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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채널’- 화제성은 오직 이영애, 새 부대에 담았지만 새롭지 않다?[미디어비평] 톺아보기
meditator | 승인 2018.09.26 17:16

지상파로 온 1인 채널

'크리에이터'의 시대다. 젊은 세대들은 더 이상 지상파를 시청하지 않는다. 아니, 젊은 세대라 한정 지을 것도 없다. 나이 지긋한 세대조차 지상파, 케이블, 종편, 거기에 더해 유튜브까지 각자가 선호하는 미디어 선택에 한계가 없다. 그중에서도 특히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건 유투브 등에서 적극 활약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일인 창작자들이다. 패션, 요리, 뷰티, 시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이들은 아프리카 방송, 블로그, 유튜브 등 기존의 방송과 다른 채널에서 아마추어로 시작하여 이제 '중소기업'에 맞먹을 만한 콘텐츠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제 기존 방송 프로그램이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 대신 각자 자신의 입맛에 맞는, 그리고 필요한 콘텐츠들을 찾아 크리에이터들의 개인 채널을 찾아든다. 

당연히 이들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은 기존 방송계에는 '위기'다. 또한 다른 면에서 기회이기도 하다. 일찍이 지난 2015년, MBC는 발 빠르게 이 개인채널 방송을 방송용 플랫폼으로 변화시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방영하여 이슈를 선점한 바 있다. 제한된 시간에 스튜디오 내 각각 다른 방에서 다양한 분야의 출연자들이 방송을 하며 시청자들과 소통, 그 결과물로 그날의 승자를 선택하는 이 '이원 방송'의 형태는 선도적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생방송과 지상파 예능이라는 이원 방송의 한계,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콘텐츠 개발의 정체로 인해 결국 프로그램은 조용히 사라졌다. 그 시도가 이제 SBS의 추석 특집 <가로채널>로 다시 찾아왔다. 

이영애 출연이라는 화제성에 힘입어 

SBS 예능프로그램 <내 모든 것으로-가로채널>

여전히 '산소' 같다는 이영애 씨의 출연에 대한 과도한 리액션과, <가로채널>이라는 제목에 걸맞은 제스처를 둘러싼 강호동, 양세형의 대왕대비 마마 이영애의 '점지'를 바라는 식의 대결로 장황하게 시작한 프로그램은 이 세 출연자의 일인 채널 방송이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다고 하자 주변 사람들이 어떤 프로그램이냐를 묻지도 않고 이영애의 출연에만 관심을 두었다는 얘기처럼, 이 프로그램에 대한 대부분의 관심은 이영애의 예능 출연, 그리고 최근 유행하고 있는 육아 브이 로그를 통해 자신과 자신의 아이들을 공개했다는 사생활에 대한 것들이었다. 그렇게 특별한 이영애라는 화제성을 업고 출연자들의 개인 방송을 연다.

SBS 예능프로그램 <내 모든 것으로-가로채널>

혼자서 카메라를 들고 하는 방송이 어색해 물 묻은 시소에도 냉큼 올라탄 강호동.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그가 내세운 '강호동의 하찮은 대결'이 어쩐지 너무 익숙하다. 승리의 집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만난 거리의 사람들과의 해프닝은 이경규와 함께 한 끼를 찾아 이 거리 저 거리를 헤매는 <한끼줍쇼>의 한 장면 같았고, 첫 출연자 승리와의 댄스클럽 재연부터 먹물까지 동원한 하찮은 대결은 강호동의 또 다른 프로그램 <아는 형님>의 한 버전 같았다. 프로그램은 가장 안정된 진행자 강호동을 선택했고, 강호동은 그 기대에 부응하여 언제나처럼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헌신적이었지만, 그게 신선하지는 않았다. 

새 부대에 담겨진 새롭지 않은 술 

강호동에 이어 바통을 받은 건 양세형. 그는 스스로 인생의 90%라 할 수 있는 먹방에 도전한다. 맛집 장부, 맛집 도장깨기라 내세운 '맛장 채널'에서 양세형은 전문가 이용재와 신참자 제니와 함께 평양냉면의 다양한 맛에 도전한다. 

SBS 예능프로그램 <내 모든 것으로-가로채널>

이제는 정말 흔하다 못해 지겨운 먹방, 하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먹방 채널을 운용한 양세형의 평양냉면 도장깨기는 새로울 것 없는 콘텐츠이다. 하지만, 냉면에 대해 제법 깊이 있는 식도락을 가진 양세형의 견문과 전문가와 신참자를 어우르는 진행 덕분에 흥미로웠다. 그럼에도 최근 어느 프로그램에서나 이미 한 번씩은 다루었던 평양냉면의 먹방은 새 프로그램 첫 방송의 '신선함'이란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차라리 그를 화제의 중심으로 이끌었던 숏터뷰의 다른 버전이었다면 새로웠을까.

두 기존의 예능 MC와 다르게 출연만으로도 화제성을 만든 이영애. 여전히 '산소 같다'는 싱그러움과 신비로움을 가진 이 배우는 그런 세간의 이미지와는 다른, 이제는 8살이 된 쌍둥이의 엄마로서 육아 브이 로그를 선보인다. 

SBS 예능프로그램 <내 모든 것으로-가로채널>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뿐이다. 도시의 부모들과 달리, 양평의 마을에서 자라 ‘고향’을 가진 아이들과 다시 고향을 찾아 산책을 하고, 텃밭에서 자란 채소들을 수확하고, 함께 송편을 만든 시간은 '아, 이영애에게 저런 면이!'라는 화제성을 넘어서지 못한다. 이미 연예인들이 자신의 사생활로 각종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장악한 현실에서 '이영애'라는 이름만으로 다음을 기약하기엔 '예능적 요소'가 아쉬움을 남긴다. 

이제 무엇을 해도 너무 익숙한 강호동, 굳이 먹방을 선택한 양세형, 그리고 엄마가 된 이영애라는 화두를 가지고 펼친 <가로채널>. 과연 크리에이터가 된 이들의 일인 채널이 새로운 프로그램으로의 흡인력을 가졌는가에 대해서는 유보적일 수밖에 없다. 새로운 콘텐츠로 기획된 프로그램, 그렇다면 새 부대에 어울릴 새로운 인물들의 조합이었다면 그 콘텐츠의 새로움을 담보해 내지 않았을까란 물음표를 더하게 된다. 새 프로그램의 도전을 가장 안전하게 시작한 <가로채널>의 다음이 그다지 궁금하지 않다는 게 안타깝게도 가장 큰 숙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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