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역사가 자그마치 15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아이돌 전에도 팬이 있었고, 팬 클럽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팬 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바로 최초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H.O.T의 등장 이후입니다. 과거의 팬들에 비해서 H.O.T로부터 시작된 팬 문화는 선컬러 제작, 팬픽, 팬아트 생산 등등 더욱 조직적이 되었죠.

하지만 15년간 팬 문화 하나만큼은 제자리걸음 아니, 오히려 후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참으로 아쉽네요. 이번 주 강심장에 출연한 조성모와 이희진의 말을 들어보면 15년전이나 지금이나 팬 문화에 있어서는 여전히 떨어지는 수준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단 이희진의 말을 들어보지요.
첫 번째는 모든 걸 그룹이 당하고 있는 일명 "폭력 루머" 입니다.
1세대 아이돌들 중 유일하게 나이차 나는 멤버가 있는 베이비복스는
막내 윤은혜가 언니들에게 맞는다는, 특히 이희진에게 맞는다는 루머가 있었습니다.

그 후에 약 5~6년 뒤, 쥬얼리의 서인영 역시 김은정과 하주연을 팬다는 루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5~6개월 전에, 애프터스쿨의 가희도 너무 심하게 군기를 잡고, 막내들과 동생들을 심하게 벌준다는 그러한 루머가 있었습니다. "걸그룹은 사이가 안 좋으며, 언니들은 동생들을 함부로 대한다"라는 루머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이돌 역사 내내 계속되어 온 일 같네요. 특히 요즘 같이 아이돌 멤버 간 나이차가 많이 나는 경우는 더더욱 이런 루머에 시달리는 것 같은데, 이런 점은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오히려 아이돌 팬 문화가 더 악화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바로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이유가 과학의 발전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욕을 하려고 해도 직접 찾아가거나 편지를 보내는 방법 외엔 없었지만, 이제는 인터넷에서 충분히 루머를 만들어내고, 캡쳐를 하고 미니홈피 폭파작전을 펼치고, 포토샵을 사용하는 등 과학기술을 악용한 안티들과 극성팬들의 연예인 난도질이 활성화된 것이지요.

이희진이 말한 케이스도 그냥 미니홈피 머리글을 올려다가 마치 이희진이 "자살을 한"것처럼 악용한 것을 모아 둔 것이지요. 결국 그녀는 하루 아침에 "우울증 환자"가 되어버렸고,
심지어 길거리에서 걷는 사람도 그녀에게 "쟤 안 죽었어"라고 대놓고 얘기하는 그러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요즘에도 흔히 볼 수 있는데, 티아라의 지연과 효민의 트위터에 가서
그들이 지쳤음을 시사하는 문구들을 따다가 디씨갤 같은 데 올려서
마치 티아라가 해체할 것처럼 만들어 놓는 것과 같은 기사를 유포하는 과정.... 비슷비슷합니다.

이번에는 조성모의 말을 살펴보겠습니다.
아이돌 가수들이 무대를 끝내고, 조성모가 올라가면 아이돌 가수들의 팬들의
시선이 싸늘하면서 무표정을 보낸다고 합니다.

그나마 조성모는 아이돌이 아니라서 그 정도 반응인 것이겠죠.
모든 팬들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일부 팬들은 타 가수가 방송에 나오면,
물건을 투척하는 행위도 서슴없이 하지요.
사실 소녀시대도 야광봉을 맞았고, 투피엠도 비슷한 투척을 당했구요.

컴백 반응과 관련해서도 조성모도 조성모지만 일단 아이돌은 컴백하기 전부터 욕먹죠.
소녀시대도 그랬고, 2NE1도 그랬고, 벌써 컴백 전부터 게시판이나 갤러리들은 욕천지입니다.

조성모는 그래도 실력도 있고, 경력도 있기 때문에 그 정도 대우를 받지,
동급 아이돌 팬들이 서로 못 죽여서 안달하는 것은 하루이틀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말 그대로 팬들이 전쟁하는 그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지요.

이 단락에 쓰는 케이스는 주로 남자 아이돌 팬들에게 해당되는 것입니다.
강심장에 나온 이희진의 동료 멤버 간미연은 그 당시 H.O.T 팬들에 의해서 사실상 집단테러를 당했습니다. 그 이후 2005년에 동방신기 팬들에게 커플게임과 시트콤에 촬영했다는 이유로 강은비가 테러 당했고요, 2009년 초반에 소녀시대의 제시카가 지드래곤과 우결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녀 역시 테러 당했습니다.

2009년 말에 투피엠의 주가가 한참 올라갔을 때 윤아와 택연의 공연으로 인해서,
윤아도 엄청나게 욕 먹고 테러 당했으며 최근 빅토리아와 닉쿤이 우결을 한다고 했을 때 빅토리아에 대한 반대가 엄청 많았고, 같은 루머가 따라붙기도 했쬬.

15년째 인기 남자 아이돌들과 연루된 여자 연예인은 거의 한 번씩은 테러당했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오히려 남자 연예인은 그럴 때 "아깝다"라는 소리로 감싸주고 대체로 남자연예인이 욕먹은 케이스는 거의 찾아볼 수 없지요.

흔히 이런 일을 저지른 뒤에 그 이유가 무엇이면 "오빠가 좋아서" "언니가 좋아서"라고 합니다. 김태우는 한 때 팬들이 손호영과 자기를 둘러싸고 접근하려 할 때 궁지에 몰렸다가 화가 나서 "이러면 좋아할 것 같냐고" 화를 냈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좋아하는 마음을 몰라준다고 팬들이 울기 시작하면서 결국 김태우는 나쁜 사람으로 낙인 찍혔다는 에피소드도 들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돌이 대중에게
미움을 받게 만드는 "안티를 부르는" 행동입니다.

한때 연예계에서 여자 연예인들에게 동방신기가 기피 대상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팬덤이 얼마나 무섭게 작용하며, 좋아하는 스타들 사이에서 멀어지게 하며, 그러한 댓글과 기사들을 본 대중들까지 팬이 아닌 그 가수를 미워하게 되는 그러한 현상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 괜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마지막에 조성모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후에 이 모습이 현재 아이돌들의 미래가 될 것이다."
현재 아이돌들도 나이가 들고 점점 인기도 줄어들 것입니다.
그럴 때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 스타들도 조성모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되겠죠.

이제 아이돌 팬덤 문화도 15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나이만 먹었지 머리는 아직도 한 살밖에 되지 않은, 발전이 없는 문화가 지속되는 것은 팬덤 스스로 반성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더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의 팬들은 정말 매너도 있고 질서도 잘 지키며,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에게 피해를 안 끼치려고 노력을 하는데,
몇몇의 팬들 때문에 온갖 팬덤이 욕을 먹고 가수까지 욕을 먹는 그러한 현상이 자꾸 일어나는 것이지요. 소수의 무개념 팬들 때문에 욕먹는 개념팬들은 참 답답한 일이지요.

인터넷 악플 때문에 스타가 죽어나가는 것이 국제적인 화제가 될 정도로,
잘못된 팬덤 문화는 나라의 수치라고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문화입니다.
아이돌 역사 15년, 이제라도 팬덤 문화가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은 해봅니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하나만 기억하면 될 것 같아요.
나에게 내 스타가 소중하듯이 남에게도 그들의 스타가 소중하다는 진리요.
조성모와 이희진의 출연이 얼마나 팬덤의 마음을 움직일지는 모르겠지만,
즐거운 명절인 추석이 지난 후에는 서로 존중하는 팬덤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합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