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김재철이 자신의 업적 하나 정도는 남기고 싶었나 봅니다. MB처럼 MBC내에서는 제왕의 위치를 점하고 모든 것들을 자신의 뜻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나요? 아니면 시사 프로그램의 연성화를 통해 레임덕에 빠진 MB를 돕고자 하는 것인가요?

시사 프로그램을 없애고 오락 프로그램을 신설한다고?

오락 프로그램들이 넘치는 세상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시사 프로그램을 이유 없이 폐지하고 그대신 가능성이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오락 프로그램을 신설하겠다는 경영진의 마인드는 현 정권의 그것과 일맥상통합니다.

그럴듯해 보이면 따라하면 되는 것이라는 유치원생 같은 마인드로 그저 하면 되는 것이지 라는 생각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용기일까요? 케이블 사상 기록적인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슈퍼스타 K'를 왜 공중파에서는 만들지 못하느냐는 호통은 무식해서 용감해진 탓이겠지요.

만약 현재 진행되고 있는 케이블 방송의 논란이 공중파에서 그대로 재현된다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케이블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끊임없이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공중파에서 감당이나 할 수 있을까요? 장담하건데 유사한 논란이 한 번만 일어나도 즉시 폐지하라는 시청자들의 항의로 온전히 마무리도 하지 못한 채 끝이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케이블과 공중파의 차이를 생각하지 않고 철저하게 상업적인 마인드와 재미에 초점을 맞춘 '슈퍼스타 K'를 만들면 되는 것 아니냐는 현 경영진의 마인드는 대운하 만들어 유람선 띄우면 세상이 달라진다는 현 정권의 생각과 다름없는 초 단순 무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4대강 주변 부동산 사업과 관련한 이득이 특정 세력에게 주어지게 되고, 심각한 환경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거듭되는 상황에서도, 또한 외국에서는 이미 실패라고 이야기 하는 운하 사업을 마치 성공적인 사업이라며 홍보하고 모방하는 상황은 경악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대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일들이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신중한 의견수렴도 없이 엄청난 국가사업을 권력자의 의지만으로 진행하며, 어떤 게 진실인지 알 수 없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대중들을 기만하는 문제 연예인의 모습들과 다름없어 보입니다.

이런 전체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사회가 거짓과 탐욕만이 넘실될 뿐 진정성은 찾아보기도 힘듭니다. 현 정권이 레임덕을 막아보고자 내민 '공정한 사회'는 절대 공정하지 못한 현실로 인해 웃음거리로 전락한 것처럼 MBC의 난센스 같은 '슈퍼스타 K' 논란은 공영방송임을 포기한 김재철 사장의 마인드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가 될 듯합니다.

'슈퍼스타 K'의 경우 회당 제작비가 후원사 지원을 빼고 1억5천만원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후원업체를 노골적으로 후원하는 케이블의 특성과는 달리 공중파에서는 철저하게 후원사를 드러낼 수도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매 회 1억5천만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서 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창의력이나 경쟁력도 없어 보입니다.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건전한 시사 프로그램을 폐지해서 고작 하겠다는 것이 연예인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제작이라는 발상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김재철이 편성회의에서 말한 "우리는 왜 Mnet의 '슈퍼스타K'같은 프로그램을 못 만듭니까?" 한마디에 즉각 11월부터 '스타 오디션-위대한 탄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 정권에 비판적인 시사 프로그램은 명분도 없이 폐지를 주장한 채 오락 프로그램에 목을 매는 그에게서 공영방송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것조차 사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설마 KBS에서 진행하고 있는 '슈퍼스타 KBS'를 흉내내고 싶은 것은 아니겠지요? 어차피 인생이 코미디라는데 시사 프로그램은 봐서 뭐하냐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요? 골치 아픈 생각은 그만하고 멋진 여자들 나와서 춤추고, 웃기는 사람들 나와서 재밌게 해주는 것이 방송의 의무라는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시나요?

전형적으로 방송을 통한 우민화를 추진하는 그들은 그렇게 방송 장악으로 국민들을 바보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미쳐가는 세상에서 방송에서 흘리는 웃음만으로 현실을 망각하게 만들려는 노력은 무엇을 위함일까요? 현실을 직시하도록 해주는 시사 프로그램을 두 개나 한꺼번에 폐지하겠다는 것은 철저하게 정권에 아부하고 기생하겠다는 발상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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