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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속에 값진 12강 진출 일궈낸 여자 농구[블로그와]김지한의 Sports Fever
김지한 | 승인 2010.09.26 18:29

한국 여자 농구는 '국내 4대 인기 스포츠(축구, 야구, 농구, 배구)' 가운데서도 꽤 오래 전부터 세계의 벽을 넘어선 종목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3년 전인 1967년, 체코슬로바키아(현 체코)에서 열린 세계 농구 선수권 대회에서 박신자를 앞세워 소련에 이어 준우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1984년 LA올림픽에서 구기 종목 사상 첫 은메달(사상 첫 메달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 배구의 동메달)을 따내는 등 국제 대회에서 괄목할 만 한 성과를 냈습니다. 세계선수권에서 준우승 2회, 올림픽에서도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던 한국 여자 농구는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전환된 뒤, 우수한 외국인 선수들 영입 등으로 질적인 발전을 이루며 프로 구기 스포츠 통틀어 가장 모범적인 행보를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세계여자농구선수권을 앞두고 우리 여자 농구는 여러모로 힘든 시련을 겪었습니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선수들이 대거 전력에서 이탈한데 이어 본선 들어가서도 부상 선수들이 나와 단 8명만이 시합에 뛸 수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 맞이했습니다. 농구가 5명이 할 수 있는 시합인데다 5반칙 퇴장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최소 인원' 수준으로 세계선수권에 나선 셈이었습니다. 애초부터 부상 선수가 많아 제대로 된 연습 시간도 부족했고 그 때문에 제대로 된 조직적인 훈련도 소화하지 못해 애를 먹었던 '여랑이(여자 농구 대표팀의 별칭)'였습니다. 

   
  ▲ 송파구 방이동 대한체육회에서 열린 여자농구대표팀 결단식에서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한국 여자 농구는 결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예선 1차전에서 브라질에 61-60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데 이어 3차전 말리전에서도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68-66 승리를 거두며 2승 1패로 12강까지 오르는데 성공했습니다.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더 많이 뛰고 또 뛰면서 끈질긴 모습을 보여줬고, 피말리는 싸움 속에서 집중력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일단 1차적으로 목표했던 12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12강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말리전에서 한국은 부상 악재 뿐 아니라 심판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들로 '또다른 싸움'을 벌여야만 했습니다.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좀 아니다' 싶을 만큼 편파적인 심판 판정들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서도 4쿼터 종료 직전 우리 선수가 슈팅을 하던 상황에서 말리 선수가 범한 파울을 인정하지 않고 연장전으로 끌고 갔을 때는 오히려 우리가 페이스에 휘말리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침착했고, 연장 5분이라는 시간동안 착실하게 점수 관리를 하며 내내 앞서 나갔습니다. 그리고 68-66, 2점 차로 앞서 있던 종료 5초 전 말리 선수가 '중대한 실수'를 범하면서 힘겹지만 기분 좋게 2승째를 챙길 수 있었습니다. 의외로 고전했지만 '이중 악재' 속에서 거둔 값진 승리여서 그 의미는 값졌고, 달콤했습니다.

주축 선수들이 많이 다쳐서 최종적으로 목표했던 8강 진출을 이룰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만,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더욱 똘똘 뭉친 팀워크를 통해 더 조직적인 경기를 보여준다면 12강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여자 구기 스포츠가 잇달아 좋은 소식을 가져다주고 있는데 모범으로 평가받던 여자 농구가 이번 세계 선수권에서 좋은 성과를 내서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김지한  talktojih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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