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약 9개월 동안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최고의 장면을 선사한 조권과 가인, 흔히 말하는 아담 부부. 모든 것이 완벽한 것처럼 보이는 이들에게도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예능프로그램도 막지 못 한다는 시청자들이 느끼는 '식상함'이었다. 최근 들어 아담부부의 하차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려오는 이유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무슨 뾰족한 수가 없다면, 최근 들어 흔히 말하는 용서 부부(정용화 서현)에게 밀려 있는 아담 부부는 눈물을 머금고 하차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젠 이런 우려는 어느 정도 덜 수 있게 되었다. 시크한 가인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인의 변화는 아담부부에게 참으로 긍정적인 신호다. 왜냐하면, 가인의 변화는 식상함이라는 아담 부부의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아담 부부에게 식상함을 느끼고 있는 이유는 너무나 매달리는 조권과 이를 거부하고 시크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가인의 모습이 끊임없이 전파를 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가인의 변화로 시청자들이 말했던 "착한 조권 vs 시크 가인"의 구조가 사라지게 되면서 식상함 또한 사라질 듯하다. 한 마디로 말해 남편 내조와 외조를 담당하는 착한 가인으로 변한 또 다른 가인의 매력에 시청자들이 식상함을 느낄 수 있을 시간이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매니저 겸 스타일리스트로 조권과 함께 음악중심 미팅에 나간 가인은 쑥스러워 하며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 하는 조권을 대신해서 어떻게든 조권의 무대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또, 평소 같았다면 들은 채도 안 하고 넘어갔을 조권의 '드레스 요구'에도 가인은 별 다른 반박 없이 들어줬다. 이를 보는 조권은 가인에게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물론 시청자들도 같이 말이다. 갑작스럽게 시크한 모습에서 착한 부인으로 변한 가인에게 다소 어색함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떻게든 착한 이미지를 구축해서 식상함을 돌파하려는 생각을 가진 듯 보이는 가인의 노력하는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방송 초반 너무나도 안 어울리는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덕에 인기를 탔지만, 방송이 9개월 에 근접하면서 늘 똑같은 장면의 연출로 아담 부부에 대한 식상함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가인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가인, 자신에게 있어 자신을 대표하는 최고의 매력인 시크한 매력을 버리고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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