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제2의 이효리로 불렸던 손담비.
이번 앨범에는 전혀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을 봅니다.
"미쳤어" 로 정점을 찍은 후에 "토요일 밤에"까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컴백해서 가요계를 석권할 것이 예상되었으나, 그 예상은 처참할 정도로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한때 잠깐 가요계의 "퀸"이라고 불렸으나, 이번 컴백에서는 초짜 신인 miss A에게 밀리고,
그 뒤는 샤이니, 그 다음에는 보아... 전혀 맥을 못 추고 있는 그러한 행보입니다.

이번 앨범으로 손담비가 밀린 이유가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손담비의 앨범 실패의 결정적인 이유는
"손담비스러움”이 없어져서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Queen으로 새침하고 귀여운 스타일을 시도했나본데, 그게 잘못된 결정이었던 듯싶습니다.

손담비다운 섹시한 카리스마가 전혀 없어진 채, 걸그룹 같이 귀엽지도 않은 약간 어중간한 컨셉이 이번 손담비 앨범의 실패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뒤늦게 엉덩이 춤을 내세워서 다시 섹시함으로 컴백을 했지만,
오히려 Queen 바로 뒤에 갑자기 준비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이미지가 상반되고
급급한 모습같이 보이는 이미지만 심어주었죠.

차라리 앞뒤를 바꾼 전략이 더 좋았을지 모릅니다.
비록 똑같은 레퍼토리이긴 하지만 손담비에게는 "섹시함"을 계속 밀고나가
"손담비"스러움을 유지하는 게 더 나을 듯합니다.

섹시함의 기준을 다 다르게 둘 수 있지만
확실히 손담비 하면 귀여운 이미지보다는 도도하면서도 섹시한 이미지가 더 강한 사람입니다. 여태껏 컨셉도 그래왔구요. 기럭지도 길고 춤 동작이 잘 삽니다.
그런데 그것을 버리고 "Wake Up"을 외쳐대는 손담비는 뭔가 어색한 모습입니다.

가수가 이미지를 바꾸려면 정말 잘 소화해내야 합니다.
그래서 한번 심은 이미지는 바꾸기가 정말 힘든 것이지요.
하다못해 같은 소속사인 오렌지 카라멜이 성공한 것은 시크한 나나와
어른스러웠던 레이나, 그리고 존재감이 별로 없었던 리지가
생각 이상으로 잘 소화해냈기 때문입니다.

섹시가수에서 발라드로 돌아선 발라드 퀸 백지영도
컴백 전에 섹시한 이미지를 완전 뒤집어 놓을 수 있는 가창력과
호소력 짙은 감정을 정말 잘 소화해 냈기 때문입니다.

추구하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는 정말 그럴만한 능력과 재능, 그리고 전 이미지를 싹 바꿔놓을 그러한 것이 있어야 하는데 손담비는 그것이 부족했습니다.
그럴 바에는 자기가 추구하던 이미지를 밀고 나가는 게 났습니다.
이효리, 채연 등 같은 과의 섹시가수들이 크게 이미지를 못 바꾸는 것도
비슷한 이유가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섹시춤 밖에 출줄 모른다." "가창력 부족하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일까요?
이번 앨범은 더더욱 그것을 강조하려고 노력했고, 가창력을 보여주겠다고 기사도 많이 본 것 같습니다. 물론 손담비의 가창력은 개선은 되었지만, 그렇다고 그 가창력이 괄목할 만할 정도로 바뀐 것은 아닙니다.

정말 뒤집어 놓을 정도로 가창력을 개선하지 못할 바에는 그냥 광고 하지 않고, 대중이 평가하도록 놔두는 것이 낫습니다. 가창력 강조를 하지 않으면 라이브가 개선되었을 때
"아, 라이브 개선되었구나"하고 칭찬해 줄 수 있는 반면에, "가창력 보여드릴게요" 라고
이미 문자를 띄워놓으면 웬만해서는 만족시키기 힘든 그러한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가창력을 자꾸 강조하려고 한 것이 오히려 화가 된 경우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차라리 그 점은 대중의 평가에 맡기고 "김정은의 초콜렛",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에서
가창력을 보여줄 만한 노래를 뽐내는 게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댄스곡에서 가창력을 보여주기 자체가 힘들거든요.

예능에서도 손담비는 딱히 발전이 없었습니다. 이 점이 확실히 손담비를 이효리 채연 등의 스타와 분리시킵니다. 예능감이라는 게 약간은 타고 나야하는 면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손담비도 데뷔 3년 차인데 아직도 너무 경직된 모습입니다.

예를 들면 라디오스타에서 "유이와 사이가 안 좋다는데..." 라고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라고 말함으로 오히려 진짜 사이가 안 좋게 보였을 수 있지요. 물론 손담비가 유이하고 사이가 좋을 수도 있고,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싫어하지는 않더라도) 말이라도 조금 더 완곡하게 표현했더라면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방송에서 본 손담비는 성격은 착한 듯싶으나 센스가 부족하고 조금 경직된 모습이 많습니다. 어떤 유연함이 없다고 말할까요?

사실 표절 논란 전까지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이효리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은 유연함입니다.
망가질 때는 겁 없이 망가지고, 어떤 질문을 받아도 넉살로 받아쳤던 이효리에 비해
손담비는 너무나 유연함이 없습니다.

또한 "거품스타"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풀어나가려고 하는데, 거품은 대중이 판단할 일이고,
본인은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손담비로서는 어떤 면에서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저 거품스타 아니에요"하고 외치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올 뿐입니다.

진정한 거품이라면 1,2년 안에 빠지고 가요계에서 없어질 것입니다.
처음에 이효리도 "거품이다"라는 논란이 많았지만 10년간 활동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데뷔 3년 정도 되었을까요?
노력과 실력으로 증명하는 것이, 예능에서 자신이 증명하려고 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은 방법입니다.

어쨌든 손담비가 이래저래 참 딱하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렇게 경솔한 행동이나 말을 한 적도 없는데 괜히 미움을 많이 받습니다.
물론 "언플"이라는 게 작용한다고는 하지만, 비난을 받기에는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손담비는 솔직히 노력파이기도 합니다.
춤 선생 가희가 봐도 춤 실력이 형편없었다는 그녀는 식초도 먹고, 잘 때마다 벽에 발을 위로 올려놓고 자는 등 댄스와 춤에 관해서는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보컬은 계속해서 고쳐나가야 할 문제이긴 하지만, 초반보다 많이 개선되었구요.

하지만 조금의 유연성을 더 키워서 호감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녀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실력에서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손담비가 가지고 있는 기럭지와 그녀만의 도도한 인상을 사용해서
그것을 무기로 확고하게 자신의 이미지를 굳히는 게
어설프게 스타일을 바꾸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앨범은 어느 정도 실패로 끝났지만, 다음 앨범에는 조금 더 준비된 모습으로
손담비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많은 오해를 풀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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