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애니원이 1주에 방송 3사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어느 가수도 해보지 못한 "트리플크라운" 이라는 칭호를 얻었습니다. 그냥 기분 좋게 축하해 주고 넘어가면 좋은데 너무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해서 비난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그 점에 대해서 조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팬은 아니지만 너무들 다들 반응이 지나친 거 같네요. 일단 몇 가지 주장부터 확인해보죠

"투애니원의 1위는 빈집털이의 결과다"

"빈집털이" 는 작년에 소녀시대가 9주 연속 1위를 하면서 나온 말입니다. 허나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요? 어떤 때는 가수들이 몰려서 활동하고 있는 때도 있는가하면 어떤 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점은 제가 이전에 쓴 글 "2NE1 컴백은 빈집털이?" 라는 글을 참조해보시면 도움이 될 거에요.

요점은 다른 가수들도 흔히 있어왔던 결과고 어떤 때는 지명높은 가수 하나와 그렇지 못한 가수들이 활동할 때가 많다는 것이지요. 작년 1월에 티아라도 그랬고, 2009년 1년에 소시도 그랬고, 2009년에 2PM도 딱히 적이 없었죠.

상황도 고려해야하고 서로 피차 피한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사실 꼭 소녀시대를 피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말하자면 이런 "대형" 그룹들 중 하나도 제대로 "빈집털이" 라는 어떤 컨셉 안에서 100% 깨끗하지 못 할 테니까요.

"아이돌이 판 친다"

물론 대선배이자 실력파라 할 수 있는 휘성이 투애니원에게 밀리기도 하고, 보아가 밀리기도 하며, 또한 실력파는 아니지만 나름 내공을 쌓아온 손담비도 밀리고 있는 이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투애니원이 "아이돌" 임을 지적하면서 그 점을 비난합니다.

하지만 그 비난하는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런 거 한 두 번 봅니까? 물론 이런 가요계에 대해 한탄하시는 분이 있지만 아이돌이 1위를 차지하는 결과는 2007년 텔미 이후로 계속되어 왔던 하나의 신드롬입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굳이 2NE1만 타겟으로 삼아서 아이돌이 휩쓴다느니 어쩌니 할 필요가 있을까요? 2007-2008년 원더걸스, 2009년 소녀시대, 2PM, 카라 2010년 소녀시대, 2AM, 티아라 등 아이돌이 1위한 게 굳이 이상한 일도 아니고 놀랄 일도 아닙니다.

그만큼 아이돌 시장이 파급력이 크긴 하죠. 가요계에 현실에 대해서 개탄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굳이 지금 이 시점에서 2NE1에게 쏟아 붓는 것은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지요.

2NE1을 비난하기 전에 투표점수에서 "음반판매" 를 포함시키는 시스템을 갈아치우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요? 그러면 아이돌이 독식하는 일이 없을테니 말입니다.

사실 저는 이것을 어찌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처음에 양사장이 세 곡을 타이틀로 낸다고 했을 때는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1곡도 제대로 못 소화하면 망하는데, 3곡을 어떻게?"

자칫 잘못하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그러한 케이스가 되어버릴 수 있거든요. 만약 3곡이 다 똑같거나 개성조차 없으면 그 중 하나도 뜨지 못하는 초무리수가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앨범에 있는 곡이 아무리 좋아도 타이틀곡이 좋지 않으면 그 앨범 전체가 죽습니다. 그게 앨범시장입니다. 일단 타이틀이 좋아야 앨범을 사지, 앨범사기전에 전곡 듣고 사는 사람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흔히 "타이틀만" 좋은 경우도 많이 봐서 사고도 아까운 앨범이 있습니다.

헌데 투애니원은 그 점을 감안하고 "모 아니면 도" 라는 수를 둔 것입니다. 셋 중 하나라도 빛나면 어느 정도 건지게 되지만, 셋이 어정쩡 해버리면 다 망해가는 것도 될 수 있고, 하나는 괜찮은데 남은 둘이 이상하면 전체를 끌어내려버리는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투애니원의 세 곡은 전부 느낌이 달랐습니다. ‘Can't Nobody’는 약간 멋들어진 쿨하면서 세련된 느낌을 많이 내려고 했다면, ‘Go Away’는 정말 무대를 즐기는 듯한 파티 느낌이 확실히 잘 살았고, ‘박수쳐’는 보이시하면서도 강렬하면서도 약간 "나쁜여자" 느낌이 나게 소화해냈습니다.

셋 다 기계음과 오토튠이 들어가긴 했지만 벌써 분위기상 확실히 다 달랐습니다. 그리고 멤버들도 다 느낌이 다르게 소화했고 어떤 멤버가 더 튀고 안 튀는지까지 확실히 보이는 무대였습니다.

이것 하나는 정말 칭찬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확들었네요.

일단 2NE1은 아직 아이돌이기 때문에 팬층도 두텁고 인기도 많습니다. 그는 소녀시대가 한곡으로 9주 1위하는 것도 봤고 2008년에 쥬얼리가 한곡으로 8주 이상 1위하는 것도 지켜봤습니다.

한 곡으로 오랫동안 이길 수 있다는 시장을 본 양사장은 자기들만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는 동시에 쉽게 질려버리지 않고 더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도 있는 생각을 해보고 도전한 듯 싶습니다.

Gee를 8주 동안 듣는 것과 박수쳐, Go Away, Can't Nobody를 돌려가면서 8주 동안 듣는 거. 어느 쪽이 더 쉽게 질릴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 답이 확실히 나오겠죠, (1개 합친 것과 세게 합친 것이 같은 횟수로 재생된다고 봤을 때) 지금 딱히 라이벌이 없어 보이기에 투애니원의 1위 질주가 못 마땅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굉장히 모험적인 선택을 해서, 그 가능성을 보고 뚫어나갔으며, 또한 2NE1 멤버들도 그 가능성에 부응하여 각 노래들을 제각각의 느낌으로 표현했기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기획사와 팬덤의 역할도 컸다지만, 솔직히 그렇게 치면 웬만한 대형 기획사에 나온 아이돌들은 다 그 혜택을 얻고 있기에 딱히 2NE1한테만 적용시킨다는 것도 조금 좁은 생각이지요.

각 팬덤에서도 이럴 때 서로 깎아내리는 것은 정말 짜증나는 소리입니다. 소녀시대 팬들도 "빈집털이" 소리 들었을 때 얼마나 기분 나빴으며, 타 아이돌 팬그룹도 "빈집털이" 라는 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기분이 상합니까?

투애니원팬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이번 앨범의 라이브는 지난 앨범보다 확실히 개선되었고, 그리고 스타일도 기존의 걸그룹에서 벗어난 그러한 스타일입니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칭찬할 건 칭찬하는 훈훈한 모습이 모든 팬덤에게 존재했으면 하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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