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사회 깊이 박혀있는 고정 관념은 깨지지 않았고, 이러한 황당한 고정 관념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2NE1을 망치고 있다. 대한민국의 외모 지상주의 말이다.

이 나라 연예계에서는 비주얼이 안 되면 무엇이든 안 된다는 식인 듯하다. 가수가 노래를 잘 해서, 배우가 연기를 잘 해서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예쁘고 날씬하면, 몸이 근육질로 되어 있으면 인정받는 듯하다. '얼굴로 점수를 먹고 들어간다'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전 세계 트렌드가 가창력으로 승부를 보는데도 국내 연예계는 반대로 가고 있다.

본래 가수에게 비주얼은 필수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못 생겨도 노래를 잘 부르면 인정받던 시기도 분명히 존재했다. 그러나 걸 그룹들의 홍수 속 점점 대중들의 이목은 누가 더 예쁘고, 누가 더 날씬하고, 누가 더 글래머스러운 몸매를 가지고 있냐에 쏠리기 시작했다. 연예계 트렌드가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비주얼이 다른 경쟁 상대들에 비해 뒤떨어지는 걸 그룹들은 걸핏하면 비난의 대상이 되곤 했다.

지금 2NE1이 딱 이 꼴이다. 노래도 좋고, 그녀들이 무대에서 보여주는 모습 등 그 어느 한 부분 부족한 부분이 없어 보이지만 몇몇 언론들과 네티즌들에게 비주얼이 딸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맹폭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비주얼이라는 것이 가수들에게 가장 필수적인 가창력을 잡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외모와 몸매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백 번 해봐야 "너는 떠들어라 난 갈 길대로 갈 거다"라고 답하겠지만, 반드시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2NE1이라는 걸 그룹은 처음 결성될 때부터 비주얼로 다른 걸 그룹과 경쟁할 생각과 계획을 가지지 않은 걸 그룹이라는 점을 미리 알고 나서 그녀들에 대한 비주얼을 봤으면 한다는 것이다.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2NE1 멤버 누구누구의 얼굴이 어쩌네 하면서 2NE1의 외모를 비하하는 게시물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는데, 그런 게시물을 볼 때마다 "왜 꼭 비주얼만 가지고 그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생각을 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2NE1의 안티 팬들은 다른 것을 아무런 말도 안한 채 소위 말하는 '오크녀'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외모를 가지고 비난하고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2NE1은 애초부터 비주얼로 다른 걸 그룹 등 경쟁 상대와 경쟁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걸 그룹이라는 이유에서다. 2NE1에 대한 기사를 읽어보고, 그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려 댓글 창을 펼쳐 보는 순간 대한민국 네티즌들의 수준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 된다. "오크 같다!", "얼굴도 못 생겼으면서, 소녀시대, 카라 등 비주얼 있는 걸 그룹들이 해외 나가니 빈집털이 하냐?"라는 댓글들 뿐이다.

물론 걸 그룹을 평가 할 때 비주얼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들에게는 이렇게 비춰질 수도 있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현재 악플러들이 2NE1에 대해 비난을 하고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인 '비주얼' 때문이다. 가수라면 노래가 좋고 나쁘네에 대해 냉정한 평가와 함께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지금 악플러들은 2NE1의 외모를 비난하면 2NE1 팬덤을 비롯한 같은 소속사에 속해있는 타 아이돌 그룹의 팬덤까지 대대적인 반박을 하는 것을 마치 재미있게 짜여진 시나리오처럼 보고 있는 모양새다. 2NE1을 소위 말하는 까기(비난)를 할 말한 소재가 없으니 외모로 태클을 거는 듯하다.

정말 한심하지 않을 수가 없는 유치뽕짝의 비난거리인 것이다. 만약에 2NE1이 다른 걸 그룹들처럼 노래보다는 비주얼로 승부수를 띄워 남성들에게 주목받기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의 개성있는 2NE1의 모습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 2NE1 멤버 전원이 걸 그룹들이 주로 입는 짧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적이 있나? 있다해도 그것은 박봄 등 몇몇 멤버에 국한되어 있고, 대부분 2NE1이 무대에 설 때는 자신들의 가창력을 마음껏 뿜어낼 수 있는 편한 패션을 선보였다.

끝으로, 악플러들에게 2NE1을 비난 할, 태클 걸 소재가 비주얼밖에 없다라는 것은 어찌 보면 2NE1이 뛰어나다라는 것을 의미하는 의미심장한 비난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유쾌하게 글을 접는다.

시본연의 연학가 소식 http://hwking.tistory.com을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본 연예계라는 뜻의 '시본연'처럼 최대한 즐겁고 유쾌하게 글을 쓰고, 이로 많은 네티즌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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