 신뢰 역시 크게 나아진 부분은 없다. 특히 경제 분야에 있어서 언론은 거의 노골적인 왜곡을 일삼고 있다. 최저임금과 고용문제 그리고 최근의 부동산 대책까지 언론은 교묘하고, 집요하게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KBS 1TV <저널리즘 토크쇼 J>

<저널리즘 토크쇼 J>가 이번 주 다룬 것은 두 가지 주제였다. 정부가 전력을 기울인 부동산 대책에 대한 보도에 두세 명씩 등장하는 소위 부동산 전문가들의 정체를 파헤치는 것과,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의 황제 보석에 대한 언론의 외면이었다. 두 주제가 모두 중요하고도 심각한 문제이다.

먼저 <저널리즘 토크쇼 J>가 파헤친 부동산 전문가들의 실체부터 들여다본다. 언론이 부동산 대책을 보도하면서 인용하는 소위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미는 한마디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고 볼 수 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그들이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라 사실은 ‘투자 전문가’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본질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목적으로 한다. 당연히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노력과는 대립할 수밖에는 없다.

언론이 투자 전문가를 부동산 전문가로 둔갑(?)시키는 이유는 두 가지다. 언론으로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말을 대신해줄 전문가가 필요하고, 돈도 받지 않고 인터뷰에 시간을 투자하는 전문가들은 그로 인해 저명성을 획득한다는 것 때문이다. 그들이 방송 뉴스 등에서는 중립적인 발언을 하지만 종편 등 매체에서는 전혀 다른 말을 하는 이유인 것이다.

KBS 1TV <저널리즘 토크쇼 J>

이날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출연한 민언련의 김언경 사무처장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언론 속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 가지 부류였다. 금융업계 내 부동산 전문가, 금융업계 종사자, 부동산 관련 교수 등으로 “부동산이 반드시 잘돼야 하는” 입장에 선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언론에 인용되는 빈도는 신문의 경우 81.8%, 방송 87.5%로,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문가 발언을 도맡아 하고 있다.

<저널리즘 토크쇼 J>가 파헤친 언론과 전문가의 결탁은 대단히 수상하다. 정부 정책에 비판적이라서가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의 이익에 반하는 의도를 가졌기 때문이다. 가짜 뉴스는 아니지만 그만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군가 지적하지 않으면 브레이크 없이 가속될 문제였다.

<저널리즘 토크쇼 J>가 지난 12회에 이어 부동산 이슈를 다루면서, 또 새로운 시각을 보인 것은 칭찬할 만하다. 필요하다면 몇 번이고 반복하겠다는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의지도 읽을 수 있다. <저널리즘 토크쇼 J>가 처음에 약속한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성실히 해나가고 있다. 한 소설가는 현재를 가짜와 진짜의 싸움으로 바라봤다. <저널리즘 토크쇼 J>가 끝까지 진짜의 대열에 남기를 바란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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