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이하 방통위)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포함한 광고규제 개선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허용할 경우 최소 350억 원에서 최대 869억 원의 추가 광고매출이 예측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종합편성채널의 등장과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 등 미디어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매출이 하락하는 가운데 이른바 '비대칭 규제'가 논란이 되어 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8일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포함한 광교규제 개선에 대한 방통위의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용역은 방통위가 KISDI에 맡긴 것으로 결과는 지난해 12월에 나왔지만, 방통위는 이를 비공개로 유지하고 있었다.

해당 용역의 과제명은 '방송광고 전반에 대한 제도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로 목적은 '지상파 TV 중간광고 도입 효과 분석 및 방송광고 관련 제도 개선 방향 검토'이다.

용역을 맡은 KISDI는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시 광고매출 증가액 예측 조사를 현재 중간광고가 허용되는 비지상파 방송사의 프로그램 시청률과 중간광고 시청률간의 관계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광고주에 대한 설문조사 등 두 가지 방법으로 실시했다.

시뮬레이션은 허용 프로그램 장르에 따라 4가지 시나리오로 각각 진행됐는데 2018년 매출액 기준으로 현재 비지상파 방송과 같이 모든 장르에 45분 이상 1회, 최대 6회 허용시 최대 869억 원, 오락 장르에만 허용하고 60분 이상 1회, 90분 이상 최대 2회 허용시 최소 350억 원의 광고매출이 예측됐다.

광고주 설문조사를 통해서는 415억 원의 매출증대가 예상됐다. 조사 대상은 2016년 기준 600대 광고주 중 2017년에 지상파 TV 광고 집행 실적이 있는 광고주 122개사로, 현행 유료방송 수준 중간광고 허용 시 지상파 TV 광고비가 증액될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1%, 현행과 동일할 것이라는 응답은 49.2%,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은 9.8%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연구의 결론은 비대칭 규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KISDI는 지상파 사업자의 방송사업 매출액 감소가 프로그램 제작재원 감소로 이어져 프로그램 품질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고, 중간광고 허용으로 시청자 불편이 증가하나 제작비 증대로 인해 고품질 프로그램의 수량이 증가한다면 사회적 비용보다 편익이 더 높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의원은 "규제근거의 타당성, 규제의 필요성과 형평성, 방송 콘텐츠 발전 필요성 등을 두루 고려하여 방통위가 방송광고 규제 전반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이젠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허용하든지, 종편의 중간광고를 폐지하든지 양단간 결단해야 할 때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철희 의원실 제공)

한편, KISDI 연구와 별도로 이철희 의원은 방통위로부터 받은 '2010년 이후 매체별 광고매출 변화추이'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신문광고 수익이 세계적 추세와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것이 종편효과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별 광고매출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2010년 대비 2017년 우리나라 총 광고 증가액은 2조 2,800억 원이다. 그 가운데 광고수익이 증가한 매체는 온라인 2조 8,700 억 원, 유료방송 6,400억 원(종편 4,004억 원)이다. 지상파, 신문, 기타 광고는 각 8,000억, 1,200억, 3,000억 원 감소했다.

지상파 광고 수익은 2012년부터 매년 급감해 2016년, 2017년에는 각각 전년대비 -15%, -13% 줄었다. 반면 종편 광고수익은 2012년 2,153억 원이었던 광고매출이 2017년 4,004억 원으로 약 150% 증가했다.

그런데 종편 등장 직후인 2012년에는 신문 광고매출도 약 4% 늘었고, 이후 신문 광고 수익 감소폭이 세계적 추세와 차이가 크다는 점이 특이하다는 게 이 의원의 분석이다. 2017년 ZenithOptimedia의 '매체별 글로벌 광고비(2013~2019년)'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신문 광고 수익은 2013년 대비 27.5% 감소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같은 기간 신문 광고 수익 감소는 6%에 그쳐, 종편채널과 해당 4대 신문의 광고 결합 판매 효과 등으로 신문 광고수익은 세계적 추세와 달리 선전하고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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