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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가습기 세균제 참사, SK케미칼은 왜 책임지지 않나?SK케미칼 제조한 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은 죄가 없다?
장영 기자 | 승인 2018.10.29 10:52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스럽다. 드러난 사망자만 1300명이 넘는다.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피해자까지 따지면 그 수가 얼마나 될지 집계도 되지 않을 정도다. 이전 정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관련해 제대로 수사를 하고 바로 잡았다면 이들이 지금까지 힘겨운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수많은 이들이 사망했고, 또 다른 수많은 이들은 지금도 극심한 고통 속에 있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죽어가는 현실 속에서 피해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곳은 국가다. 국가가 잘못한 기업에 단죄를 내려줄 것이라는 기대는 너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는 국민을 배신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추적 가습기 살균제, 1300명 죽음의 비밀’ 편

이명박근혜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철저히 외면했다. 질병관리본부, 환경부, 산업통산자원부 등 책임을 져야 할 부서들은 모두 자신과 상관없다고 주장할 뿐이었다. 박근혜 정부 보고서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어떻게 다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피해 보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급급했을 뿐 진실을 밝혀내고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이명박 시절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던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박근혜 시절에는 정해진 금액으로 모든 것을 정리하겠다는 원칙 외에는 없었다. 진실을 파헤치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사건을 축소하기에 급급했던 박 정권의 행태를 우린 '세월호 참사'에서도 적나라하게 목도했었다. 

세계 최초로 가습기 살균제를 발명했다고 자랑했던 SK케미칼. 그들이 개발한 문제의 약품은 논란의 옥션 제품에도 사용되었다. 죽음의 독가스를 만들어 판매했지만 죄는 없다는 이 기괴한 판결을 누가 믿을 수 있다는 말인가?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추적 가습기 살균제, 1300명 죽음의 비밀’ 편

SK케미칼이 제작한 가습기 살균제가 만들어진 공장은 처참했다. 전문 제작 공장도 아닌 오폐수 업체인 이 작고 초라한 공간에서 SK케미칼이 요구한 살균제를 제조해왔다는 사실은 모두를 경악케 할 수준이었다. 문제의 화학약품에 들어가는 물질로 보이는 방치된 통에는 '독극물'이라는 말과 함께 인체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경고가 가득했다.

인체에 극심한 피해를 줄 수밖에 없는 물질로 만들어진 화학약품이 안전하다고 광고되어 판매되었다. 그 광고만 믿고 사용한 수많은 이들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비용을 들여 죽음을 재촉하게 된 셈이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 가족을 죽음으로 이끈 상황, 이 모든 책임을 구매자의 몫으로 돌리는 정부의 행태가 더 큰 문제다. 

기업의 잘못으로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거나 영구손상을 입은 희대의 사건이다. '특이한 폐 섬유화'라는 한정적 사안만 인정한 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최소한으로 정의한 정부. 건강하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시름시름 앓다가 사망했다. 그저 좀 더 건강해지려 SK가 만들고 애경이 판매한 제품을 믿고 사용한 죄 밖에 없는 이들이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추적 가습기 살균제, 1300명 죽음의 비밀’ 편

무려 독성물질 천만 병이 판매되는 동안 정부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SK케미칼을 무죄로 만들어주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는 것 외에 정부가 한 일은 가습기 피해자를 인정하지 않는 것뿐이었다. 

정부가 국민을 먼저 생각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찾아야 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피해자를 찾고 연구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질병은 철저하게 피해자로 인정해 구제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소급 적용된 피해자 규정으로 인해 옥시의 피해 보상도 받을 수 없는 이들이 너무 많다. 

과연 지난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였는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국회에 나와 가습기 살균제 사고에 대해 국가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으로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사과를 했다. 정권이 바뀌자 뒤늦게 환경부가 나섰지만, 여전히 피해자를 위한 적극적인 조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추적 가습기 살균제, 1300명 죽음의 비밀’ 편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독성물질을 만들어 판매한 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한 사법부의 판단 역시 이제는 바뀌어야 할 것이다. 해당 부처 공무원들은 그저 위에서 시키는 했을 뿐이라는 식의 주장을 해서도 안 될 것이다. 이제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찾고 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악의 평범성'이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 끔찍하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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