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2 첫 번째 생방송 결선무대가 열렸다. 애초에 한 명을 추가로 뽑은 탓에 첫 번째 무대에서 탈락한 참가자는 작년과 달리 셋으로 늘었고, 아쉬운 고배를 마신 세 사람은 공교롭게도 모두 여자였다. 사전 인터넷 투표와 모바일 투표가 무려 70%나 되는 결선무대 진출 조건은 특히나 김그림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미리 탈락을 예상할 수 있었지만 댄스팀의 탈락은 결국 콘셉트의 실패라고 볼 수 있어 안타까움을 남겼다.

한편 참가자 욕설논란으로 며칠 째 인터넷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던 당사자 두 명은 모두 탈락을 면했다. 결국 광범위한 시청자가 참여하는 모바일 투표는 인터넷 논란의 영향을 크게는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송이 끝난 후 다음 주를 위한 인터넷 투표에서는 적지 않은 영향이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생방송 슈퍼스타K2의 스타는 단연 장재인이었다. 이번에 새로 도입된 슈퍼 세이브에 뽑히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장재인의 합격은 별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아직 모바일 투표 현황을 공개하고 있지 않아 정확한 데이터는 없어 짐작하긴 어렵다. 그러나 총 47만콜 중 방송 중 비친 장재인의 모바일 득표는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작년 서인국도 그랬듯이 여성들이 몰표가 오디션 결과를 왜곡할 위험성이 이번에도 충분히 예상되는 까닭에 슈퍼 세이브는 적어도 장재인, 김지수의 조기 탈락을 방지할 안전장치로 보인다.

방송 후 이어진 인터넷 투표에서 압도적인 1위로 2위 존박과의 격차를 거의 더블 스코어로 앞서가고 있을 정도로 장재인 열풍은 사그라질 줄을 모르고 역주하고 있다. 윤종신이 “좋은 가수가 될 것”이라는 한마디의 평은 장재인이 이번 슈퍼스타K2에서 갖는 의미를 함축하는 말이며 동시에 슈퍼스타K2의 최종 히로인에 대한 강력한 예감을 자극하게 한다.

한 달 간의 합숙을 통해서 TOP11에 올라온 참가자들은 분명 예선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전문적인 매니지먼트와 돈이 결합된 이상 이들의 변화는 당연한 결과이다. 그중에서도 외모에서 단연 변화가 돋보였던 사람 역시도 장재인이었다. 수수한 차림에 가려져 있던 외모가 트레이닝과 매니지먼트에 의해서 잘 표현되어 음악적 재질과 함께 발전 가능성 높은 외모까지 발란스를 갖추게 되었다.

더 진행되어봐야 알겠지만 장재인의 독주는 좀처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것은 몰라도 지금까지처럼만 노래한다면 적어도 슈퍼 세이브로 인해 결승 이전에 허무하게 탈락하는 일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장재인의 노래는 슈퍼스타K2에서 가장 유니크하다. 호불호도 있을 것이며, 대중성의 문제도 아직은 미지수지만 적어도 슈퍼스타K2에서 적어도 결승까지는 꼭 올라갈 1인은 장재인이 될 것이다. 장재인, 김지수의 순서를 가장 뒤에 배치한 것에서도 그런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이번에 새로 도입한 슈퍼 세이브 제도는 투표로 인해 아까운 인재가 탈락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매번 경쟁에서 심사위원단으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참가자는 다른 투표 결과에 상관없이 다음 단계로 올리는 엄청난 혜택을 준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도 안고 있기는 하다. 투표가 갖는 위험성을 최소한으로 방어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대국민 투표로 뽑는다는 슈퍼스타K2의 대전제에 전면으로 모순된다는 점은 숙제이다. 예선부터 최종 생방송 무대까지 꾸준하게 심사위원의 지지를 받고 있는 장재인, 김지수, 허각 등은 이 슈퍼 세이브의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이다. 또한 이들은 현재 온라인투표에서 4강을 이루고 있어 어떤 측면에서는 굳이 슈퍼 세이브가 필요치 않은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예선보다 생방송 결선무대에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인 김은비, 박보람에게는 대중적 지지에서 불리한 조건을 한 번 정도 극복할 수 있는 그야말로 기적의 한방이 되어줄 가능성도 없지 않아 이 시스템이 요술을 어떻게 부리게 될지도 슈퍼스타K2 관전 포인트의 하나가 될 것 같다. 또한 세 명의 여성 참가자만 탈락한 가운데 조용한 태도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김은비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강력한 모습을 보여 결선무대의 깜짝 신데렐라가 될까도 한번 지켜볼 만하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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