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방송에서 이른바 ‘병역비리자’인 MC몽을 왜 자르지 않았느냐는 여론이 거세다. 하지만 이건 지나친 측면이 있다.

먼저 MC몽을 병역비리자라고 결론내린 것부터가 문제다. MC몽은 병역비리 의혹을 받는 것이지 적어도 아직은 병역비리자가 아니다. 의혹과 사실은 분명히 다르다. 이것은 구분되어야 한다.

의심이 간다고 대중이 덮어놓고 유죄라고 단죄하면 반드시 억울한 피해자가 생겨날 것이다. 설사 대개의 경우 의혹의 99%가 사실로 드러나는 것이 상례이고, ‘연예인은 항상 거짓말을 하는 잠재적 범죄자 집단’이라고까지 해도 그렇다. 어쨌든 의혹은 의혹일 뿐이고 그것이 사실을 대신할 순 없다.

패륜아로까지 낙인찍혀서 대중의 단죄를 받았던 최민수 사건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지 않은가? 최민수는 결국 아무 죄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그때까지 최민수가 당한 피해, 그 가족이 겪은 고통은 누가 책임지나?

대중은 또 다른 사람을 찾아 돌을 던지면 그만이다. 의혹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돌을 맞았던 사람은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이 그냥 그렇게 살아야 한다.

이미 수사가 진행 중이다. 기다리면 그만이다. 사실이 확정되면 그때 단죄해도 늦지 않다. 얼마 전 MBC의 타블로 관련 취재 때도, 방송이 되기도 전부터 타진요 측에서 취재진을 공격해서 비난을 받았다. 왜들 그렇게 조급한가?

방송활동도 분명히 생업이다. 사람 자르는 게 그리 간단한 일일 수 없다. 누구에게나 생업을 안정되게 유지할 권리가 있다. 의혹이 있다는 이유로 무조건 자르라는 건 여론재판이다. 자르는 행위는 사실이 확정된 후 최후에 행해져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연예인이든 일반 시민이든, 어느 누구라도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

이번 MC몽 문제에선 생니를 병역면제를 목적으로 일부러 뽑았느냐가 핵심으로 보인다. 여론을 급격하게 악화시킨 계기가 된 MBC 보도는 사실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거기엔 MC몽이 여러 가지 ‘비겁한’ 이유로 병역을 연기했다는 내용밖에는 없었다.

MBC의 편집은 마치 MC몽이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연기를 거듭하다 비리를 저지른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하지만 그건 인상일 뿐이다. 사실이 아니다.

병역연기 자체는 어느 정도 비난 받을 수 있고, 사과해야 할 사안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퇴출당해야 할 일까지는 아니다. 연예인처럼 젊었을 때 반짝하는 직종의 경우는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입영시기를 연기하는 것이 당연하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생니를 뽑아 병역비리를 저질렀는가이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 검찰이 수사하고 있고, MC몽이 그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 그렇다면 간단하다. 기다리면 된다. 벌써부터 단죄할 이유가 없다.

의혹이 발생하자마자 대중이 사실로 단정하고 단죄하는 것이 너무나 쉽게 이루어진다. 지나치게 조급하다. 사실을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피해자를 막을 수 있다. 사람 자르는 건 최대한 신중히,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방송사에게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비난 여론은 MC몽 사건 하나만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전부터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에 대한 방송사의 지나치게 관대한 태도가 대중의 분노를 축적시켰고, 그것이 이번에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자숙을 발표한 이효리를 곧바로 예능에 내보낸 사건을 들 수 있겠다. 그것은 명백히 방송사의 잘못이었다. 이렇게 방송사가 스타성, 예능감, 화제성만을 기준으로 방송을 내보내며 도덕성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인 것에 사회적 공분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MC몽을 꼭 잘라야 했는가와는 별개로 방송사의 일반적인 태도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그건 그렇지만 어쨌든 MC몽 사건은 사실 확인을 기다려야 한다. 사람이 우습게 잘려나가는 것이 그 사회의 풍토가 되면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