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2에서 또 2명의 탈락자가 발생했습니다. 매주 탈락자가 발생하게 되기 때문에 항상 무대의 마지막은 눈물바다가 되는데요. 이번에는 앤드류 넬슨과 박보람이 탈락을 하게 되면서, 보는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도 참 아쉬운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 박보람의 경우 저는 개인적으로 TOP 6까지는 갈 줄 알았는데요. 아무래도 시청자 문자투표가 60%나 되기 때문에, 이번 탈락이 네티즌에 의해 밝혀진 과거 때문에 실망한 팬심의 결과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슈퍼스타K2 제작진에서 정한 생방송 무대 미션곡 역시 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데요. 남자인 이문세의 곡만으로 미션곡을 선택하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절대적으로 여자 참가자들에게는 불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박보람의 경우 듀엣곡을 혼자서 부르는 것은 더욱 이해하기 힘들었는데요.

박보람이 직접 그 곡을 선택해서 부르겠다고 억지(?)를 부렸는지 알 수는 없지만, 연습 중간에 이문세의 지도도 있었는데 그냥 넘어갔던 것은 다소 의아한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문세는 장재인과 존박의 노래는 안 맞다며 곡을 서로 바꾸어 주기도 했었는데, 박보람은 왜 그대로 두었는지 말이죠.

물론 이문세의 경우 실제 무대를 보고 채점에서 듀엣곡의 힘든 점을 감안하여 93점의 후한 점수를 주기도 했고, 이승철과 윤종신으로부터는 음정이 불안하다는 혹평을 받으면서도 90점에 육박하는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에 비해 확실히 박보람에게는 잘못된 곡 선택임은 분명했는데요.

아무리 참가자가 어떠한 조건 속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입히고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어 내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남자곡와 여자곡의 차이, 솔로곡과 듀엣곡의 차이에 의한 불이익은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참가자들의 정신과 상담,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그런데 슈퍼스타K2는 그런 노래에 관련된 것 말고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는데요. 사실 이해할 수 없다기 보다는 너무 속보인다고나 할까요? 슈퍼스타K2 제작진은 참가자들에 대해서 감동을 주는 연출을 위해, 참가자들의 가정사와 개인사를 자꾸 일부러 들추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번 슈퍼스타K2의 방영분에서는 TOP 8이 남아 일주일간의 영상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각각의 참가자들이 정신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그들이 노래나 변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닌, 생뚱맞은 정신과 상담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시 한 번 숨겨진 그들의 가정사와 개인사가 공개되었습니다.

장재인, 박보람, 강승윤, 허각의 경우 이미 그들의 가정사가 예선 혹은 슈퍼위크에서 드러난 바가 있고, 이번에는 남은 존박의 개인사와 앤드류 넬슨, 김지수의 가정사가 드러났는데요. 존박의 경우 외국에서 살다와서 사람들과 보이지 않는 벽을 느끼며 깊이 친해지지 못한다는 말과 함께 수많은 여자팬들을 위해(?) 현재는 여자친구가 없다는 이야기까지 하게 되고, 항상 밝아 보이는 앤드류 넬슨의 경우 보기와는 달리 속으로는 아버지와 떨어져 지내면서 힘들었던 속마음과 눈물을 보이는 모습을 통해 누나팬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자연스럽게 김지수의 가정사로 넘어가면서, 어린 시절 부모님의 결별로 어머니와 떨어져 살아야 했던 아픔이 공개되었는데요. 지난주 음악을 반대하시던 어머니가 생방송 무대를 보러 오셔서 허각의 가족들을 통해 던져준 편지의 내용은 정말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김지수는 얼마 전 박보람과 함께 과거가 네티즌에 의해 공개가 되면서 욕설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는데요. 제작진이 그것을 염두하여 우승후보 중의 하나인 김지수를 위해 연출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머니의 편지를 읽으며 울먹이는 김지수를 보면서 그에 대해서 보다 더 이해할 수 있었고 정말 감동적이면서도 안타까웠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감동스럽고 안타까운 참가자들의 가정사와는 별개로, 제작진은 자꾸만 그들의 가정사를 이용하여 그들이 노래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듯한 연출을 시도하는데요. 앤드류 넬슨의 그런 사연이 보여진 뒤로 계속해서 생방송 무대를 보러온 아버지와 앤드류 넬슨을 교차해서 보여주고, 김지수 역시 어머니를 계속 화면에 잡아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그런 참가자를 응원하러온 가족을 화면에 잡는 것만 본다면 전혀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연의 공개와 더불어 김지수는 생방송에서 부르는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이라는 노래를 눈 감으면 떠오르고 생각나는 어머니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느낌으로 부르겠다고 하는데요. 그 전까지 전혀 어머니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다가, 어머니에 대한 사연이 공개된 자리에서 어머니를 생각하며 노래를 부르겠다고 하는 것은 극적인 연출을 위한 의도된 노림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만듭니다.

앞서 박보람 역시 그랬는데요. 슈퍼위크 최종 TOP 11 합격자를 뽑는 심층면접에서 아버지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이후부터는 합숙소 참가 전 아버지 산소에 다녀오는 박보람의 모습이 연출되기도 하고, 노래를 부를 때면 아버지를 위해 혹은 아버지를 생각하며 부르겠다는 이야기를 계속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제작진은 참가자들의 가정사를 들추면서 그것을 가지고 참가자들의 감동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면서, 의도적으로 그런 가정사를 이용하여 시청률을 끌어올리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물론 그런 참가자들의 감동스러운 사연을 통해서 그 참가자를 다시 보게 되고, 그의 음악적 깊이나 목소리에 대해서 더욱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굳이 그런 참가자들의 모든 가정사까지 다 공개를 하면서까지 최고의 1인을 뽑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드는데요. 심사위원인 이승철 역시 그런 영상을 보고 난 뒤, "사전 VTR을 안 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냉정해야 되는데 인간인지라 괜히 좀, 이젠 또 시간이 지나서 정이 들어가지고 (객관적으로 심사하기 힘들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독설을 내뱉고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를 하겠다는 심사위원들도 그런데, 그것을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런 참가자들의 사연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요. 시청자의 문자투표가 60%를 차지하는 규정상 그런 이야기 하나만으로도 동정론을 형성해서 최종 1인을 가리는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슈퍼위크 때 심층면접을 통해서 탈락한 김보경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추어 낸 것도 그렇고, 이번에 정신과 상담을 통해서 참가자들의 가정사를 공개하는 것도 그렇고, 굳이 그렇게까지 노래 심사에는 상관이 없는 가정사까지 다 까발려야 하는 것은 참 씁쓸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슈퍼스타K2는 이제 최종 합격자를 향한 윤곽이 점점 드러나고 있는데요. 슈퍼 세이브 제도를 통한 심사위원에게 호평을 받은 1인을 제외하고 생방송 당시 진행되는 문자투표 점수가 60%나 차지하기 때문에, 다음주 강승윤이나 김은비가 슈퍼 세이브 혜택을 받지 않는 이상 장재인, 허각, 김지수, 존박의 TOP 4는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거기서 윤종신의 말대로 누가 과연 장재인을 견제할 수 있느냐가 최종 합격자의 향방을 가를 것 같은데요. 하지만 "어차피 슈퍼스타K2는 한명을 원한다. 두 사람이 정말 음악을 하고 싶다면 어디서든 음악을 하라, 여기 이승철보다 더 훌륭한 가수가 될 수 있다"는 이문세의 말처럼, 떨어진 나머지 참가자들도 결코 꿈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을 하면서 휼륭한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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