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공개 사과문을 내놓은 데 대해 폭력을 당한 피해자 A씨는 "진정성 없는 형식적인 사과"라고 비판했다. '음란물 웹하드 카르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온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 회장이 '음란물 카르텔'의 실소유주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뉴스타파'가 지난 달 30일부터 양 회장의 폭행과 엽기적인 행각, 성범죄 영상 유통 등에 대한 보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양 회장은 1일 자신의 SNS에 공개 사과문을 올렸다.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회사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피해자 A씨는 2일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통화에서 "진정성 없는 사과"라고 비판했다. A씨는 아직까지 양 회장에게 개인적인 연락을 받지 못했으며 '회사 운영에서 손 떼겠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그 당시에도 '위디스크', '파일노리' 쪽 대표님으로 올라와 있지는 않았다. 얼마든지 직함 없이 움직일 수 있는데 그렇게 말하니 의아하다"고 말했다. 양 회장이 해당 웹하드 업체의 실소유주이기 때문에 직함과는 관계가 없다는 지적이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진=뉴스타파·셜록 보도영상 캡처)

이어 A씨는 "진정으로 사과를 하고 싶으면 현재 혐의들이 많이 있다. 불법 동영상 카르텔이라든지 리벤지 포르노물에 의한 피해자들이, 저보다 더 큰 피해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그분들을 위한 사과문이었어야 한다고 보는데 짜여진 틀로 쓴 사과문이었다고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1일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위디스크' 관계자들은 양 회장의 주 수입원이 '저작권 없는 불법음란물'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위디스크가 단순히 음란물 유통을 방조하는 수준을 넘어 불법 음란물을 업로드하는 조직을 회사 내부에 두고 직접 관리·유통시켰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이른바 '음란물 웹하드 카르텔'에 양 회장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웹하드 카르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온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양 회장이 업로더-웹하드-디지털장의사로 이어지는 카르텔의 실소유주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3년간 양 회장이 소유한 위드스크와 파일노리의 총 매출액을 합치면 1100억 원에 이른다는 얘기가 있다. 매출도 매출이지만 영업이익률이 60%나 된다는 보도가 있다"며 "이렇게 돈을 벌 수 있는 건 저작권료가 필요 없는 성인물이나 불법 동영상을 틀어줬기 때문이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7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불법 음란물 업로더와 웹하드 업체가 수익을 3:7로 나누고, 여기에 '디지털장의사'(온라인상 개인정보 삭제업무를 하는 자)들까지 개입해 '웹하드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권 의원은 "저희가 양 회장의 위디스크에서 중국 여성의 피해 촬영물에 일어 자막을 달아 유통되는 것을 수십 건 채증했다. 자막을 달고 유통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판매될 곳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불법 촬영물 유통에 대해 (양 회장은) 정범 혹은 최소 종범이 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또 권 의원은 "양 회장이 필터링 업체 '뮤레카'라는 곳의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뮤레카'의 자회사가 '나를 찾아줘'라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라며 "위디스크, 뮤레카, 디지털 장의사 업체 3개가 한 주소지에 사무실이 있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2일 경찰은 양 회장의 주거지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양 회장의 자택과 인근 위디스크 사무실, 군포시 한국미래기술 사무실 등 10여 곳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양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 폭행(상해) ▲ 강요 ▲ 동물보호법 위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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