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16일 녹색당 새 지도부가 향후 계획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상파, 종편 등 주류언론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언론이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녹색당 새 지도부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신지예,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은 "2020년 총선에서 원내 진입을 목표로 활동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국회 일정에 맞춰 정당 활동을 진행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여러 활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신지예(오른쪽),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사진=오마이뉴스)

하지만 기자간담회에서 주류언론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는 본지를 비롯해 미디어오늘, 시사저널, 오마이뉴스, 주간경향, 코리아타임스, 프레시안, 한겨레 등 8개 매체, 9명이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채널A, JTBC, MBN, TV조선 등 종편채널은 물론, 연합뉴스, 뉴스1, 뉴시스 등 뉴스통신사, 대부분의 주류 일간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 일반적인 소수정당이나 작은 시민단체의 기자회견, 기자간담회 등의 취재 사례를 생각해보면 이날 모인 기자의 수가 적은 것은 아니다. 신지예 위원장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앞세워 젊은 여성 층에서 유의미한 지지를 받았고, 하승수 위원장은 선거제도 개혁,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 등의 시민운동을 벌여 언론에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이 정도의 숫자의 기자들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의 기득권 정당을 취재할 때 언론의 관심도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의 전당대회, 당 대표나 원내대표의 기자간담회에는 수많은 기자들이 몰린다. 한 예로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모 카페에서 안철수 전 의원이 정치 휴식기에 들어간다는 기자회견을 할 당시 해당 카페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 가득찼다.

물론 취재를 하지 않은 언론사를 무작정 비판할 수는 없다. 뉴스의 가치는 언론사가 전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형 언론사들의 녹색당 기자간담회에 대한 뉴스 가치 판단은 달랐을 수 있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언론은 다양성의 차원에서 소수정당이라 하더라도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창구의 역할을 할 책무가 있다. 소수의 목소리에 긍정적인 생각이나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정보 접촉의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론이 사회의 주류만 대변하면 여론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정치의 경우 소선거구제의 폐해로 거대 정당에 기득권이 집중돼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론 독과점까지 발생하면 이분법적 선택을 강요받는 사회가 될 우려도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이 어떤 것에 가치를 두고 뉴스의 가치를 판단하느냐에 따라 취재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자발적 판단으로 취재하지 않은 것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양성 차원에서 보면 소수정당이라 하더라도 취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주류만 대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진봉 교수는 "세계적인 추세는 다양한 소수계층의 목소리도 여론에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추세"라며 "그래서 지역언론, 소규모 언론도 필요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면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소수계층이나 소수정당 등 소외된 곳을 대변하는 언론, 여론주도매체가 없다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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