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말 2사 후 작은 이병규의 끝내기 역전 2타점 2루타로 종료된, LG와 기아의 어제 잠실 경기 전 촬영한 사진입니다.


경기 직전 정주현에게 연습 배팅 볼을 던져주는 서용빈 타격 코치. 원래 배팅 볼은 후배 선수가 던져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1군 야수 막내인 2년차 정주현에게는 후배가 없고, 고참에게 부탁하기도 마땅치 않자 서용빈 코치가 자원한 것으로 보입니다. 서용빈 코치는 올 시즌 코치로서 첫해를 보내고 있는데 인기 구단의 1군 타격 코치가 얼마나 힘겨운 위치인지 절감했을 것입니다. 정주현은 서용빈 코치의 배려에 보답하듯 2회말 1사 2, 3루에서 기아 에이스 양현종으로부터 큼지막한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이 되는 타점을 기록했습니다.


경기 전 많은 비가 내려 구장 관리인들이 새롭게 모래를 덮어 그라운드 상태가 정상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라운드 정리가 끝나자 유지현 주루 코치가 직접 그라운드에 올라 1루와 2루 베이스 주변을 밟아보며 세심하게 점검합니다. 선수들의 주루 플레이에 그라운드 상황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직접 체험하는 것입니다. 여전히 앳된 얼굴과 군살 없는 체형은 현역 선수 못지않은데, 관중석에서 ‘유지현, 뛰어!’하고 응원 구호가 터지면 곧바로 쏜살같이 도루를 성공시키고 예의 하얀 이를 드러내며 해맑게 미소 지을 것만 같습니다. 유지현 코치의 배려 덕분인지 LG는 어제 3개의 도루를 모두 성공시켰고, 11회말 2사 후 극적인 끝내기 역전 득점은 대주자 이학준이 1루에서 홈까지 단숨에 달려 들어온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사이 3루의 유지현 코치의 오른팔은 거침없이 돌았습니다.

8년째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된 LG이지만 이처럼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 이어진다면 언젠가 두 코치의 현역 시절과 같은 전성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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