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추석으로의 연휴는 3일이었지만, 최장 열흘에 육박했던 긴 "추석연휴"가 드디어 끝나고 월요일입니다. 방송국은 쉬는 날도 방송을 하기에, 추석 연휴 중에도 하루는 나와서 일을 했고, 당연히 금요일도 출근했지만... 어찌됐던 추석특집이 많았죠.

새로이 한주를 시작하기에 앞서 추석 특집들을 살펴보게 됩니다. 시청률에 특히 눈이 가게 되는 건 당연한 노릇일 터, 아이돌스타들이 한가득 출연한 "예능 스포츠" 프로그램, '아이돌 육상선수권대회'가 가장 눈에 띄더군요.

추석연휴에 이어지는 주말, 저녁시간에 이틀연속 배치된 이 프로그램은 각각 15.3%와 14.2%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뭐, 케이블 예능에서도 나오는 수치라 하실 수 있겠지만.. 이 수치는 추석 기간 방송된 예능 가운데 최고 기록이라고 합니다.

고무적인 건, 상대적으로 MBC의 시청률이 낮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16.2%와 14.9%를 기록해 전국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거!

최근 가요계, 아니 예능 전반에 대세가 된 아이돌스타들이 무려 100명 넘게 출연해 각본 없이 뛰고 기록으로 경쟁하는 모습, 시청자들에게 여러모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관심을 가지게 한 듯합니다.

앞으로 추석마다 스타들의 육상대회를 정례화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걸 보면 분명 프로그램 자체는 대성공입니다. 자칫 어른들에겐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어린 스타들의 열정과 최선에 의외의 감동이 있었다는 반응도 있었고,

남자그룹 외에 여자그룹 아이돌 스타들도 열성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 여타의 예능과는 다른 눈길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죠.

육상이란 종목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이 좀 더 이뤄졌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 그리고 조금 더 정돈된 진행이 이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입니다.

너무나 많은 스타들이 있기에 그들을 담기에도 힘겨운 상황이긴 했겠지만.. 좀 더 육상 종목들의 묘미와 재미도 담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무엇보다 아쉬웠던 건, 1년 뒤로 다가온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과 그 거리감을 줄여주지 못했다는 겁니다. - 사실 이 부분은 제작진이나 조직위원회, 누구의 잘못이라고 이야기하긴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

예능으로 큰 무대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마침 국가적인 큰 스포츠 이벤트와 물려있다면 조금은 서로에게 좋은 효과를 줄 수도 있었을텐데요.

아쉽게도 2011대회는 이런 좋은 기회에서 그 홍보를 하진 못했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뭐, 주관방송사와 중계권자의 문제도 있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

아이돌은 많았고, 그 아이돌들의 긍정적 이미지에도 성공한 "아이돌 육상선수권대회". 하지만, 아이돌 사이에 "육상"은 그 자리를 찾지 못하고, 육상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아지기 멀어 보입니다.

안타깝네요. 나름 육상에 더 관심이 큰 입장에선 말입니다.

스포츠와 예능의 만남은 언제나 스타들에게, 또 그 종목에게 서로에게 나쁜 영향보다 좋은 결과를 주는 듯합니다. 예전 슛돌이가 그러했고, 최근 천하무적야구단이 또 그러했죠. 이번 육상 역시 그런 붐 조성이란 측면, 인기와 관심을 모으는 측면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그건 일단 아쉽게 남을 듯합니다. 다음 기회에선 좀 더 나아지겠지만 말입니다. 그렇기에 아쉬움이 든다는 거, 다음 기회에선 2011대회는 끝나 있을테니 말이죠.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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