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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어제는 선거제도 개혁…오늘은 '보수통합'"한국당·바미당의 명제는 보수통합"…보수통합, 선거제도 개혁과 양립 불가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11.05 11:32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중앙일보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보수통합'을 야권의 명제로 제시했다. 중앙일보는 보수통합을 이같이 강조하며 "과연 야권에는 지금 의미 있는 좌절을 불사할 정치력이 있는가"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국회가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하는 선거제도 개혁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란 지적이다. 불과 며칠 전 중앙일보의 논조와도 배치된다.

▲5일자 중앙일보 강민석의 시선.

5일자 중앙일보는 <유승민의 '깊은 고민', 김한길의 '의미있는 좌절'> 강민석 논설위원의 칼럼을 게재했다. 강 위원은 "야권의 명제는 사실 '통합', 정확히는 '보수통합'"이라며 "그런데 지금 한국당이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나름 보수통합의 그림을 그리려 한다는데 친박계나 전원책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정에 대한 찬반 논란을 꺼내 들고 있다"며 "어디 한번 탄핵프레임을 세워놓고 보수통합을 얘기해 보라. 재분열은 몰라도, 통합은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 위원은 10여 년 전 민주당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나뉜 것처럼, 당시 새천년민주당도 열린우리당과 호남 중심 민주당으로 갈라져 있었다"며 "당시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엄청난 정치적 상상력이 없으면 해낼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강 위원은 "①2007년 2월 열린우리당을 1차 탈당한 세력(23명)이 '중도개혁통합신당'을 만들고 ②이들이 호남 민주당과 합당해 '중도통합민주당'을 만든 뒤 ③이 세력이 다시 열린우리당 잔여 그룹 및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진영을 규합해서 ④2007년 8월 '대통합민주신당'이라는, 사실상 '도로 민주당'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대 주역이 바로 김한길 전 대표였다"며 "물론 지금의 유 전 대표처럼 깊은 정치적 고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강 위원은 "욕은 좀 먹었어도 '분열'했던 세력을 '통합'시켰기에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이 존재할 수 있었음을 또한 부인할 수 없다"며 "지금 한국당과 바른정당 혹은 바른미래당이 분열된 채 이도 저도 못하고 있음을 본다면, 절대 틀린 선택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은 "보수통합 운운하던 한국당은 점점 원내대표 경선(12월)과 전당대회(내년 2월) 분위기로 빠져들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각자도생을 위한 당권경쟁의 소용돌이만 커져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 전 대표의 고민도 얼른 끝날 것 같지는 않다"며 "보수통합론은 잠깐 취미 삼아 꺼낸 거란 말인가 뭔가. 지금 야권을 보면 왠지 축이 빠진 바퀴의 살이 생각난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 모습. (연합뉴스)

현재 국회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도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유력한 방안으로 제기되는 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다. 강 위원의 주장은 이 같은 분위기와 전면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보수통합은 보수 진영 단일 대오를 만들어 여당과 1대1 구도로 2020년 총선을 치르겠다는 속내다. 결국 이 같은 주장은 선거제도 개혁과는 양립할 수 없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전형적인 승자독식형 선거제도로 다수의 사표를 발생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있어도 거대정당의 후보에게 표를 줄 수밖에 없게 한다. 결국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게 하고, 양당제를 조장해 의회에 다양한 민심이 반영되지 못하게 하는 폐해가 발생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거대양당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정치사회적 폐해가 만만치 않다"며 "선거제도 개편을 통해 다당제 기반을 만드는 것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질적 발전을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나가려면 선거제도 개편을 통해 다당제를 확립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엄 소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보수통합은 선거제도 개편을 포기하는 것이다. 양당 구조로 1대1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강 위원의 칼럼은 기존의 중앙일보의 논조와도 맞지 않다. 중앙일보는 김진국 대기자의 <김진국의 퍼스펙티브> 코너를 통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필요성과 권력 분산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온 바 있다. 김 대기자는 각종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1일자 중앙일보 김진국의 퍼스펙티브.

지난 7월 12일자 중앙일보 <[김진국의 퍼스펙티브] 현행 제도로 총선 치렀다면 243 대 47이었다>에서 김 대기자는 "한 선거구에서 한 명이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는 거대정당에 유리하다"며 "이긴 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승자독식의 경쟁"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김진국의 퍼스펙티브는 당장 지난 1일에도 <선거법, 찍고 싶은 후보 찍을 수 있게 고쳐라> 칼럼을 게재했다. 중앙일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학자와 정치권에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민이 투표한 대로 의석을 배분하자는 것"이라며 "양당제보다 다당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진영 싸움을 하기보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정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지금이 선거법을 개정하기에 최상의 조건"이라며 "여야 모두 비례성을 늘리는 선거법 개저에 공감한다. 시뮬레이션을 해봐도 누가 유리하다고 섣불리 말하기 힘들다. 눈앞의 이익보다 공정하니까, 해야 하니까 하는 결단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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