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K2에서 3명이 탈락하고 이제 TOP 8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제 최종 1인을 가리기 위해 매주 펼쳐지는 그들의 생방송 무대는 시청자들에게는 흥미진진한 감동의 무대가 되겠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는 매주 누군가가 혹은 어쩌면 자신이 떨어져야 하는 잔인한 이별무대가 되어버리는 것이겠지요.

슈퍼위크에서 2차 심층면접까지 거치면서 어렵게 합격을 한 최종 11명은 기쁘고 설레는 맘을 안고 합숙소로 들어오게 됩니다. 특히 김소정은 재학 중이던 카이스트에 휴학계를 낼 정도로, 가수가 꿈인 그들에게는 그 한달 간의 합숙이 그 어떤 것보다도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앞으로 시작되는 무대는 잔인한 이별무대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 또한 그 탈락자 속에 자신이 포함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희망의 꿈을 안고 합숙에 참여하게 됩니다.

게다가 멋진 호화 저택에서 머무르며 합숙을 시작하게 된 그들에게는 그저 하루하루가 행복한 나날들이었을 것 같습니다. 유명 가수들의 보컬을 가르치는 전문 보컬코치에게서 지도도 받고, 유명 댄스트레이너에게서 춤도 배우며, 예뻐지고 멋져지기 위해 헬스트레이너에게 체계적인 관리를 받는다는 것이 벌써 그들의 입장에서는 가수라도 된 것마냥 신기하면서도 즐거웠던 날들이었겠지요.

남자팀과 여자팀으로 나누어 비주얼 미션, 건강미션, 보컬미션을 진행하면서 함께 연습도 하고, 미션의 결과에 따라 주어진 쇼핑의 혜택까지... 그들에게 있어서는 그 모든 것이 마치 재밌는 레크레이션을 하는 것 같은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핸드폰과 인터넷이 금지된 상황에서 11명이 함께 생활을 하며 쌓인 그들의 끈끈한 우정은, 그들에게 있어서는 마치 군대에서 느끼는 전우애 같이 느껴졌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그렇게 그들이 서로 경쟁자라는 것은 잠시 잊은 채, 서로가 함께 지내고 배우면서 그렇게 꿈꾸던 가수를 위해 꿈을 서로 공유하는 동반자로 생각하며 무대에 서게 될 행복한 순간만을 꿈꾸게 됩니다.

그리고 시작된 슈퍼스타 K2 생방송 무대. 전문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생긴 자신감과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 그동안 땀 흘려 연습한 무대를 보여주는데요. 3명씩 나와 무대를 보여주고 또 다시 시작된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평과 함께 주어지는 점수 속에서, 그들은 이것이 단순히 웃고 즐길 수 있는 행복한 무대만이 아닌 그 무엇보다도 냉정하고 치열한 경쟁의 한 가운데 자신이 서 있음을 실감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최종 TOP 11에 진출한 그들답게 멋진 무대를 보여주는데요.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웠던 무대는 박보람과 김은비였습니다. 스타일 변화도 그렇고 무대에서 보여주는 안정감, 그리고 슈퍼위크 때까지만 해도 몰랐던 그녀들의 매력이 점점 눈에 보이더라구요. 박보람은 나이에 맞지 않게 성숙한 모습으로 마치 빅마마를 연상하게 만들었고, 김은비는 특유의 밝은 모습으로 원더걸스의 선미를 연상하게 만들더군요.

그에 비해 허각, 김지수, 존박의 무대는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금 아쉬움이 많은 무대였는데요. 처음부터 참가자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던 그들이라, 조금씩 실력이 늘어가고 변화된 모습들을 보여주는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덜 신선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곡 선택이 잘못된 것인지 몰라도 개성강한 보이스와 실력을 가진 그들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바꾸지 못한 것 같은데요.

그렇게 참가자들 중에 우승후보라 일컬어지던 허각, 김지수, 존박, 장재인 중에서는 유일하게 장재인만이 기존 자신의 스타일을 더욱 살려 돋보이는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장재인은 정말 윤종신의 평대로 이미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한 가수의 경지에 오른 것만 같더군요. 하긴 장재인의 경우 이미 홍대에서 인디밴드로 공연을 하고 있는 만큼 참가자들 중에서도 가장 프로라고 볼 수 있겠지요.

아무튼 그렇게 모든 무대가 끝나고 이제 탈락자를 뽑게 되었는데요. 먼저 슈퍼 세이브 제도에 의해 심사위원들의 점수가 가장 높았던 장재인이 합격을 하게 되고, 나머지 10명이 3명의 탈락자를 두고 가슴 졸이는 시간을 공유하게 됩니다.

먼저 김은비, 박보람, 존박이 호명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김성주는 심사위원들의 안 좋았던 평들을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한참 뜸을 들이다가 모두 합격했음을 발표하는데요. 3명 모두 합격했다는 사실에 그들은 기뻐하며 서로 하이파이브를 합니다.

하지만 이어 호명된 허각, 김지수, 이보람의 순서부터는 실제 탈락자가 나오기 시작하는데요. 그렇게 실제 탈락자가 발생하자, 그들은 그들의 헤어짐을 그제서야 실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합격자는 합격했다는 기쁨을 뒤로하고, 왠지 모를 미안함과 안타까운 마음에 웃음을 잃어버리는데요. 그렇게 합격자는 합격자대로, 탈락자는 탈락자대로 어색해진 가운데 끝이 나게 됩니다.

모든 결과가 나온 뒤에 합격자와 탈락자에 상관없이 서로 눈물을 흘리며 포옹하는 모습은 정말 안타까웠는데요. 그렇게 그들에게 있어 이번 무대는 이별무대였던 것입니다. 한달 간 합숙을 하며 11명 모두가 형제친구처럼 친해졌다가, 이제 3명을 떠나보내게 되었는데요. 아마도 숙소로 돌아가면 3명은 짐을 빼고 텅 빈 3개의 침대를 보면 남겨진 합격자들에게는 이것이 얼마나 잔인하면서도 냉정한 것인가를 실감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면 또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또 그것이 자신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제 그들의 합숙은 마냥 행복하고 즐길 수만은 없게 되었는데요. 과연 누가 최종 1인이 되어 우승을 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정말 그들의 무대는 매순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또 누군가와는 헤어져야 한다는 슬픔 속에서 그런 역경을 이겨낸 최고의 한명이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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