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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센터, CJ E&M 등 드라마제작사 노동부에 고발"제작가이드라인 제정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아"…한빛센터, CJ와 협의 중단
송창한 기자 | 승인 2018.10.30 15:12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소장 탁종열, 이하 한빛센터)가 CJ E&M, 스튜디오드래곤 등 드라마 제작사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제작사 측이 한빛센터와의 협의로 '제작가이드라인'을 제정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초장시간 노동을 호소하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빛센터는 그동안 비공개로 이어온 CJ측과의 협의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30일 한빛센터는 CJ E&M, 스튜디오 드래곤, 김종학프로덕션, 아이윌미디어, 크레이브웍스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앞서 지난 9월 CJ E&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한빛센터와 협의해 '제작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1일 최대 노동시간 14시간 제한 ▲스탭 개별 계약 원칙 ▲스탭협의회 구성 ▲이동시간 노동시간에 포함 등의 내용이 담겨 정부 대책보다 민간업계가 한 발 더 앞서나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빛센터는 "tvN<나인룸>, OCN<플레이어>, OCN<손 더 게스트>, OCN<프리스트>가 제작가이드라인을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한빛센터는 "<플레이어>와 <손 더 게스트>는 스탭협의를 빌미로 오히려 1주 100시간의 장시간 촬영 관행으로 후퇴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빛센터가 공개한 각 드라마별 가이드라인 이행 현황을 살펴보면, <나인룸>의 경우 24일 오전 7시 30분에 촬영을 시작, 다음날인 25일 오전 3시 30분 촬영을 종료해 오전 5시에 서울에 도착했다. 다시 25일 9시까지 현장으로 집합해 26일 오전 2시 30분에 촬영이 종료됐고, 27일에는 오전 7시 30분에 촬영을 시작해 28일 새벽 4시에 촬영이 종료됐다. 29일 촬영 집합은 오전 7시 45분이다. 당사자 동의 없이 1일 20시간이 넘는 장시간 촬영이 이어졌고, 시간외수당·야간근로수당 등도 지급되지 않아 사실상 '강제노동'이라는 것이 한빛센터의 지적이다.

<플레이어> 제작현장에서도 지난 9월 29일~10월 1일, 2일, 7일 기간동안 하루 20시간이 넘는 촬영이 이어졌다. 9일에는 카메라 스탭 중 1명이 정신을 잃어 119에 실려가는 일이 발생해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또 <플레이어>는 장시간 노동을 호소하는 스탭 제보가 이어지자 스탭과 협의해 1일 16시간을 넘는 시간에 대해 그 시간에 상관없이 일급의 50%를 수당으로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빛센터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 이를 악용하여 1주 100시간의 장시간 촬영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더 게스트>는 10월 7일부터 10월 31일까지 휴식시간을 제외하고 1주 91시간을 촬영했다. 10얼 13일부터 10월 21일까지 휴가 없이 촬영은 지속됐으며, 제작사가 제공한 촬영일지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근로시간은 87시간 35분, 셋째 주는 95시간 40분이다. 시간외수당과 야간수당 역시 지급되지 않았다. 

<프리스트>의 경우에도 9월 5일 오전 6시 30분에 촬영을 시작해 다음날 오전 5시 30분에 종료하고, 10월 21일 오전 8시에 촬영을 시작해 23시간 30분동안 촬영을 이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tvN<나인룸>, OCN<프리스트>, OCN<손 더 게스트>, OCN<플레이어> 포스터

지난 달 고용노동부는 드라마 제작 현장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촬영·조명·음향·미술·그립 등 다양한 직무의 스탭 노동자들에 대해 대부분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이는 프리랜서 등 다양한 고용관계에 얽혀 있는 비정규직 드라마 제작 스탭의 노동자성을 인정한 최초 사례다. CJ E&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노동부 발표보다 일찍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며 스탭과의 개별 계약을 원칙으로 세웠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이행하지 않은 셈이다. 

한빛센터는 향후 CJ E&M, 스튜디오드래곤측과의 협의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빛센터는 "제작가이드라인 제정 이후 이러한 현장 상황에 대해 비공개로 협의를 진행해왔는데 비공개 협의가 오히려 제작환경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장시간 촬영 관행을 유지하는데 악용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협의 중단 취지를 설명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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